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군가 이 마을에서
사노 히로미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8월
평점 :
품절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이타와에게 예전 친구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의뢰를 하러 찾아온다. 온 가족이 행방불명되었으며, 자기가 누군지 알고 싶다고 말하는 마키의 말에 따라 실종 사건이 일어난 하토하 마을 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주민들의 동의하에 방범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마을이라 실종사건 따위는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주민들의 말과는 다르게, 이곳에서도 6살 남자아이 실종사건이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나는 마을의 비밀과 두 사건의 연관성이 흥미로운 소설이다.
겉으로 보기에 부유하고, 생활 조건마저 까다롭고 통제된 마을 속 주민들의 모습이 책의 핵심이다. 어린아이가 실종되어도 경찰보다는 마을 방범대를 먼저 찾고, 우리 마을은 안전하다고 되뇌며 CCTV 설치를 거부하는 모습은 답답하다 못해 소름이 돋는다. 평화롭고 기묘한 분위기의 마을에서 비밀을 파헤치고자 하는 외부인이 반가울 리 없다. 이를 뚫고 두 실종사건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을지, 범인은 누구일지 추리하는 재미가 있다. 책이 두꺼운데도 결말이 궁금해서 쉴 틈 없이 읽었다. 큰 반전이 있지는 않았지만, 집단의 동조 압력에 가스라이팅 당해서 점점 과하게 충성하게 되는 주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