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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와 혁명 - 2025년 제4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예소연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평점 :
2025년 제4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48년간 한국문학의 정통성을 이어온 국내 대표 문학상 이상문학상 새로운 역사의 시작
한 해 동안 국내에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 300여편 가운데 오직 작품성만 보고 심사 수상작을 선정했다. 제48회 이상문학상 심사위원 전원이 흔쾌히 동의함으로써 만장일치로 대상에 예소연의 '그 개와 혁명'이 선정 되었다.
그 개와 혁명은 죽음의 끝을 새로운 시작점으로 바꾸는 소설로 1980년대 학생운동 세대인 아버지 태수씨와 2020년대 페미니스트 청년 세대인 딸은 부녀의 간극을 넘어 함께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도모한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혁명을, 예소연 작가는 유머를 잃지 않는 문체로, 무거운 주제를 신선하게 풀어냈다. 낯선 조합처럼 보이는 부녀의 연대가 오히려 가장 자연스러운 혁명의 모습임을 증명하며, 세대 간의 단절이 아니라 소통과 변화를 향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6인의 수상 작가와 심사위원의 인터뷰 전문이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수록됨으로써 더욱 새롭고 풍성한 구성으로 완성되었다. 제1회 수상자 김승옥부터 이청준, 박완서, 양귀자, 은희경, 한강, 김연수, 김영하, 김애란, 그리고 2025년 올해의 수상자 예소연에 이르기까지, 역대 수상자의 이름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현대소설사의 윤곽이 그려질 만큼 이상문학상의 역사는 곧 한국 현대문학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이상문학상은 한국 현대소설의 지형과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로 평가받고 있다.
'공 여사, 자중하시오. 우리의 적은 제도잖아'
아버지 세대의 혁명과 딸 세대의 혁명은 다를지 몰라도, 그 본질은 같다. 혁명이란 거리의 투쟁, 거대한 구호뿐만 아니라, 기존의 관습을 깨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다. 기존의 제도를 뒤흔드는 것이 혁명이라면, 이 작품 속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 또한 혁명의 일부다. 결국, 혁명이란 기존의 질서를 부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일이며, 그 방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 개와 혁명은 세대 간 단절을 이야기하는 대신 각자의 방식으로 이어지는 혁명의 연대를 보여준다.
이상문학상은 한국문학의 흐름을 반영하고 미래를 여는 문학상으로서 매년 뛰어난 중·단편소설을 선정하며, 문학성과 작품성을 기준으로 한국 현대문학의 흐름을 기록해 나간다. 수많은 걸작을 배출하며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한국 문단의 중심을 지켜 온 만큼 앞으로도 그 권위와 전통을 이어갈 것이 기대된다.
출판사 '다산책방' 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