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 입문 - 프랑스어권의 비트겐슈타인 입문 필독서
롤라 유네스 지음, 이영철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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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책에서 가끔 가다 비트겐슈타인의 이론을 만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웠으나, 국내서건 외국 번역서건 가리지 않고 언급하는 탓에 모르는 사이에 저작과 철학 용어에 익숙해졌습니다. 이렇듯 비트겐슈타인이 책에 쓴 것에 관한 내용은 꽤 접했지만, 일생에 대해서는 알고 있던 바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번에 21세기문화원에서 번역 출간된 책에 비트겐슈타인의 생애가 포함되었다는 소개 글을 보고 한 번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대했던 비트겐슈타인의 생애는 책 가장 앞부분에 “한 순회 철학자의 여정”이라는 제목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청소년기, 케임브리지에서 첫 번째 체류 기간, 1919년에서 1929년까지, 케임브리지 귀환과 제2차 세계대전, 그리고 말년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과연 읽는 사람 도파민 돌게 하는 생애가 펼쳐져 있는데요. 과거에 지루함을 떨치려 노력하며 읽었던 그의 철학 책 관련 내용과 달리, 어떤 인생을 거쳐 살았는지 재밌게 읽었습니다. 형 하나는 아버지 압력에서 벗어나려 가출 후 자살하고, 다른 형 하나는 베를린에서 음독자살한다거나, 이후 비엔나를 떠나 린츠에서 학교를 다니며 귀족적 태도와 존댓말 사용으로 야유의 대상이 되거나, 히틀러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둥 눈길 끄는 내용이 많습니다. 항공학에서 순수 수학, 그리고 수학 철학까지 변화해 가던 학문적 관심사, 1931년 마르게리테 레스핑거에게 결혼 제안 시 플라노틱한 관계로 남을 것을 요구한바, 병역 면제 판정 이후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위한 자원입대, 삶에서 끊임없이 직업 전환을 모색한바 등 도파민 나올락 말락 한 사항이 이어집니다.


 이하 전기 비트겐슈타인과 후기 비트겐슈타인 그리고 제3의 비트겐슈타인을 다룬 나머지 장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본문 중간 박스 안에 제시된 비트겐슈타인 관련 일화입니다. 카르납 시각에서 본 비트겐슈타인의 창조적 예술가적 면모, 비트겐슈타인의 종교에 대한 집념 등 기존 비트겐슈타인 철학서에서 보기 힘들었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번역된 문장이 조금 부자연스럽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전문 번역가가 아닌 은퇴한 전임 철학 연구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대기는 힘들겠습니다. 충실한 옮긴이 주석을 보며 역자의 노력이 엿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글은 21세기문화원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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