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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2월
평점 :
히가시노 게이고 / 무한도전
스노보드에 빠진 대작가, 도전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보내는 응원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것은 미스터리와 반전이 뛰어난 그의 소설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의무한도전은 다르다. 스노보드에 푹 빠진 중년 작가의 좌충우돌 도전기이자, 삶의 새로운 활력을 찾는 과정을 담은 유쾌한 에세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영화 007 시리즈에서 멋지게 보드를 타는 장면을 보고 동경해왔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동경을 실제 도전으로 옮겼고, 그 결과 불혹의 나이에 시작한 스노보드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이 책에는 그가 마감 독촉을 한 귀로 흘려듣고 설원을 찾아 떠나는 모습이 반복되는데, 글 속의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 책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설산 시리즈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미공개 단편 소설 3편이 수록되어 있다.히가시노 게이고가 스노보드를 배우지 않았다면 연애의 행방이나 눈보라 체이스 같은 설산 시리즈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사계절 내내 스노보드를 즐기는 열정적인 마니아라는 사실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언제나 치밀한 미스터리를 설계하는 데 몰두하는 작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그런 편견이 깨졌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마치 자신이 미스터리를 풀 듯이 스노보드라는 새로운 세계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빠져든다. 마감이 밀려도, 편집자의 독촉을 받아도 그는 설원으로 떠나고야 만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은 계속해서 나아지는 자신이었다. 보통 중년이 되면 점점 체력이 떨어지고,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기보다는 익숙한 것만 반복하려 한다. 하지만 그는 '내리막길이기 때문에 더욱 도전할 수 있다.' 말한다. 이 문장이 특히 와닿았다.
많은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중요한 건 시도해보는 용기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 용기를 스노보드를 통해 얻었고,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전하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그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반드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불혹의 나이에 우연히 시작한 스노보드는 그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고, 나아가 작품 세계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미스터리 작가가 쓴 에세이이지만, 마치 한 편의 성장소설을 읽는 듯한 감동을 준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나 인생이 정체된 듯한 기분이 드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분명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소미미디어'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