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는 거절하지 않습니다
김남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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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는 거절하지 않습니다📚

📝김남희 여행작가의
여행하지 않는 시대에 살아가는 자세
코로나 시대의 그녀의 고군분투 라고 해야할까
그렇다고 하기엔 이 책은 치열하다거나 씁쓸함이 베어있기 보다는 여기저기 그녀에게 구호물품을 쏘아주는 멋진 호의들이 켜켜이 쌓여있다.

‘에어비엔비를 하면서 자신의 집으로 여행을 오는 여행자들과 나누는 시간과 이야기들’
‘방과후 산책단을 열어 전국으로 퍼져가는 따스한 연대’
‘혼자 이지만 결코 혼자라고 느껴지지 않은 손길들’
이 모든 것들이 차디찬 뉴스 넘어 아직 이 곳은 살만하다고 온기를 불어넣어 준다.

일상과 사람을 여행하며 써내는 여행작가의 기록. 나도 제주에서의 일상을 여행처럼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 그녀의 발자국을 한 번 따라가 보고 싶기도 하다.

✏️나의 필살기가 하나 있다면 어떤 순간에도, 어떤 공간에서도 경이로우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작고 반짝이는 것들을 알아채고, 그것들에 순수하게 감탄하고 몰입하는 능력.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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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권여름 지음 / &(앤드)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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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권여름  장편소설


늘 마른체형을 유지하던 나도 결혼을 기점으로 살이 점점 오르더니 날이 갈수록 새로운 몸무게를 갱신하는 중이였다. 무더운 여름도 끝에 다다르고 가을을 대비해 그동안 옷장 안쪽으로 밀어놓았던 긴바지들을 꺼내보았다. 하나같이 내 늘어난 살을 지탱하기엔 버거워 보였다. 불어난 내 몸을 마주하는 시간은 참 우울하고 괴롭다. 더이상은 안되겠군! 다이어트 시작이다. 그렇게 시작한 다이어트는 20대만큼 쉽게 빠지지 않는 몸무게에 또 무너지고, 두껍게 자리를 잡은 뱃살을 만져보며 우울해지다 이내 티브이에 나오는 자극적인 음식들에 내 위장을 내어주기를 반복한다. 슬프다. 이 슬픔의 끝은 있긴 한건가? 나랑 동갑인 저 연예인은 어쩜 이렇게도 예쁜지. 나만 세월을 맞아 점점 아줌마가 되어가는 것 같다. 게으름같이 쓰이지 못해 축적된 지방이 여기저기 내몸에 들러붙어 못나보이는 몸둥아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막막하다. 


미의 기준이 되는 미디어 매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는 일찍부터 자신을 높은 잣대로 재단하는 일은 흔하게 벌어지는 듯 보인다. 자기 자신 그자체로 아름답다는 말은 그나이에는 잘 느껴지지 않을테니 그 시기를 지나온 사람으로써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하물며 지금 당장 나에게도 허공에 머무는 말 같이 느껴지니 어찌 안그렇겠는가. 사회가 씌운 코르셋에 쉼쉬기 버거워져도 예쁘다는 칭찬을 받으면 빠져나오기 힘든 마약이 작용한다. 이건 내 진짜 모습이 아닌데 하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면서도 계속 쫓게되는 것. 


‘살찐 몸은 마치 낮은 신분과 같았다’ ‘단 하루라도 존중받는 몸으로 살고 싶다’


책 읽는 내내 누군가가 내몸을 훑고 지나가는 기분이 들어 섬뜩했다. 무수한 다이어트에 실패해 온몸이 멍들어버린 여성들을 이용하는 산업의 뒷편을 보면서 소름이 끼치고, 이미 존중받지 못한 몸이 되어버린 사람에 대한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현실을 돌아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순간 나도 그런 매체에 쉽게 웃어버리고, 그 못난 행보에 거들지는 않았을까? 내몸이 아니라고 나도 그들의 권리를 쉽게 빼앗아 버리지는 않았을까? 반성하면서도 마음 한켠이 아파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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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숲속에 숨고 싶을 때가 있다
김영희 지음 / 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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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숲속에 숨고 싶을 때가 있다

 김영희 에세이


제주에 내려온지도 벌써 1년이 되었다. 낭만의 제주에서 오롯이 제주만의 것을 늘 즐기며 지낼것 같았지만 현실이라는 건 쳇바퀴 돌듯 굴러가는 것이다보니 강렬한 설렘같은건 점점 옅어져 버리고 말았다. ‘제주에 살아요’ 라는 말에 부러움을 한껏 받고는 하지만 사실 제주의 푸른 바다보다 더 자주보는건 내 핸드폰 화면인 것을. 어쩌면 너가 생각하는 그것과는 다르다는 걸 어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집순이 모드로 여느때와 별반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내며 습관적으로 SNS를 들어간 화면에 오묘하게 번지는 노을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아 정말 노을 예쁘다. 이런 멋진 하늘을 보다니 이 사람 부럽다. 나도 예쁜 노을 보고싶다.

그 순간 나도모르게 창밖을 내다보았다. 어스름하게 남아 저물어가는 노을이 저 끝에 걸려 마지막을 불태우고 있었다. 어쩌면 나도 조금만 서둘렀다면 만날수 있지 않았을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풍경을 지천에 두고도 왜 다른 사람의 풍경을 부러워 했을까? 그때 느꼈다. 아무리 좋은 게 옆에 있어도 마음이 없으면 가질 수 없다는걸. 아마도 그들이 나를 부러워 한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수많은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건 오로지 나의 몫인 것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읽자 마자 직감했다. 이 책은 천천히 풍경을 하나하나 그려가며 읽어내려가야 하겠다. 숲에서 걷기를 좋아하고 풀과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을 즐기는 작가는 글 하나하나에도 풀과 나무를 그리고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 보도록 써내려갔다. 마치 찬찬히 흐르는 일상을 들여다보는 브이로그를  보는듯 했다. 영화 ‘리틀포레스트’를 보면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힐링을 받았다. 이름도 생소한 식물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함께한다.


자연이 주는 행복은 사실 언제나 그곳에 있는데 삶이 바쁜 현대인인 우리들은 그것들을 못보고 지나쳐 버린다. 아주 작고 잘 눈이 띄지 않아 자세히 들여다보아야지 느낄 수 있는 행복들. 이 책은 그런 행복이 우리 옆에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 앞으로의 독자들에게 천천히 산책하듯 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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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낭만적 밥벌이 - 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김경희 지음 / 밝은세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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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비낭만적 밥벌이

-김경희 에세이


요즘 출간되는 책들의 유형을 가만히 살펴보면 일에 대한 이야기들이 꽤나 많이 쏟아져 나온다. 우리는 예전에도 일했고 앞으로도 일할 것이고 특별할게 없는 일이라는 것이 왜 그렇게 주목을 받게 된걸까? 일이 도대체 뭐길래? 


일이란 살기위해 하는 것. 금수저를 달고 나온 것도 아니었고 평범하게 자라온 모두에게 일은 그저 내가 살기위해서 해야하는 것 이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내 돈벌이는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공부보다 일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 느꼈던 때라 조기취업으로 쉼없이 일을 해왔다. 비록 적은 월급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꾸준히 열심히만 한다면 그 뒤에 단계는 찬찬히 알아서 올라갈것이라 여겼다. 


허나 무엇보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속에서 나는 그 무엇보다도 한참 뒤쳐지고 있음을 느꼈다. 뭐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되었다. 세상이 변하니 일도 변해버렸다. 이제 일이라는 것이 회사만 잘 다니고 주는 일만 잘 해내는 그런 것이 아니게 되었다. 열심히만 하면 다되는거 아니었나? 그렇게 나는 나의 일을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봐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천 독립서점 오키로북스의 오직원에서 경영인으로 거듭난 김경희 작가, 책도 벌써 3권이나 냈지만 여전히 지속 가능한 밥벌이를 위해 고군분투 한다. 인스타그램이나 오키로북스에서 작가님이 진행하는 워크숍을 들어보면 그녀가 얼마나 일에 열정적이고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인지 느껴지고는 한다. 일의 고단함을 솔직하게 토로하면서도 금새 오뚜기처럼 제자리를 찾아가는 그녀를 보면서는 어디서 솟아나오는지 모를 응원과 동경을 하고는 했다. 


나에게 그녀는 마치 살아있는 동기부여 처럼 느껴졌다. 나도 주체적인 내일을 찾고 싶다. 나도 지속가능한 일을 만들어내고 싶다. 나의 가치를 키우고 싶다. 내가 한단계 한단계 나를 올려놓고 싶다. 가능할까 의심하던 작은 욕망들이 불씨를 틔우는 순간이었다. 


“때로는 각자가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굉장한 큰 힘이 되기도 한다. 그들이 격어내고 있는 시간은 누군가에게 10년 후를 그릴 수 있게 해주니까”-p98


“죽기 직전까지 몇 개의 직업을 더 가질지, 어떤일을 하게 될지는 모른다. 다만 계속 일하는 이들을 보며, 그들의 활약을 보며, 더는 불안에 잠식 당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일하고 싶을 때까지 일하는 삶을 살아갈 테니까.” p99 


요즘의 일이란건 단순히 돈만 해결해주는 수단이 아닌 나의 정체성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정답이란건 존재하지 않겠지만 나의 하나의 세계관을 완성하듯 나의 일을 구축해 가는 게 중요해지는 시대. 새로운 길을 찾아 헤매이며 지칠때 함께 해쳐나가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힘이되기도 한다. ‘비낭만적 밥벌이’는 일이란 미로속에서 용기 한스푼, 위로 한스푼을 떠 끼니가 되어 든든하게 채워줄 책이다. 일에 정신없이 달리다 자신을 잃고 야위어 가고 있는 누군가에게 초코바 하나 꺼내듯 이 책을 꺼내어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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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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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_ 모리미 도미히코


여러분은 소설을 좋아하시는 지 궁금하다. 어떠한 걸 얻기위해 소설을 읽는 지도 말이다.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우리는 늘 이야기를 듣고 보면서 자라왔던 것 같다. 만화속으로 빨려들어가 추리탐정이 되어보고, 멋진 남자주인공과 설레는 사랑도 해보고, 지구용사가 되어 지구를 구해보기도 한다. 판타지소설에 빠졌을 때 즈음에는 오묘한 숲길을 걸으며 신비한 마법을 구사하며 여행을 떠나는 꿈도 꾸어보고, 혼자 한밤중에 퇴마록을 읽으면서 아무도 없는 내 방이 느닷없이 스산해지는 기분에 온몸으로 전달되는 나의 심장 박동수가 급격히 빨라짐을 느끼기도 했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건 아마도 쾌락 때문이지 않을까? 현실에서 느껴보지 못하는 것들이 책속에는 너무나도 많다. 책을 펼쳐 읽어내려가는 순간 나는 청량한 바다가 펼쳐져 있는 해변에 가있기도 하고, 신비의 마법을 부리는 마왕을 만나기도 하고, 나를 구해준 은인이 사실은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일 수 있겠다는 미스터리에 몸이 떨리기도 한다. 그 모든 것들이 소설 속에서 펼쳐지고 우리는 화자의 마음을 같이 느낀다. 아니 그 순간은 내가 화자가 된다. 그는 나다. 이 혼돈 속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딱 한가지 책에서 빠져나오는 수밖에 없다. 


열대는 미스테리한 수수께끼 같은 책[열대]가 등장한다. 여러 인물들이 이 책의 매력에 빠지지만 아무도 끝까지 읽지는 못한다. 이 수수께끼 책에 매료된 인물들은 이 책의 비밀을 파해치기 위해 ‘학파’라는 모임을 만들어 책의 결말을 존재를 알아내려 하지만 점점 더 알 수 없는 일들이 이들에게 생긴다. 이들은 과연 [열대]의 비밀을 찾아낼 수 있을까? 현실과 환상이 오가는 열대는 내가 읽고 있는 책이 이야기에 나오는 열대인지 헷갈릴만큼 이야기 자체가 수수께끼로 가득하다.   

 

“소설은 누가 뭘 해서 어떻게 됐다는 식으로 요약해 봤자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등장인물들과 함께 그 세계에 살면서 푹 빠져 읽는 동안에만 존재한다, 그게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점입니다.” P, 41


“마지막 페이지만 읽으면 소설을 읽은 게 되나요? 첫 문장부터 소설 속 세계에 들어가서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해야 그 소설을 읽은 거라고 할 수 있지 않나요?” P, 41


가끔 나도 모르게 소설을 읽다보면 결말을 빨리 알고싶어 뒤로 껑충 뛰어버리는 일이 있다. 혹은, 중간에 늘어지는 설명이 있을때는 속독도 아닌 흘려읽기를 해버리기도 한다. 허나 이내 깨닫고 만다. 결말을 아는게 중요한게 아니라는걸. 책의 흐름에 맞게 따라 갈때 진정 이야기가 나에게서 살아나는 걸 느낀다면 결말은 크게 중요치 않다.


“수수께끼는 수수께끼인 채로 두는 게 중요한 겁니다.” P, 34


정말 오랜만에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 책을 받아들고서 조금의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는데, 역시 이야기의 끌어당기는 흡입력은 참으로 무섭다는 걸 다시금 느끼며, 자꾸만 마지막으로 치달을 수록 조급해지는 마음에 페이지를 너무 훌렁훌렁 넘겨버리는 습성은 자제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참 어렵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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