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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너밖에 없구나, 와인 - 맛과 향으로 남겨지는 날들의 기록 ㅣ 일하는 사람 15
앤디 킴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3월
평점 :
탄닌 성분이 저에게 맞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있기도 했고, 종류가 다양한 탓에 항상 무얼 선택해 마실지 골치가 아파 와인을 즐겨 마시지 않습니다. 하지만 워낙 와인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기도 하고, 프랑스 언어, 문화에 관심이 있기도 해서 단편적으로 지식은 접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와인 전문가가 와인을 소재로 쓴 에세이가 있다고 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받아보니 책의 크기가 아담합니다. 타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아무튼 시리즈와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와인, 와이너리, 포도나무, 와인과 사람을 중심으로 총 네 개 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각 장에는 짧은 에세이 네 편에서 다섯 편이 있습니다. 와인 업계에 발을 들이고, 현재까지의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야기를 담아 처음부터 읽어나가는 게 적합해 보입니다.
와인에 얽힌 글쓴이의 일화와 생각을 보며, 와인에 대한 글쓴이의 진심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와인 심사를 하기 위해 양치 같은 세세한 것 하나 하나 신경 쓴다거나, 와인 전공 입학을 위해 참신한 방식으로 인터뷰에 임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에세이의 향방이 와인에서만 그치지 않아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와인 콩쿠르나 와이너리라는 일터 풍경을 끌어와 한국과 차이를 보이는 프랑스 사회를 말하기도 하고, 와인 업계 입문 결심이 우연과 단순한 생각에서 비롯되었음을 밝히기도 합니다. 글쓴이가 프랑스에서 경험했던 일화가 많이 수록되어 있으니, 프랑스라는 나라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습니다.
다 읽고 나서 뒤쪽 책날개를 보고나서야 문학수첩 출판사에서 나오고 있는 ‘일하는 사람’ 시리즈의 책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이 한 권씩 자신의 일과 일상을 담은 에세이를 쓴 것인데요. 약사, 공인중개사, 음악치료사, 사서, 영양교사를 비롯한 책이 지금까지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 시리즈에서 나오는 책 중에서 궁금했던 직업을 다루면 또 읽어볼 생각입니다.
이 글은 문학수첩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