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 - 강인욱의 처음 만나는 고고학이라는 세계
강인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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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역사학에 관한 책은 어렵지 않게 봐 왔는데, ‘고고학’에 관한 책을 본 기억은 없어서 궁금한 마음에 펼쳐본 책!

과연 고고학이라는 학문은 무얼 탐구하는지, 역사학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한 마음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이렇듯 유물 속에 숨겨진 인간의 모습을 밝히고 그들이 기후와 환경에 적응해서 살았음을 밝히는 것, 바로 ‘살아있음’을 밝히는 것이 고고학입니다. 그렇게 남아 있는 유물을 통해서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 살았던 과거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과정이 바로 고고학입니다. p.8(들어가며)


책을 읽기 전 품었던 궁금증을 어렵지 않게 책 초반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역사학은 주로 기록에 집중하는 한편, 고고학은 발굴한 유물을 중심에 두고 해석한다는 것이다. 

역사학, 인류학, 고고학 모두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등산객이지만, 각기 택한 길과 도구가 다르다는 글쓴이의 비유가 참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고고학을 인류학과 연계하거나 역사학 아래에 두는 등 나라별로 다른 학문 성격이 재밌기도 했다. 

한 가지에 갇혀 있지 않고 여기저기 붙어서 유의미한 학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보다 쉽지 않을까 생각했다.



고고학에서 파헤치는 ‘유물’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신기하게 보며 읽었다. 

실로 지난한 발굴과 연구 과정을 거쳐 역사적 사실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구나 싶었다. 



‘나중에는 이러저러하게 바뀔 거야’라며 뜬구름 잡는 것처럼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참 많은 요즘, ‘고고학’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과거에 대한 고려 없이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지 않다는 글쓴이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언뜻 ‘과거’에만 매몰되어 있을 것 같았던 고고학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인간에게 과거란 단순하게 지나간 일이 아니다. 사피엔스는 발달된 지능으로 자신의 과거 데이터를 이용하여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해왔다. (……) 이렇듯 우리가 알아야 할 우리 자신의 모습은 그 시간과 공간에 제한이 없다. 다양한 환경과 시간 속에서 인간은 자신의 과거로부터 끊임없이 배우고 미래를 판단했다. 고고학은 그 시간과 공간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지만 어쨌든 기본으로 하는 데이터가 인간이 직접 남긴 물질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pp.43-44


나처럼 고고학이라는 학문에 별다른 배경 지식이 없는 비전공자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서문에서 글쓴이는 비전공자를 위한 고고학 개론서가 국내에 없는 현실을 말하는데, 앞으로 한동안 김영사에서 나온 『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이 빈자리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름방학을 맞이해 박물관에 갈 계획이 있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을 것 같은데, 가기 전에 한 번쯤 이 책을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김영사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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