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노동 - 적게 일해도 되는 사회, 적게 일해야 하는 사회
데니스 뇌르마르크 지음, 손화수 옮김 / 자음과모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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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이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를 주제로, 의미 없는 회의와 비효율적인 페이퍼, 보여주기식의 노동을 담았다면, <진짜 노동>은 비판적 감각의 재건을 통해 ‘적게 일해도 되는, 적게 일해야 하는 사회’를 주제로 한다. ​

직원을 대상으로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조직은 구직 광고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직업과 일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다. 이어서 직원들에게 필요한 자원과 도구, 방해요소, 직원과 관리자의 관계에 대해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진부하긴 해도 막상 직원들과 생산적인 대화를 잘 나눌 수 있는, 책임을 지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관리자는 많지 않다.

또한, 공공기관을 비롯한 사기업의 관료주의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내가 공공기관에 근무하고 있어서 더 공감이 간 부분이다. 해외 사례가 많아서, 대부분 탑다운인 한국 기업에 적극적인 외부 교육 프로그램 활용이나 바텀->탑의 방식을 녹여낼 수 있는지는 의문이었지만, 기업을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보고 이런저런 생각하기에는 좋은 책이었다. <가짜 노동> 때도 느꼈지만 이 책도 쉽지는 않다,,

두 책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가짜 노동, 비효율, 관료주의가 꼭 우리 회사를 말하는 것 같아서 좀 씁쓸하긴 했지만, 내가 내 업무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가짜 노동’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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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과 풍경 - 조선이 남긴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
안희선 지음 / 효형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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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잘 안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역사 좋아해서 평소에 궁궐 구경도 꽤 갔었는데, 좋은 기회로 궁궐 풍경 책을 읽으며, 덕수궁유랑단 에 참여했다.

1987년 고종이 제사를 지내고 제국을 선포한 제사용 건물 환구단과 황궁우를 시작으로, '한양이 창대해지라'라는 뜻을 담은 대한문, 권력을 상징하는 말에서 내려서 들어오라는 의미의 비석이 맞이한다. 습기 먹지 말고 벌레 꼬이지 말라는 실용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심미적으로 너무 뛰어난 단청, 외교권도 빼앗긴 어려운 상황에서 자주적인 마음을 담고자 지은 '중화문'도 둘러봤다. 15대 광해군과 16대 인조가 즉위한 즉조당, 복도로 이어진 준명당, 뒤편으로 보이는 석조전까지. 예전에 놀러 왔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는데 설명 듣고 자세히 바라보니 복도의 창이 너무 가지런하니 예뻤고, 곳곳에 오얏꽃 무늬가 엄청 많았다. 창을 열기만 해도 그 자체로 액자가 되는 게 너무 매력적이다!

근대시대에는 문화재 보존보다 교통이 중요했기에, 덕수궁의 전체적인 규모를 축소하고 도로를 건설했다. 일제강점기에 비해 많은 부분이 소실돼 공원 같은 느낌도 있고, 외교적인 목적을 담고 있어 주변에 현대건축물도 상당히 많다.

유랑은 덕수궁만 다녀왔는데, 책 속에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도 나와있다. 사진도 가득하고, 간단한 역사 배경이나 관람 포인트가 적혀있어서 눈여겨봤다가 날씨 좋을 때, 한번 구경 나가기 좋을 것 같다. 궁궐은 그냥 보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알고 보면 더 아름답고 신비로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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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의 표현법 - 1초 만에 생각을 언어화하는 표현력 트레이닝
아라키 슌야 지음, 신찬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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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업계에 몸담고 있지도 않고, 사내 회의가 많은 편도 아니지만, 내 머릿속 생각을 잘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표현법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을 말할 것인가’가 결국 소통의 본질이라는 내용을 시작으로, 막연한 감각이나 개념을 글과 말로 표현하는 연습 과정에 대해 담긴 책이다.

머리에 떠오른 두루뭉술한 생각이 무엇인지 자신조차 알지 못하고 넘겨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무의식 속 99%를 의식으로 가져오려면 일단 써야 한다. 객관화된 메모는 기폭제가 되고, 연상의 범위가 넓어져 더 많은 언어로 표현된다고 주장한다. 고민으로 머리가 복잡할 때 흰 종이에 글로 쓰며 정리하곤 하는데,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방법을 알아보자면, A4 용지 한 장에 질문을 적고, 반으로 나눠 사고와 이유를 적는 것이다. 한 가지의 주제와 내용을 적었다면, ‘그게 무슨 말이야?’라는 식으로 점차 구체화시켜나가며 종이를 폭발적으로 채우는 것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집중력이 발휘되기 때문에 타임 리밋을 정해놓고 하는 편이 좋다고 한다. 회사 상황뿐만 아니라, 자기 계발이나 독학, 기분과 관련해 실제 연습해 볼 수 있는 질문과 예시들이 가득 들어있다.

이 방법으로 한 장에 2분으로 총 3장, 하루 6분을 투자해보기를 제안한다. 내 무의식을 객관화하고 글로 표현하면서 말의 해상도를 높인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속는 셈 치고 한 번쯤 해볼 만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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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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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피에 버디라는 문신을 새겨 언어능력을 얻고, 임플란트처럼 장기를 갈아끼워 영생을 누릴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그렇지만, 단계별로 올라가는 구독료를 납부하지 못해 사망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주인공 유온이 하고 있는 '가애'는 장기 임플란트 대여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죽음을 앞두고 있는 '수애'와 짧은 연애를 한 뒤, 유산을 받아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처음에 여기서 약간 멈칫했다 ㅋㅋㅋ 읽으면서 이게 맞나? 싶었다. 내가 죽은 뒤 내 유산을 가져가겠다는 사람과의 사랑이라고? 애초에 돈이 있다면 장기 임플란트에 탈탈 썼을 것 같은데 유산이 있다고,, ? 너도나도 구독료를 내게 되면 극소수의 수애와 다수의 가애가 남을 텐데 ,,라고 생각했다. 수애와 가애 설정이 독특해서 끌리긴 했으나, 유온을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나 서사가 좀 더 자세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또한, 주인공 유온은 아내와의 예민한 관계를 비롯한 가족 문제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살면서 자연스레 잊거나, 기억날 듯 말 듯 아련한 추억으로 남겨두는 게 좋을 때가 있는데, 이 설정에선 모든 것을 선명하게 기억하게 되니, 고통 속에서 살다가 자신의 기억을 정기적으로 영원히 지우는 경우도 많다. 기억을 잊는 게 어려운 것처럼, 이 순간을 평생 기억하고 싶다는 기쁨 충만한 순간도 드물 것 같다. 어차피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되는 상황에서, 특별한 순간, 특별한 기억이라는 게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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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배신 - 머릿속 생각을 끄고 일상을 회복하는 뇌과학 처방전
배종빈 지음 / 서사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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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걱정, 타인에 관한 생각 등 우울과 불안을 가져오는 생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수면 부족과 만성피로 같이 몸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부정적인 생각의 유형들과, 악순환을 탈출하기 위한 예방법 등이 넘버링 되어있어 쉽게 읽기 좋다.  대부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실천하고 습관으로 만들기는 꽤 어렵다. 잡생각은 자기 직전에 가장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나도 이 시간만큼은 억지로라도 스마트폰보다는 방해금지 설정된 아이패드나 책을 보다가 잔다거나, 다양한 사람을 만나볼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거나, 청소나 운동을 미루지 말아야겠다.


취업 준비 때는 머리가 복잡해지면 기록하면서 생각 정리했는데, 이젠 그것마저 귀찮아서 회피형 인간이 되고 있다.. 내가 어떤 상황인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계속 미뤄오고 있었는데, 책 읽은 김에 정리 좀 하고, 북모닝 숙제인 만다라트표도 적었다. 뭔가 속 시원하다! 멘탈 건강한 사람 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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