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권여름 지음 / &(앤드)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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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권여름  장편소설


늘 마른체형을 유지하던 나도 결혼을 기점으로 살이 점점 오르더니 날이 갈수록 새로운 몸무게를 갱신하는 중이였다. 무더운 여름도 끝에 다다르고 가을을 대비해 그동안 옷장 안쪽으로 밀어놓았던 긴바지들을 꺼내보았다. 하나같이 내 늘어난 살을 지탱하기엔 버거워 보였다. 불어난 내 몸을 마주하는 시간은 참 우울하고 괴롭다. 더이상은 안되겠군! 다이어트 시작이다. 그렇게 시작한 다이어트는 20대만큼 쉽게 빠지지 않는 몸무게에 또 무너지고, 두껍게 자리를 잡은 뱃살을 만져보며 우울해지다 이내 티브이에 나오는 자극적인 음식들에 내 위장을 내어주기를 반복한다. 슬프다. 이 슬픔의 끝은 있긴 한건가? 나랑 동갑인 저 연예인은 어쩜 이렇게도 예쁜지. 나만 세월을 맞아 점점 아줌마가 되어가는 것 같다. 게으름같이 쓰이지 못해 축적된 지방이 여기저기 내몸에 들러붙어 못나보이는 몸둥아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막막하다. 


미의 기준이 되는 미디어 매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는 일찍부터 자신을 높은 잣대로 재단하는 일은 흔하게 벌어지는 듯 보인다. 자기 자신 그자체로 아름답다는 말은 그나이에는 잘 느껴지지 않을테니 그 시기를 지나온 사람으로써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하물며 지금 당장 나에게도 허공에 머무는 말 같이 느껴지니 어찌 안그렇겠는가. 사회가 씌운 코르셋에 쉼쉬기 버거워져도 예쁘다는 칭찬을 받으면 빠져나오기 힘든 마약이 작용한다. 이건 내 진짜 모습이 아닌데 하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면서도 계속 쫓게되는 것. 


‘살찐 몸은 마치 낮은 신분과 같았다’ ‘단 하루라도 존중받는 몸으로 살고 싶다’


책 읽는 내내 누군가가 내몸을 훑고 지나가는 기분이 들어 섬뜩했다. 무수한 다이어트에 실패해 온몸이 멍들어버린 여성들을 이용하는 산업의 뒷편을 보면서 소름이 끼치고, 이미 존중받지 못한 몸이 되어버린 사람에 대한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현실을 돌아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순간 나도 그런 매체에 쉽게 웃어버리고, 그 못난 행보에 거들지는 않았을까? 내몸이 아니라고 나도 그들의 권리를 쉽게 빼앗아 버리지는 않았을까? 반성하면서도 마음 한켠이 아파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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