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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정원 - 자연이 그랬어, 마음을 보라고
한성주 지음 / 북코리아 / 2024년 5월
평점 :
원예치료 개념과 원리가 일단 궁금해 『마음정원』을 읽어보고 싶었어요. 게다가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글쓴이가 책을 냈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꼭 읽어봐야겠다 싶었지요. 표지에 있는 글쓴이의 환하게 웃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책이 도착하고선 예상하지 못했던 만듦새에 감탄했어요. 글쓴이의 사진 이외 표지 부분 소재는 까슬까슬하고, 그 위에 하얀 잉크로 제목을 포함한 글자가 쓰여 있고, 글쓴이의 사진은 따로 표지 위에 붙여져 있어요. 각양장이어서 세워서 꽂아 놓으면 깔끔해 보이기도 하고요. 전체적으로 제작비가 꽤 들었을 것 같은 책이에요.
나는 이 책을 쓸 때 가상의 독자를 상정했는데, 그 독자는 회색빛 도심과 세상,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병든 현대인이다. 정신적으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물리적으로는 서울과 지방을 가릴 것 없이 오염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자신도 모르게 심신이 병들 수밖에 없다. 더 문제인 것은 이미 그 생활에 젖어들어 마치 마취주사를 맞은 것처럼 자신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이다. 그러다 큰 질병이나 사건사고를 겪고 나서야 자신에게 얼마나 문제가 많았는지 깨닫게 되고, 후회를 남기게 된다. p.15(프롤로그)
원예치료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글쓴이가 원예치료의 정의, 원리, 기능을 알기 쉽게 설명해줘요. 덕분에 생소했던 원예치료에 대해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개인의 내면 또는 타인과의 관계를 건강하고 평온하게 만드는 방법을 제시해요. 자연이나 식물을 매개로 하는 방법에 한정해서 설명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그보다는 훨씬 포괄적으로 내면 건강을 위한 방법을 설명하고 있어요.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현대인을 위한 정신 건강’ 관련 책에서도 나올 것 같은 내용들이 꽤 있어요. 예를 들어 자기객관화, 현실 직면, 감정노트 작성 같은 것들이요. 이때 글쓴이의 경험담, 심리학 연구 결과, 다양한 분야의 도서 등이 글감으로 많이 활용되는데요. 그래서인지 글쓴이의 조언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압권은 솔직하게 지난날을 회고하는 부분이었어요. 20년 정도 사회생활을 활발하게 하다가 일을 멈추고 봉사활동에 전념하던 시기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제야 평생 잘 신지 않던 운동화를 신었고, 하이힐을 신을 때는 긴장감과 예민함 때문에 넘어지지 않더니 운동화를 신고서야 넘어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불현 듯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요. 운동화를 신는 것처럼 편안한 상태에서 비로소 더욱 나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대요.
넘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넘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온몸이 경직되도록 날카롭고 예민하게 아등바등 버티는 것이 문제다. 나는 넘어지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넘어지고 자빠지고 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려고 버텨온 세월이 나도 모르게 내 육신과 정신을 좀먹고 있었다. 나 자신을 온전히 수용하지 못한 것이다. 하이힐을 신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과 사는 삶보다, 운동화를 신고도 넘어지는 삶이 훨씬 더 자연스럽고 유쾌하고 자기다운 일이다. p.109
궁금했던 원예치료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좋았어요. 의도적으로 흙과 나무가 조성된 주변으로 나가 거닐어보자 다짐했어요. 예상치 못했던 글쓴이의 삶 회고와 나아갈 방향을 읽으며 정서적 위안도 얻고 현 심리 상태를 들여다보는 시간도 가져 만족스런 독서였어요.
이 글은 북코리아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