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철학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철학 연습 - 서동욱의 현대철학 에세이
서동욱 지음 / 반비 / 2011년 4월

다양한 현대 철학자의 사상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은 현대 철학에 대한 쉬운 안내서이다. 책은 1부 이론과 2부 연습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현상학(실존주의), 구조주의(탈구조주의)라는 두 흐름을 중심으로 주요 철학자들을 살핀다.

 

현대 철학자들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스피노자, 키르케고르, 니체, 프로이트를 설명해 주는 센스도 있다. 이어서 하이데거, 사르트르, 메를로퐁티, 레비나스, 레비스트로스, 자크 라캉, 푸코, 들뢰즈, 데리다를 살펴본다. 각 꼭지마다 철학자들의 핵심 개념과 저작에 대한 설명, 더 공부할 때 도움이 될 만한 국내외 자료들도 소개를 해서 유용하다. 

 

각 철학자들마다 핵심 사상이 저자의 소화된 언어로 쉽게 풀이되어 있다. 단순한 요약 정리와는 차원이 다른, 저자의 내공을 느낄 수 있는 글이다. 많은 철학자들의 인용은 저자의 글에 녹아 있어 이해가 쉽고 생각하게 만든다.

 

2부에서는 1부의 이론을 바탕으로, 주제별 에세이가 등장한다. 존재와 무, 차이와 환대, 진리, 진짜와 가짜 등 고전적인 주제에 관한 논의들을 현대 철학 버전으로 재정비한 글들도 있고, 돈, 사랑, 외모, 스마트폰 시대의 책읽기와 글쓰기 등 오늘날 우리의 삶과 철학의 언어가 만나는 흥미진진한 글도 있다.

 

특히나 2부는 누구나 고민해 보았을법한 주제들을 골라 생각의 힘을 키워주기에 충분하다. 그야말로 한 철학자의 사색 노트라고 할만하다.

 

이 책은 철학자이자 시인이기도 한 서동욱의 독창적인 에세이라는 점도 매력이다. 덕분에 문장도 무척 아릅답다. 책을 읽다 보면, 앞으로도 문장 좋은 시인이자 철학자가 많아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마치 현대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서동욱 저자 개인의 목소리를 듣는 듯하기까지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동양철학자 강신주 선생을 떠올렸다. 그는 동서고금의 다양한 사상을 쉽게 설명하며, 그의 글쓰기 역시 뛰어나다. <철학 연습>의 서동욱 저자 역시 그에 버금가는 대중과 소통하는 저자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책을 읽고서 현대 철학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는 생각에 뿌듯해졌다. 현대 철학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중간중간 있는 사진도 책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