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도둑과 악인들 다이쇼 본격 미스터리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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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 하루오 / 시계 도둑과 악인들

화려한 다이쇼 시대, 도둑과 화가가 푸는 여섯 가지 수수께끼

방주와 십계의 작가 유키 하루오의 '시계 도둑과 악인들'은 다이쇼 시대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논리적인 미스터리가 가득한 연작 소설이다. 전작 교수상회에 등장했던 도둑 하스노와 화가 이구치 콤비가 다시 한번 등장하며, 여섯 편의 이야기 속 불가사의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서양 문물이 유입되면서 일본의 전통과 서구적 요소가 공존하던 시대, 시계 도둑과 악인들은 그런 변화 속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을 담고 있다. 커틀릿이 식탁에 오르고, 승합마차와 전철이 함께 달리던 다이쇼 시대의 생생한 감각이 작품 전반에 깔려 있으며, 절도, 밀실, 유괴, 편지 등을 소재로 한 각 단편은 그 시대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미스터리적 장치를 기발하게 활용한다.

하스노와 이구치의 콤비 플레이는 유머와 긴장감을 적절히 섞어내며, 탐정과 도둑의 경계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캐릭터 구도를 만들며, 도둑과 화가라는 독특한 조합은 신선한 매력을 더했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면서도 결국 최고의 파트너로 거듭나는 과정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각 단편마다 독립적인 사건이 펼쳐지지만, 이를 해결해 나가며 변화하는 두 주인공의 관계와 성장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진지한 추리소설인 줄 알았는데, 곳곳에서 빛나는 유머 덕분에 읽는 내내 즐거웠다. 특히 하스노와 이구치의 재치 넘치는 대화와 기존 탐정과는 다른 방식으로 단서를 찾아가는 과정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시대의 흐름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단순한 사건 해결을 넘어, 왜 범죄가 벌어졌고 범인과 피해자가 어떤 관계였는지를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읽으며 다시금 미스터리에서 동기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밀실, 유괴, 절도 등 다양한 트릭이 등장하지만, 분위기는 지나치게 어둡거나 무겁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논리적 쾌감과 시대적 향취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시계 도둑과 악인들' 미스터리 애호가라면 반드시 읽어봐야한다. 후속작 '살로메의 단두대' 국내출간이 무척 기대된다.

가볍게 즐기면서도 본격적인 추리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물론 전작을 읽지 않았더라도 즐기는데 문제는 전혀 문제없다.

출판사 '블루홀식스'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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