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섬과 박혜람 - 제2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임택수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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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기대했던 작품이에요. 무려 제2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는데, 20회나 개최될 동안 저는 알지 못했고, 이번에 처음에 이름을 접했어요. 아무튼 문학상 수상작이라 그런지 은희경 소설가를 포함해 추천사를 쓴 사람들 대부분 이름이 익숙했어요. 표지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보기 좋은 그림에 기대감이 더 커졌어요.


 프랑스에 있는 한국인 주인공이 생활하는 누추한 방, 프랑스 체류증을 얻기 위해 한국인 인물이 들인 노력, 프랑스에서의 언어 연수, 파리 공항에서 직원의 답답한 응대 등 프랑스에서의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한국인 작중 인물들의 심리가 적힌 부분 몇 군데에서는 프랑스에서 외국인으로서 생활하는 와중에 느끼는 취약계층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어요. 익숙한 프랑스 화가 꾸르베 자체나 그의 작품이 소설에 등장해서 반갑기도 했어요. 


 그런데 집중 좀 하려다 보면 새로운 인물이 툭 툭 튀어나와서 초반에 읽기가 쉽지 않았어요. 혜람이 수호를 오랜만에 만나 둘이 뭔 일 나나 싶었는데 샤를리며 제롬이며 수호의 지인이 어떤 사람들이고 무슨 일을 겪었는지 나와요. 소설 맨 처음부터 등장하기도 했고, 책 제목에도 쓰인 주인공 ‘박혜람’이가 저는 엄청 궁금했어요.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다른 사람 얘기가 나와서 답답했네요. 극적인 장면을 기대하는 독자라면 소설 전반부 읽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어지는 장에서 준오와 혜람이 경찰 조사를 받는 장면도 이들이 처한 상황에 비해 좀 침착하고 정적으로 묘사되었다고 느꼈어요. 


 진득하니 앉아서 책을 읽으며 인간관계와 사랑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고 싶은 독자, 프랑스와 관련한 컨텐츠에 열광하는 독자에게 이 소설을 추천합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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