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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백제 - 700년의 역사, 잃어버린 왕국!
대백제 다큐멘터리 제작팀 엮음 / 차림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대백제>는 TV다규멘터리를 책으로 만든 것이다. 백제는 자료가 부족하고 연구도 부족해 많은 정보를 접하기가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백제 다큐멘터리가 나온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백제가 워낙 국제적이다보니 중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진행되었던 내용들이 담겨 있다. 먼저 일본의 천황이 백제 왕족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주장을 싣는다.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일본의 천황이 바로 백제 왕족이었다고 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패망 후 왜로 간 백제가 새로운 나라 일본을 세웠다고 주장한다. 일본으로 건너가 망명 정권을 세운 왕이 바로 백제계 혈통을 가진 일본 천황가의 시조라는 것이다.
이들은 교토를 중심으로 한 헤이시 가문이다. 백제만이 아니다. 도쿄 중심의 신라계(겐지 가문)가 함께 일본을 양분했다. 그리고 1185년 일본의 양대 가문 겐지와 헤이시, 즉 신라계 원가와 백제계 평가가 시모노세키 해협에서 대격전을 펼친 후 백제계가 막을 내린다. 참고로 일본 역사에선 도요토미 히데요신 정권이 평가임을 자처하고, 그것을 무너뜨린 도쿠가와 이에야스 정권이 원가임을 내세운다.
문제는 그것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그냥 주장일 뿐이고, 아직은 가설이다. 또한 이런 주장에는 일본을 낮게 보는 좋지 않은 태도가 깔려 있다는 점에서 문제다. 잘못하면 역사가 아니라 정치적인 주장이 된다는 점에서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내용은 미륵사 9층 석탑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나온 사리장엄구다. 탑의 중심인 심주석에서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사리장엄구가 발견되었다. 금으로 만든 판에 글자를 새겨 넣은 금제사리봉안기도 함께 있었다. 그간 접하지 못한 새로운 정보라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미륵사에 대한 조명도 읽을만하다. 미륵사는 단순한 절이 아니다. 그것은 나라의 힘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백성들을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는 정신적인 전당의 역할을 했다. 미륵사 건축은 막대한 재원과 수많은 인력, 당대 최고의 기술이 결집되어 백제 사상 최대의 국가 프로젝트였다.
흥미로운 것은 미륵사가 당시 삼국시대는 물론 중국에도 없던 새로운 가람 배치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예불 공간이 금당을 짓고 부처의 사리를 모신 탑을 세우는 것이 당시 일반적인 사찰의 모습이다. 그런데 미륵사는 그 옆에 또 하나의 금당을 짓고 탑을 세웠다. 그리고 가운데에 또 다시 두 배나 큰 금당을 짓고, 좌우의 석탑보다 더 높은 목탑을 세웠다. 웅장한 사찰의 위용을 과시하는 '3금당 3답'인 것이다.
미륵사가 그러한 독특한 구성을 한 이유가 있다. 불경에는 먼 미래에 미륵불이 지상에 내려와 세 번 설법을 마치고 고통 받는 중생들을 구제할 것이라는 기록이 있다. 미륵사는 불경대로 미륵불이 이 땅에 내려와 세 번에 걸쳐 설법할 금당을 미리 구현해 놓았던 것이다!
그 외에도 백제가 중국 양나라의 영향을 받아 삼국 중 유일하게 벽돌을 사용한 점, 미륵사탑이 돌로 만든 최초의 석탑이라는 점, 백제 문화가 한류의 원조라는 주장 등 관심을 끄는 내용들이 두루 담겨 있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간략하게 나왔다는 점이다. 대체로 얄팍하게 서술되어 있다. 그리고 근거는 충분히 제시되지 않는다. 자극적인 주장들이 넘치는데, 근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아 위험할 수도 있다. 그리고 촌스러운 것도 문제다. 이 책은 백제를 두고 '위대하다', '매우 뛰어나다', '최고로 훌륭하다' 등의 언사를 남발한다.
TV다큐멘터리를 그냥 종이에 옮긴다고 책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화면을 캡춰해서 도판으로 사용한 것도 정말 볼품없다. TV와 책은 전혀 다르다. 고민없이 종이로 옮긴 다큐멘터리는 점수를 높게 주기는 힘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