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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로 간 소크라테스 - 철학자의 삶에서 배우는 유쾌한 철학 이야기
김헌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1월
평점 :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과 바꾸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 역사 속에서 위대한 현인들과 만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자기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본인이 어떤 삶을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한 학문인 철학은 가장 근본적인 학문이다. "그리스어로 철학을 뜻하는 필로소피아(philosophia)가 지혜를 사랑한다는 뜻이듯이 뭔가 알고 싶고, 그래서 열심히 탐구하는 학문이 철학입니다."(p.257)
안타깝게도 대학교 입시를 거쳐온 사람들에게는 철학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보다는 부정적인 시각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의 대한민국의 고도성장기 시절에는 대학만 나오면 취업이 보장되는 시대가 존재했었고, IMF 이후에는 기업들이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 중 바로 현장에 투입되어 일할 수 있는 인재들을 원하다 보니 기업 현장에서 쓸모가 많은 실용주의적 학과가 부상하게 되었다.
"수에 관한 탐구를 우리는 수학이라고 부르지만,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에는 '수에 관한 철학'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한다면, 생물학은 '생물에 관한 철학'이고, 물리학은 '물리현상에 관한 철학'이라고 할 수 있지요."(p.257)
아무래도 철학과는 역사 속의 철학자들의 사상들을 배우고 연구하는 것이 중점이 되나 보니 훨씬 인문대학에서 비인기 학과로 전락한 상황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셀 수 없는 생각들을 하며 감정을 느끼고 경험을 한다. 그것들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삶을 보내는 시기가 왔을때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관념적인 사고에 빠지는 듯하다. 이 책의 저자는 인간다움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그에 대한 답을 어느정도 알려준다.
“사랑한다는 것은 대상에 대한 열정을 갖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상에 대한 열정은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오고,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것이 결핍되어 있어 고통을 겪는다는 뜻입니다. 어떤 대상에 대한 결핍이 고통을 만들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p.17.)
퓌타고라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낙사고라스, 에피쿠로스등의 철학자들의 살아온 환경과 그 환경 속에서 가지게 된 생각들을 파헤치며 철학자의 삶을 다루었다.
더욱 재미있는 점은 비슷한 시기의 그리스지역에서 활동했던 철학자들이다보니 서로 영향을 받고 스승과 제자 사이로 만나며 철학자 본인들의 주장이 발전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생각의 연결고리처럼 철학자들의 세상이 연결되고 커짐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