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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 - 우리는 정말 자유롭게 소비하고 있을까?
모지현 지음 / 틈새의시간 / 2025년 9월
평점 :
도서 제공, 주관적 견해
제목도 제목이지만 ‘우리는 정말 자유롭게 소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더 재미있게 느껴져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매일 카드로 현장 결제하고 온라인 결제하는 와중에 생각하지 못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숨어 있는 제국주의의 흔적은 과연 어떤 것일지, 궁금했다.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은 책이나 본문 텍스트는 작은 편이어서 분량이 적지 않다. 300 페이지 정도 되는 책은 모두 다섯 개 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코카콜라, 스타벅스, 인터넷, 패션, 중국 정보통신 기술을 소재로 제국주의, 세계화, 닷컴 버블, 데이터 채굴, 핀테크를 깊이 파헤치는 내용이다.
모든 소제목이 질문형으로 되어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 바나나에 숨겨진 서사는 무엇인가요?, 닷컴 버블이 가져온 의미 있는 변화가 더 있나요?, 아마존은 어떤 방법으로 데이터를 채굴해 이익을 얻고 있나요? 등과 같은 질문이 제기되고 작가의 친절한 설명이 이어지는 식이다.
경기도 우수출판물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책답게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도 읽기 좋아 보인다. 질문형 소제목에 대한 작가의 답이 사실상 책의 주요 본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친절한 어조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작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지 디자인만 보다 독자 친화적으로 되어 있었다면 청소년이 읽기에 보다 좋았을 듯하다.
대체로 흥미로운 내용들이었고 그중 스타벅스 바나나가 가장 기억에 남아 있다. 깔끔하게 포장된 스타벅스 바나나 이면에 있던 정반대의 비극적 서사가 놓여있던 것이다. 치키타의 전신인 유나이티드 후르츠 컴퍼니가 중남미를 헤집었던 역사가 간략하게 제시되어 있다. 앞으로 치키타 표시가 있는 바나나를 이전과는 다르게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비 이면에 놓여 있던 제국주의 역사가 궁금했던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