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속의 한국 근현대사
박찬승 외 엮음 / 경인문화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학교에서 근현대사 교양강좌를 들을 때 교재로 썼던 책이 『한국근현대사를 읽는다』(경인문화사, 2010)였다. 여타 한국사 개설서가 많지만, 대학교 학부생들이 쓸만한 개설서로는 그 책을 계속 추천해왔다. (서중석 선생님의 책은 도판이 많아 독자들에게 시각적 친절함을 배려한 장점이 있지만, 설명의 충실성은 『한국근현대사를 읽는다』가 더 나았다) 하지만 점차 한국 학계의 학술적 성과가 쌓이고 역량도 높아지면서, 그런 내용들을 반영한 최신 개설서를 찾는 사람들에게 권하기는 어려운 책이 되었다.




이 책 『세계사 속의 한국 근현대사』는 『한국근현대사를 읽는다』의 후속편으로 시도된 책이기에 설명의 충실성은 그대로 유지되었지만, 서술의 시각이 넓어진 점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이웃나라가 내버려 두는 동안에나 조용히 지낼 수 있"던 시기는 끝나고, 개항과 함께 한국사의 흐름은 세계사와 함께 진행이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본서의 가치가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흔히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시기에 따라 무단통치/문화통치/민족말살 통치로 분류하는데, 구체적으로 여타 식민지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지에 대해서는 개설서들에 설명된 것이 거의 없다. 반면 본서에서는 일본이 여타 서구국가들의 식민지 경영을 모방하면서 자신들 나름대로 식민지배를 유형화했지만, 여타 식민통치와 비교할 때 총독에게 권한이 집중되고 참정제도 자체가 (형식적으로도) 없었다는 점에서 억압적인 편에 속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밖에도 최신학설을 반영하여 서술을 다듬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전작의 충실한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고 학설이 수정되면 언젠가 또다른 후속작을 필요로 하겠지만(역사학이 발전하는 이상 모든 개설서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한동안 일반 교양서이자 학부 수업용 개설서로 쓰기에는 손에 꼽을 수 있는 신간이 나왔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근현대사를 주로 서술하고, 세계사는 그 배경이나 관련된 사항을 중심으로 서술할 것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독자들이 한국근현대사를 항상 세계사와 연관하여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고자 한다. - P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