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도착마자 마자 후루룩 한번에 다 읽었다. 내용도 무척 가볍고 저자의 문체도 발랄하다. 인물들의 캐릭터도 만화적인 흥미로움을 지녔다. 심심할 때 만화책처럼 읽으며 키득거리기에 좋을 책이다. 대체적인 느낌은 일본 학원물 만화를 소설로 옮겨놓은 느낌이다. 차이가 있다면, 재미난 입심으로 승부한달까. 철수맨은 동네를 지키는 히어로다. 그는 스파이더맨 마냥, 불량 학생들을 비밀스럽게 손봐준다. 여중생들은 이런 철수맨을 선망한다. 철수맨을 찾아나서면서 벌어지는 소동이 이 소설의 주요 내용이다. 여중생들은 철수맨이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이라고 믿는다. 이는 여중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어떻게든 자기와 연결시키는 심정과 비슷하다. 이 책에 실린 평론에는 "예리한 통찰"이라는 말로 이 소설을 찬양했다. 그런데 이는 한참이나 거리가 멀다. '그때 그시절의 환상과 우정'을 재미난 입담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일본 학원물 만화처럼 말이다. 가끔씩 어처구니 없는 설정도 있는데, 이는 만화적인 캐릭터 덕에 넘어갈 만하다. 적절한 평가로 즐기면 좋을 텐데, 괜히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는 일은 필요없어 보인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학교라는 공간을 환상의 공간으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가끔씩 환상을 즐기면 좋지 않은가. 환상은 빡빡한 현실을 좀 더 여유롭게 만들어 주고, 공간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 준다. 한번 가볍게 즐겨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