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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당정치 ㅣ 정치연구총서 9
이정진 지음 / 버니온더문 / 2024년 2월
평점 :
임기기간 종료를 맞이한 지난 21대 국회에서 나왔던 지구당 부활 이슈가 떠올라 한 번쯤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다른 사안에 비해 한 정당 안에서도 찬성과 반대가 꽤 확고하게 나눠지는 걸 보고 궁금함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버니온더문 출판사에서 나오고 있는 정치연구총서 시리즈 책 중 하나인데, 그동안 시리즈 책을 몇 권 읽어보니 작고 가벼워서 부담 없이 읽기 좋더라고요. 국내 정치를 다룬 책도 있고 대만이나 개발협력을 다룬 책도 있는데요. 다양한 주제를 가볍게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정당’과 ‘당원’의 정의와 특징을 가볍게 볼 수 있었어요. 책 전체 분량이 120 페이지를 조금 넘는 수준이거든요. 그마저도 말미에 20페이지 정도는 정당법이 쓰여 있어서 본문만 헤아려보면 100페이지 정도에 불과해요. 책 제목이 “한국의 정당정치”인데, 유럽이나 미국 정당 설명도 짤막하게 본문에 나옵니다. 이 나라 정당을 설명하려는 의도라기보다 한국 정당의 특징을 두드러지게 보여주기 위해 활용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설명 방식 덕분에 한국 정당정치의 특수성을 빠르게 읽을 수 있었어요. 유럽 주요 정당에 비해 한국 정당에 가입한 당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요. 그 이유로 한국 정당의 낮은 당원비와 촛불집회 이후 급증한 민주당 당원 측면에서 분석하는 걸 재밌게 읽었어요. 다른 나라 정당에 비해 한국 정당의 경우 당명이 자주 바뀌는 점도 언급하는데, 그 이유에 대한 글쓴이의 분석은 따로 찾아볼 수 없어서 아쉬웠네요. 공무원의 정당 가입이 불가능한 한국의 상황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미국, 영국, 일본 등 국가에 비해 엄격한 한국 공무원의 정당 활동 사실 역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책 읽기 전에 기대했던 지구당 관련 내용은 책 후반부에 나와 있어요. 지구당이 뭔지, 왜 폐지되었는지, 폐지 이후에 정당 활동이 어땠는지, 부활 논의는 어땠는지 차례대로 나옵니다. 최근 언론 기사에서는 부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간과하고 있던 2004년 지구당 폐지 배경을 다각도에서 볼 수 있었고, 지구당을 대체한 당원협의회나 지역위원회에서 일어나는 일도 간단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당원협의회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며 지구당 부활을 지지하는 글쓴이 입장이 논리적인 이유와 함께 제시되어 읽기에도 좋았습니다.
최근 기사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지구당 부활 논의와 이면의 한국 정당의 특징이 궁금했던 독자라면 후회없을 독서가 될 것입니다.
이 글은 버니온더문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