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 귀신이 되어 최애의 곁을 지키는 사랑, 헤어진 연인과 몸이 바뀌어 서로의 일상을 살아보는 사랑, 태백 여자와 남해 남자의 사랑, 모태솔로 타로 술사와 고객 사이의 사랑, 완벽한 존재와의 사랑, 겨울 마을에 찾아온 여행자와의 판타지 같은 사랑으로, 산뜻하고 무해한 6가지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단편은 귀신이 되어 떠돌다가 최애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사랑'한다고 말하는 <전지적 처녀귀신 시점>인데, 사랑 맞나 이거 ㅋㅋ,,, 내 기준에서는 스토킹 같긴 했다. 또,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가 말도 안 되게 완벽한 <블라인드, 데이트>도 재밌었다. 이 남자의 정체를 알고 나서 더 빠져버리게 되는 마음과, 어쩔 수 없이 헤어지지만 내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여자의 마음에 여운이 남았다.


짧은 단편이지만 현실적인 이별도 담겨있고, 이래도 되나 싶은 시작의 순간도 담겨있고, 판타지 같은 만남도 담겨있다. 깊게 생각하면서 머리 싸매야 하는 책이 아니라 너무 좋았다. 알록달록하고 통통튀는 이야기가 가득해서 다 읽고 나니 표지랑 내용이랑 찰떡이다. 가볍게 읽기 좋은 책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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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집구석 - 재혼가정 자녀의 가족 성장 에세이
정다영 지음 / 파지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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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이혼과 재혼을 지켜본 자녀의 성장 에세이로, 평소에 알 수 없었던 솔직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부모의 다툼 속에서 눈치 보며 자라고, 집에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해 하루빨리 독립을 희망하며 어쩔 수 없이 성숙해져버린 안타까운 상황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에세이였다.

이른 재혼으로 새엄마와의 유대감을 쌓을 틈도 없고, 친엄마와의 관계를 확실하게 정리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제일 마음 아팠다. 아빠를 증오하는 엄마의 마음이 이해되지만, 아빠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자녀의 입장에서는 엄마의 마음에만 공감하고 함께 아빠를 증오할 수는 없다. 부모의 감정과 다툼이 자녀에게까지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무언가를 포기하면서까지 가정을 지키려고 하고 아이를 키운 엄마의 입장에서, 자녀가 재혼 가정에 잘 적응하고 새엄마와 여행다니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바라볼 수 있을까.

가족 사이는 진짜 어려운 것 같다.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원망스럽고, 서로에게 상처 주면서도 금세 회복하곤 한다. 요즘에는 가정의 형태도 너무 다양해서 '보통'이라는 말을 쓰기도 애매하다. 일기장 보듯이 술술 읽히는 짧은 책 속에 좋은 내용이 한가득이다.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 때 특별함을 찾으며 나아가자는 작가의 메시지에 응원 받으시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 같다. 완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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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 마을에서
사노 히로미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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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이타와에게 예전 친구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의뢰를 하러 찾아온다. 온 가족이 행방불명되었으며, 자기가 누군지 알고 싶다고 말하는 마키의 말에 따라 실종 사건이 일어난 하토하 마을 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주민들의 동의하에 방범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마을이라 실종사건 따위는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주민들의 말과는 다르게, 이곳에서도 6살 남자아이 실종사건이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나는 마을의 비밀과 두 사건의 연관성이 흥미로운 소설이다.

겉으로 보기에 부유하고, 생활 조건마저 까다롭고 통제된 마을 속 주민들의 모습이 책의 핵심이다. 어린아이가 실종되어도 경찰보다는 마을 방범대를 먼저 찾고, 우리 마을은 안전하다고 되뇌며 CCTV 설치를 거부하는 모습은 답답하다 못해 소름이 돋는다. 평화롭고 기묘한 분위기의 마을에서 비밀을 파헤치고자 하는 외부인이 반가울 리 없다. 이를 뚫고 두 실종사건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을지, 범인은 누구일지 추리하는 재미가 있다. 책이 두꺼운데도 결말이 궁금해서 쉴 틈 없이 읽었다. 큰 반전이 있지는 않았지만, 집단의 동조 압력에 가스라이팅 당해서 점점 과하게 충성하게 되는 주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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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보다도 빛나는
김준녕 지음 / 채륜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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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인구 폭발로 많은 사람들이 다이아몬드 비가 내리는 '여름성'으로 이주하게 된다. 주인공 '은하'의 부모님은 여름성과 다른 행성 간의 물류를 운반하는 화물차 기사 '블랙홀 스윙바이'이고, 운송 중 사고로 사건의 지평선에 갇혀버린 지 15년이 지나, 할머니와 둘이 살고 있다.


여름성의 환경도 망가지고, 병에 걸린 인간은 의식만 로봇에 이식하는 전뇌화 수술을 거쳐 '휴봇'으로 재탄생하는 방법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인간과 휴봇, 비유기체와 유기체, 인간과 비인간으로 구분해 많은 혐오와 차별이 휴봇을 향했지만, 혼자 남을 은하를 걱정한 할머니 또한 의식만 그대로 옮긴 채 휴봇 수술을 받게 된다. 할머니의 배터리와 부품 수리 비용 마련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서도 계속해서 부모를 찾는 은하의 앞에 엄마가 발견되고, 마냥 행복할 줄 알았던 재회 속에서 또 다른 의문점을 마주하게 된다.


엄마와 아빠가 실종된 15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지, 은하는 결국 행복한 가족의 품에서 살 수 있을지 추측해가는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 '휴봇'이라는 존재를 향한 차별의 시선을 놓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작가님 또 다른 책인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이 너무 내 취향이어서, 이 책도 기대가 좀 컸는데, 만족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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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 - 작은 행복을 찾아나서는 당신을 위한 짧은 메시지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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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부터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라 너무 설레고 신난다. 문장이 짧아서 시집 읽는 것처럼 쉬엄쉬엄 읽기 좋다. 연인, 가족을 비롯한 내 주변의 인간관계에 대해 마음을 비우고, 갑자기 찾아온 실패와 좌절의 시간에 잠식되지 않도록 응원을 전하는 책이다.


1장에서는 건강한 사랑을 다루고 있다. 연인에 대한 소중함, 오해와 권태가 왔을 때의 극복 마음가짐, 서로에게 너무 매달리지 않는 건강한 인간관계, 서로의 문제점과 건강한 다툼을 읽으며 내가 했던, 하고 있는, 할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2장에서는 나와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에세이이다. 적당한 온도와 거리의 인간관계,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지 않고 주도하는 법, 더 큰 마음가짐을 다루고 있어 인간관계가 지친 분들께 추천드릴만 한 글이 가득했다. 마지막 부분에 '잘할 수 있어, 당신.'이라고 적혀있는데 위로와 응원이 훅 들어온 느낌이었다.


3자에서는 '인생의 지름길'이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한다. 문득 찾아오는 폭우와 비구름에도 무너지지 않는 마음가짐, 실패와 휴식, 예민함을 줄이고 타인과의 비교를 줄이는 여유, 적당함을 추구하는 마음가짐 등이 담겨있다. 내가 계획하고 있는 것들이 잘되지 않을 때, 마음에 여유가 필요할 때 부분부분 읽으면 분명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3장이 제일 좋았다. 중간중간 일러스트도 많아 편하게 읽을 수 있고, '넌 잘될 거야'라는 메시지를 듬뿍 담은 위로와 응원을 읽다 보면 마음이 든든해진다. 여유롭고 편안하며, 힘나는 글을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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