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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인생을 바꾼다
사이토 가오루 지음, 이서연 옮김 / 디자인이음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옷이 인생을 바꾼다>는 패션 감각을 키우는 것부터 시작해서 패션에 대한 철학까지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정장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보자. 저자는 정장은 사람 안에 숨어 있는 능력을 드러내는 옷이라고 본다. 특히 사무실이나 거리에서 보는 정장 차림은 그 사람이 유능한 여자인지 아닌지, 근사한 여자인지 아닌지를 분간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고 한다. 아무리 몸매가 빼어나더라도 능력이 없으면 어울리지 않는 옷이 정장이란다. 그 정도로 까다로운 옷이 바로 정장이며, 정장에는 능력이 필수 조건이라고 한다. 정말 크게 공감 가는 말이다. 졸업식 때 입는 정장은 뭔가 어색하지 않던가. 사회경험이 있는 있어야 그럴듯하게 소화하는 옷이다.
옷에는 지적인 능력이 훤히 드러난다고도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지나치게 멋을 부리는 것에 대해서도 경계한다. 외모에만 신경을 쓰는 한가한 여자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생각 없는 여자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여자는 모든 패션을 무의식적으로 돈으로 환산하려고 하지만, 남자는 패션을 통해서 여자의 내면을 분석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관련해서 하이힐에 대한 얘기도 흥미롭다. 만약 가느다란 힐로도 유능하게 보인다면 그야말로 고수라고 한다. 경력이 쌓일수록 가느다란 힐은 치장이 아니라 프로의 향기를 빚어낸다. 따라서 힐은 멋진 소품이라고 한다. 스타일은 옷이 아니라 소품에서 나온다는 조언도 새겨둘만 하다.
실제로 패션 감각을 키우는 조언도 쏠쏠하다. 저자는 거울을 충분히 활용하라고 한다. 거울 앞에서 그저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비교'를 하라고 한다. 전신거울 앞에서 2벌이나 3벌을 입어보면서 비교하라고 한다. 끊임없는 비교가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이끈다.
잡지의 스타일을 통째로 모방해 보라는 조언도 챙겨야 할 것 같다. 패션 잡지에서 추천하는 코디네이션을 그대로 모방하라고 한다.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적다. 그대로 베껴도 사진 속 모델처럼 스타일이 살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구하기 힘든 액서서리를 뺀다든가 힐의 폭을 넓힌다든가 적당히 타협하면 효과는 반으로 준다. 그러면 모방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그러므로 사진과 같은 완성도를 목표로 똑같이 따라해 보라고 충고한다. 그러면 패션 감각이 몰라볼 정도로 달라질 것이라 한다.
가슴에 와 닿는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존재 자체가 이목을 끄는 사람은 아무리 평범한 옷을 입어도 돋보인다는 말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결국 옷이란 인격, 능력을 보여 주는 것이지 그것을 넘어서는 것은 아닌 것이다.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이, 조그마한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까지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