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대루
천쉐 지음, 허유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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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쉐 / 마천대루

대만을 대표하는 작가 천쉐의 마천대루는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비밀스러운 사건들을 통해 현대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포착한 서스펜스 소설이다.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욕망, 좌절을 정교하게 엮어냈다.

높이 150미터, 지상 45층의 초고층 마천대루 그곳에서 일하는 카페 매니저 중메이바오가 숨진 채 발견된다. 중메이바오는 미모와 상냥함을 갖춘 따뜻한 이웃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던 인물이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 계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해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며, 배다른 동생을 돌봐야 했고, 성장한 후에는 부모의 빚을 갚기 위해 힘겨운 삶을 이어갔다. 그러나 그녀가 살해당한 후, 그녀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마천대루 주민들을 탐문하기 시작하며, 감춰져 있던 복잡한 인간관계가 드러나며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게 된다.

각 인물들은 각자의 상처와 비밀을 안고 살아가며, 그들의 이야기는 구구절절 설명되지 않아도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천대루는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인간 군상의 축소판이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 사회의 축약된 모습을 담고 있다.

셰바오뤄/32세 마천대루 경비원은 28세에 벌어진 교통사고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린멍위/45세 부동산 중개인은 공실에서 밀회를 즐기며 불륜을 저지르고, 린다썬/35세 인테리어 디자이넌는 중메이바오와 불륜 관계다. 예메이리/54세 가사도우미는 쇼핑 중독과 저장 강박증을 앓고 있으며, 이 외에도 여러 인물이 등장하고 소설은 살인범을 찾는 과정과 마천대루에 함께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교차해서 보여준다. 각자의 욕망과 좌절, 진실과 거짓 속에서 인물들은 서로 얽히고설켜 있다.

천쉐 작가는 말한다. "소설의 중심은 살인범이 누구인지를 찾는 데 있지 않다. 죄와 벌, 사랑,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 모두가 살인범인 동시에 살인범이 아니다.

탄탄한 이야기로 작가는 불필요한 설명 없이도 각 인물의 사연이 온전히 전해지도록 하였고, 독자는 그들의 삶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인간 존재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할 강렬한 몰입감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 '인플루엔셜'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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