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보면 약간은 의아한 일이기는 하다. 포올스의 데뷔 앨범은 구하기도 힘든 당시에 수입반으로 구해 일찌감치 들었는데, 정작 라이센스
발매되었던 2집은 MP3로만 듣고 말았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난 이 앨범 중 동명타이틀인 'Total Live Forever'를 꽤 좋아라
했었는데도(이 곡은 정말이지 토킹 헤즈의 재래라는 느낌이다).
시간은 아무튼 흘러, 포올스의 4집 신보가 발매된 지금 MP3로 들었던 2집과 3집 앨범을 모두 구입하여 구색을 갖추자는 생각으로 다시
들었다. 1집에 비해 상당히 몸을 웅크린 듯한, 밖이 아닌 안의 심연 속을 응시하는 듯한 정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2집. 앨범 자켓 이미지처럼
바다 속 한 가운데를 천천히 가라앉으며 부유하는 듯 하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데뷔 때에 비해 다소 낯선 것이어서 당황스러운 편이었다. 그래도
이들의 심볼 마크인 자잘하게 쪼갠 리듬을 바탕으로 보컬을 포함한 각각의 악기들이 저마다의 세계를 조금씩 조금씩 쌓아올리는 듯한 점진적인 구성은
여전. Disc2에는 데모 버전들이 수록. 누가 인디록 밴드 아니랄까봐 부클릿 아트워크가 참...DIY정신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