-
-
이야기를 지키는 여자
샐리 페이지 지음, 노진선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3월
평점 :
샐리 페이지 / 이야기를 지키는 여자
사라지는 이야기들을 붙잡는 한 여자의 기록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이야기를 지키는 여자'는 영국에서 5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두 배를 뛰어넘는 인기를 누린다. 영국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이자 영국 국민 소설로 자리 잡았다.
주인공 재니스는 케임브리지에서 청소 도우미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남편 마이크는 재니스에게 한낱청소 도우미라며 무시하고, 그녀 자신도 자신의 인생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그녀에게는 특별한 취미가 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머릿속 도서관에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두는 것. 자신에게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고 믿었지만, 손님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조금씩 변화가 찾아온다. 재니스는 아흔두 살 B 부인의 집 청소를 맡게 된다.
그리고 그 만남은 그녀의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야기는 존재의 증거다. 어떤 이는 그것을 남기고 싶어 하고, 또 어떤 이는 그것을 듣고 싶어 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 된다. 이야기를 지키는 여자는 존재했던 순간들을 다시금 기억하게 한다. 이야기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주인공의 여정은 한없이 조용하지만, 그러나 강하게 그 이야기들을 붙잡는다. 그 속에는 인간의 삶이 응축되어 있다. 그녀가 듣는 이야기들은 사소해 보이지만, 그것이 쌓이고 엮일 때 비로소 세상의 한 조각이 된다.
이야기를 지킨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지키는 일이다. 누군가의 삶에 공감하고, 그와 함께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야기가 가진 힘을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전달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그것이 곧 우리의 삶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야기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지키고 전하는가일지도 모른다. 한 사람의 마지막 말, 한 시대의 희미한 기억, 언젠가 잊힐 것을 알면서도 남겨 두려는 흔적들은 우리는 누군가에게 기억될 때, 비로소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그것을 잊고 살아갈 때가 많다. 소중한 사람들의 말을 흘려듣고, 무심코 지나쳐 버린 순간들이 쌓여간다. 하지만 이야기를 지키는 여자를 읽고 나면, 문득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 들여다보고 싶어질 것이다.
출판사 '다산책방'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