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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문학을 위하여 - 오에 겐자부로 소설론의 결정판! ㅣ 오에 컬렉션 1
오에 겐자부로 지음, 이민희 옮김, 남휘정 해설 / 21세기문화원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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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문화원에서 출간한 평론 4권, 소설 1권 총 5권으로 구성된 오에 컬렉션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책이다. 199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의 문학론이 280여 페이지로 핸디한 크기의 이번 책에 담겨 있다. 이와나미서점에서 2023년 발행한 오에 겐자부로의 『새로운 문학을 위하여』 38쇄본을 원본으로 한 책이다. 인문 분야 서적을 전문으로 내고 있는 출판사, 그리고 일본 문학 전공자인 역자와 해설자가 참여해 만들어진 책이라는 제작 배경에 신뢰감을 느끼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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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가 소설 방법론, 읽기와 쓰기, 문학 속 신화 등을 소재로 한 짧은 글 모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자신의 소설 쓰기 경험을 솔직하게 제시하기도 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해외 작가 및 이론가의 글을 적극 활용해 본문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단테의 『신곡』, 시클롭스키의 『러시아 포멀리즘 논집』,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나쓰메 소세키의 『명암』 등에 나오는 문장을 직접 인용하여 문학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지, 어떻게 수용할지, 삶에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 생각을 펼쳐나간다.
소설 쓰기와 읽기 영역에서 취미를 넘어 학문적으로나 전문적으로 접하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기존에 문학 전문 지식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부담을 느낄 수준의 글은 아니다. 일본 및 해외 문학가의 작품이 짤막하게 예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오에 겐자부로가 제안하는 소설 작법과 독법을 참고해 문학을 보다 다층적으로, 깊이를 더해 향유하는데 유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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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꽤 많이 등장하는 단어, 문장 위 방점(드러냄표)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게 느껴져서 독서를 방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일본어 원서에 쓰인 방점이 한국어판 도서에 옮겨진 책을 읽어오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방점이 등장하는 횟수가 적지 않아 유독 이 책의 방점이 인상에 남은 듯하다. 가운데가 비어있지 않은 한국어 마침표 모양의 방점으로 표기했다면 크기가 작아져 읽는데 불편함이 덜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일러두기에 방점이 원서에 적힌 그대로 옮긴 것인지, 역자 나름의 판단에 따라 표기한 것인지 언급이 없으나, 일단 보통의 경우에 따라 일본어 원서 내 표기를 따른 것으로 이해했다.
이 글은 21세기문화원,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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