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커피 백과사전

커피 로드 - 커피는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료가 되었을까
라니 킹스턴 지음, 황호림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3년 9월

회사 다니면서 1일 1커피 하고 있는데 커피 관련 책을 읽어본 적은 처음이다. 이탈리아, 에티오피아, 인도네이사 등을 시작으로 일본, 베트남, 한국까지 여러 나라의 커피 역사와 소비 방식, 무역 및 국제 방식들이 담겨있다. 커피가 전파되는 방식이나, 수출용 작물로 인기를 끌면서 식민지 착취가 시작된 역사, 각 나라의 문화에 맞게 발달된 소비 방식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을 비롯해 여러 서양권 국가에서는 하루 종일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커피 징요'라는 작은 커피를 서서 마시는 커피바가 있다. 서서 마시는 커피라니,,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느낌이다. 반대로 1990년대 중반 서울에서 다방은 문화적 만남의 장소로 확산되었고, 현재도 우리나라의 카페는 많은 이들에게 만남의 장소가 되고 있다.

이런 문화와 역사 소개에 이어 다양한 레시피도 담겨있고, 멋진 풍경 사진도 가득하다. 역사를 바탕으로 각 나라의 커피 필터나 재료에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베트남에서는 인도차이나 전쟁으로 부족해진 우유 대신 달걀노른자로 크림 같은 거품을 만들어 커피를 마셨다. 레시피 중에 궁금했던 건 약간의 에스프레소와 흑설탕을 섞어 만드는 거품 커피, 레몬그라스와 생강이 들어간 커피다. 세계 각국의 커피 레시피를 한곳에 모아놓은 책이라니, 종이에서 향긋한 커피향이 나는 기분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커피를 알아가고싶은 사람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커피 백과사전이다.

나무와 함께 정처 없음

나무와 함께 정처 없음
노재희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11월

갑작스레 걸린 뇌수막염에 생사를 오가고, 일시적인 마비와 언어 장애가 오게 된다. 인지능력마저 떨어지고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어진 작가는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며 현재의 소중함과 평화로움을 아끼게 된다.

유년기부터의 흔적들, 나이가 들어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종교를 보며 느끼게 된 무신론, 내 곁의 배우자 등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잦은 이사를 하는 것이 특이했는데, 블루베리 나무를 키우고 농장을 운영하면 더 이상 이사를 다니지 않을 줄 알았으나 그건 아니었다. 뿌리내린 나무가 있어도, 마음먹으면 나무를 땅에서 꺼내 정처 없이, 자유롭게 떠돌 수 있다.

철학적인 내용도 쉽게 쓰여있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가득했으며, 여유있고 단단한 작가의 마음가짐이 느껴져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언급된 부분에서는 눈물 살짝 고였다.. 나도 할머니 계실 때 더 잘해드리고 목소리도 녹음해둬야지.. 내 인생에는 어떤 변곡점이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생각해 보게 됐고, 나도 언젠가 이런 회고록같은 책을 써보고 싶다.

생성 AI를 활용한 나만의 콘텐츠 만들기

생성 AI를 활용한 나만의 콘텐츠 만들기
김민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3년 9월

1장에는 AI에 대한 설명, 2~5장에 유형별 생성 AI 활용법, 6~7장에는 활용법과 전망 등에 대해 나와있다. 구글과 네이버, 컴퓨터와 브라우저만 있으면 정말 누구나 도전할 수 있을 만큼 친절한 설명서다. 빠르게 변화하는 생성 AI를 다루고 있어 지금 책에 담긴 정보들이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지만, 단순 사용법과 활용 예시를 익히고 싶은 초보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영진닷컴 홈페이지에 책과 함께하면 좋을 동영상 강의도 있다고 한다.

목차를 살펴보니 텍스트 AI가 가장 익숙했고, ChatGPT는 꽤 많이 사용해봤지만, 오디오, 이미지, 비디오는 처음 봤다. 가입 화면부터 버튼 하나하나까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따라만 하면 뚝딱이다. 추가로 나만의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이것저것 입력해 봤다. 꼭 문장이어야 하는 건 아니고, 여러 가지 명사가 조합돼있거나, 형용사를 나열해도 그 분위기에 맞춰 이미지를 생성해 준다. 

내가 구체적으로 입력하는 만큼 원하는 이미지를 나타내주니 신기하다. 중간중간 오류가 있긴 하지만 자세한 편집과 설정도 가능하니, 이미지는 물론 오디오, 비디오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가능할 것 같다. 끝부분에는 범죄 악용, 법적 문제 등 생성 AI와 관련된 논쟁이나 전망도 나와있으니,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는 4개월 동안에도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고 하니, 책을 읽고 시도하는 동안에도 AI 시장은 계속해서 변화해나갈 것이다. 생성 AI의 종류 파악과 활용을 통해 나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리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직장인 말하기의 모든 것

직장인 말하기의 모든 것 - 현직 아나운서가 전하는 마법 같은 '스피치' 코칭!
이남경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0월

좋은 소통을 위해서는 경청이 중요하다고 많이들 말하지만, 잘 말하는 것 역시나 필요하다. 업무적인 보고, 회의, 설명 등은 물론 사적인 대화까지, 대다수 직장인들은 회사 내에서 끊임없이 '말하기'를 한다. 나 역시 내부 직원들과 말하고, 외부 민원인들과 쉴틈없이 말한다. 좋은 대화를 만드는 말하기 자세, 말을 잘하기 위한 콘텐츠 설계법 등 아나운서인 저자가 쌓아온 노하우가 많이 담겨있어 '말하기'에 대해 공부하기 좋은 책이다.

책을 읽기에 앞서, 내가 어떤 말하기를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게 중요할 것 같다. 나같은 경우는 말을 진짜 빨리하는 편이다. 평상시에도 느끼지만, 사적인 대화 뿐만 아니라 민원인에게도 래퍼마냥 와다다 말하고는 한다,, 고쳐야지 노력하면서도 잘 안될 때가 많다. 또한, 상사에게 보고할 때, 상사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두서없이 말할 때가 종종 있다. 말하려는 콘텐츠를 명확히 구조화 하는 법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이런 나에게 필요한 책의 내용 중 하나는 '상황-문제-해결' 순서를 적절히 배치해서 말하는 것이다. 또, 중요한 상황에서 주제를 분명하고 매끄럽게 말할 수 있는 '삼각 대본 말하기 방식' 등이 있다. 필요한 상황에 따른 말하기 방법 뿐만 아니라 비언어적인 말하기 꿀팁들도 많다. 목소리, 발음, 대화 사이에 pause를 잘 넣는 센스 등에 대한 설명과 예시도 가득해서 참고하기 좋다.

이 책 한권을 읽는다고 말하기를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내 말하기 특징을 파악하고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설정한 뒤 연습하면 더 나아질 것이고,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푸릇푸릇한 색감이 인상적인 책

나의 그늘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54
조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최근 그림책의 매력에 빠졌는데, 표지부터 따뜻하고 힐링 되는 그림책이다. 표지만 봤을 때는 나무 밑에 있는 게 두더지인 줄 알았는데 까마귀였다,,! 한두 장 넘기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글자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림으로만 가득한 책이라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읽을수록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이라 참신하고 좋았다. 아이들이 내용을 상상하며 읽기에 좋을 것 같다. 

책의 전체적인 색감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열심히 가꾼 나무가 비에 손상되어 까마귀가 상심하는 과정에서, 방구석으로 파고드는 장면의 색감과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푸릇푸릇 희망찬 색감도 좋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만 틀어박히고 싶은 기분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딱 이런 색일 것 같다. 

책 안쪽 구석에 그림이 몰려 있어 의아했는데, 방 안의 '구석'과 방 바깥의 나무를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인 것 같다. 구석을 넘어 다른 동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나무! 찾아보니 <나의 구석>이라는 전작이 있었고, 이번 <나의 그늘>은 후속작이었다. <나의 구석> 마지막과 <나의 그늘> 앞부분이 이어지니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나무그늘 아래에 모이는 새와 고양이를 보며 힐링하고 싶으신 분들, 동화책 읽으며 풍부한 상상력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리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