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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꿈
김민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생체 플라스틱을 개발한 업체 ‘고치바’의 공장 뒤편에는 ‘서천꽃밭’이라 불리는 공간이 있다. 불량품과 시제품이 묻혀 있지만, 꽃이 피어 있어 쓰레기장보다는 온실처럼 느껴진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지빈은 우연히 '치아루'를 만나게 되고, 수중무용이라는 꿈을 향해 뚜렷하게 나아가는 치아루를 보며 자신과 비교하게 된다. 치아루에게는 순수한 즐거움이 동기가 되고, 그것이 곧 꿈이 된다. 한편, 치아루도 서천꽃밭의 관리인 가람을 보며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아등바등 달려온 자신과 달리, 가람은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선택하며 살아간다. 비슷한듯 다른 세 사람은 서천꽃밭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플라스틱이나 수중무용 같은 소재도 독특했지만, 세 인물의 관계성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나와 가장 비슷한 인물을 고르라면, 아마 지빈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꿈을 쫓아 물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치아루의 모습이 너무 멋지고 인상적이었다.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다카포’다. 곡의 맨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연주하라는 의미의 악상 기호. 꿈을 쫓다 길을 잃거나 후회할 때, 혹은 무언가를 망쳐버린 것 같을 때, 삶을 다시 정돈하고 바로잡을 순간은 반드시 온다고 거듭 강조한다. 이 소설은 과거, 현재,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