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bertines - Anthems For Doomed Youth [디럭스 에디션]
리버틴스 (The Libertines) 노래 / 유니버설(EMI)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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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리버틴스라니. 피트 도허티의 그 전설의 밴드 리버틴스라니. 베이비솀블스도 아니고 리버틴스라니. 에이미 와인하우스(R.I.P)와 함께 한때 타블로이드 1면을 숱하게 장식하곤 했던 브리티쉬 개망나니 피트 도허티가 리버틴스로 돌아왔다. 그의 행실이야 어찌됐든 음악 자체만으로는 찬란하게 눈부셨던 영국발 인디 록이었으니, 어쩔 수 없이 믿고 들어보는 수 밖에.

그런데 이게 왠걸, 차라리 안하니만 못한 재결성이 된 것 같다는 판단은 너무 섣부른 것일까. 첫 싱글 'Gunga Din'을 들으며 '이게 대체 뭐지...?'하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는데, 대다수의 수록곡들이 젊고 패기발랄했던 그 시절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힘빠진 발라드 취향으로 수록되었다. 간혹 'Heart Of The Matter'나 'Glasgow Coma Scale Blues'와 같은 잘나갔던 시절을 떠올리게끔 하는 넘버가 있기는 하나, 전체적으로는 망작이나 다름없다. 블러의 신보와 함께 차라리 발표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싶은 안타까운 복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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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Foals - What Went Down [CD+DVD Deluxe Edition]
폴스 (Foals) 노래 / 워너뮤직(WEA)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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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그렇지만 알차게 커리어를 쌓아가는 포올스의 정규 4집. 2집이 정적인 흐름, 3집이 파퓰러한 팝 감성을 드러냈다면 이번 4집에서는 인디 록 치고는 상당히 파워풀한 면을 새롭게 선보인다. 언제나처럼 전반부 트랙들이 후반부 트랙들에 비해 월등히 훌륭하며, 약간의 변화를 시도했지만 그래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 내의 라디오 프렌들리한 넘버로 들리는 편이어서 크게 당혹스러운 편은 아니다. 소규모 클럽 공연보다는 대형 아레나 록 공연을 염두에 둔 듯한 밴드의 변화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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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als - Holy Fire
폴스 (Foals) 노래 / 워너뮤직(WEA)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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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앨범 발매 직후, 2013년에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을 통해 내한까지 했던 포올스였건만 그 당시엔 무슨 생각으로 앨범도 안사고 지산락페도 안간 건지 지금 생각해보면 꽤 아쉬운 일이다. 그냥 MP3로만 적당히 듣고 말았던 것이다. 사실 3집은 2집에 비해 비교적 대중적인 싱글도 있고 조금이나마 밝아진 편. 2집이 내면의 모습을 응시하는 것이었다면 3집은 너무 튀지 않지만 쿨함을 은근히 내색하려는 듯한 댄디함이 느껴진다. 이들의 매력이라면 인디록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연주력이 기본 바탕이 되어 합주하는 것이 매력이라는 생각인데, 3집 역시 담담하지만 정교한 밴드 사운드가 일품. 배순탁 작가가 쓴 이너 해설지에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지루하다는 의견을 반박하는 내용이 있는데, 그래도 나의 감상으로는 후반부가 아쉽긴 아쉽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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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Foals - Total Life Forever [Deluxe Edition][2CD Digipak]
폴스 (Foals) 노래 / Warner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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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약간은 의아한 일이기는 하다. 포올스의 데뷔 앨범은 구하기도 힘든 당시에 수입반으로 구해 일찌감치 들었는데, 정작 라이센스 발매되었던 2집은 MP3로만 듣고 말았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난 이 앨범 중 동명타이틀인 'Total Live Forever'를 꽤 좋아라 했었는데도(이 곡은 정말이지 토킹 헤즈의 재래라는 느낌이다).

시간은 아무튼 흘러, 포올스의 4집 신보가 발매된 지금 MP3로 들었던 2집과 3집 앨범을 모두 구입하여 구색을 갖추자는 생각으로 다시 들었다. 1집에 비해 상당히 몸을 웅크린 듯한, 밖이 아닌 안의 심연 속을 응시하는 듯한 정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2집. 앨범 자켓 이미지처럼 바다 속 한 가운데를 천천히 가라앉으며 부유하는 듯 하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데뷔 때에 비해 다소 낯선 것이어서 당황스러운 편이었다. 그래도 이들의 심볼 마크인 자잘하게 쪼갠 리듬을 바탕으로 보컬을 포함한 각각의 악기들이 저마다의 세계를 조금씩 조금씩 쌓아올리는 듯한 점진적인 구성은 여전. Disc2에는 데모 버전들이 수록. 누가 인디록 밴드 아니랄까봐 부클릿 아트워크가 참...DIY정신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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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없는 한밤에 밀리언셀러 클럽 142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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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읽었던 스티븐 킹의 장편소설 '미스터 메르세데스'를 너무나도 재미나게 읽은 나머지, 황금가지에서 연이어 출판된 그의 중편소설집 '별도 없는 한밤에'마저 단숨에 주문하여 읽어보았다.


총 4편의 중편이 실려있는데, 분량이 상당히 많은 편이어서 매우 알차고 실한 소설집이다. 역시 총 600페이지가 넘는 것이어서 그간 한국단편소설집을 읽어온 경험과는 사뭇 다른 체감을 느꼈다. 다 읽고 나서 보니 책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각각 4편의 중편 리뷰는 다음과 같다.


1. 1922

- 가장 먼저 소개되는 작품으로, 책 커버 이미지(쥐)와도 연관이 있는 작품이다. 네 편의 중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겠다. 재산(부동산) 문제로 인한 아내와의 불화로 인하여 끝내 아들과 합심하여 아내를 살해한 후의 이야기인데, 흡사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했다.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점으로는 대개의 작가들이 '아내가 죽은' 지점까지만 묘사할 것 같은데, 킹의 경우엔 그 이후의 이야기를 파고든다. 인생은 어쨌거나 계속된다는 걸 지적하는 듯 싶다. 그리고 과연 이야기꾼답게 살인 후의 이야기가 더 재미나다. 특히 아들의 후일담 부분은...'Lover Rubber'라니,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밖에는...영화화되면 참 좋을 듯 싶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느껴지는 탁월한 소설이었다.


2. 빅 드라이버

- 30대 후반의 여류작가가 강연회를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안타까운 강간 사고를 당한다. 이야기는 그 이후 이 여자가 어떤 심리상태를 거치는지, 어떤 복수극을 준비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총 48장의 챕터로 나뉘어 매끄럽게 읽을 수 있었다. 강간당하는 여자의 심리가 너무나도 생생하여 안타까웠고, 복수를 준비하는 동안 나 역시도 네비 '톰' 혹은 고양이 '프리츠'가 되어 응원하게 된다. 역시 영화화되면 괜찮을 듯 싶다.


3. 공정한 거래

- 이 단편(제일 분량이 적다)은 상당히 기묘하다. 한적한 고속도로 갓길에서 만난 '악마(가 맞을 듯 싶다)'와의 거래로 인하여 불행했던 사내 스트리터의 인생이 어떻게 드라마틱하게 변화되는지를 보여준다. 대개 이런 류의 이야기는 권선징악적 요소가 있어서, 악마와의 거래로 잠시 행복한 삶을 살다가도 이후 다시 잘못됨을 돌려받아 불행해지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제목이 왜 '공정한' 거래인지 이해가 갈 듯도 하다. 좋음이 있으면 나쁨이 있다. 결국엔 균형을 맞춘다는 말이다. 스트리터의 행복에 묘한 질투를 느끼곤 했는데 스티븐 킹은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서술해버렸다. 톰의 경우엔 딱히 별다른 잘못도 없는 것 같은데 너무나도 큰 불행을 맞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4. 행복한 결혼생활

- 저자 후기 중 '어떤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저지를지도 모르는 일, 또 그들이 선택할지도 모르는 행동 방식을 기록하는데 최선을 다'한 작품이 바로 이 소설이 아닐까 싶다. 27년간의 행복했던 결혼생활, 남부러울 것 없이 다정하고 능력있는 남편과 그런 재능을 물려받아 일찌감치 사업에 성공한 아들과 예쁜 딸... 행복하고 단란한 결혼생활을 해오던 다아시와 밥의 관계는 어느날 밥이 출장을 가버린 초겨울에 다아시가 문제의 차고로 들어가며 뜻밖의 사건에 맞닥끄리게 되면서 어긋나기 시작한다. 이미 엎지러진 물과 같은, '한번 짜여진 치약을 다시 통 안으로 밀어넣을 수는 없는 노릇'인 것처럼 결혼생활의 어긋남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향해 치닫게 되는데... 이 이야기 역시 영화화되면 참 재미날 것 같다. 반전의 묘미와 심리 스릴러에 초점을 두고 말이다.



꽤 많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서 다 읽는데 아무런 주저함이 없었다. 이야기들은 모두 살아있는 듯 출렁거렸고, 현실감 있는 이야기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법한 생동감이 있다. 이러한 생동감은 번역자의 노력도 단단히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번역자는 장성주라는 사람으로 소개에 따르면 '스티븐 킹의 평신도로 묵묵히 신앙생활에 정진해 왔으나, 앞으로는 스티븐킹교 포교 활동에도 힘쓸' 생각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번역자의 번역이 아니라, 이런 마니아의 번역이 작품을 더 재미있고 술술 읽히게 하도록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아무튼, 앞으로도 스티븐 킹 그의 작품들을 꼬박꼬박 챙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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