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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의 오리무중 ㅣ 트리플 23
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월
평점 :
「테레사의 오리무중」을 비롯한 단편 소설 세 편과 수록 소설과 관련한 짧은 에세이 그리고 선우은실 평론가의 해설이라는 알차게 구성된 글 모음이 핸디한 사이즈의 스물세 번째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로 태어났다.
테레사의 오리무중 이라니. 책 제목을 처음 접한 순간부터 상상이 시작됐다. ‘종교적인 이야기일까?’, ‘왜 오리무중일까?’ 책 표지도 궁금함을 느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마치 무슨 이야기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 내 머릿속을 표현한 것 같았다. 얼른 책을 펼쳐 읽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책 가장 앞을 차지하면서 책 제목이기도 한 「테레사의 오리무중」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자아’를 중심으로 동일한 일터에서 근무하는 테레사와 주경의 시점이 왔다 갔다 이어진다. 비대해진 자아를 인식하고, 그 자아를 분리시키고,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하고, 또 숨어버린 자아를 발견하는 등 자아를 둘러싼 두 주인공의 모습을 바삐 쫓게 된다. 가시적이지 않은 자아가 분리되거나 새로 형성되는 등의 예상치 못한 이야기 전개에 독자 누구든 새로움을 느낄 것이다.
박지영 소설가의 다양한 문학적 시도도 인상적이다. 차학경의 작품이나 마더구스를 활용해 단편 소설을 풍부하게 만들고, 소설집 막바지 에세이에 결론으로 생각해 놓았던 사안 몇 개도 독자에게 소개해준다.
매력적인 표지 디자인과 귀여운 사이즈의 각양장 제본도 기억에 남는다. 다른 트리플 시리즈 도서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이 글은 자음과모음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자의 솔직한 후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