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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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_ 모리미 도미히코


여러분은 소설을 좋아하시는 지 궁금하다. 어떠한 걸 얻기위해 소설을 읽는 지도 말이다.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우리는 늘 이야기를 듣고 보면서 자라왔던 것 같다. 만화속으로 빨려들어가 추리탐정이 되어보고, 멋진 남자주인공과 설레는 사랑도 해보고, 지구용사가 되어 지구를 구해보기도 한다. 판타지소설에 빠졌을 때 즈음에는 오묘한 숲길을 걸으며 신비한 마법을 구사하며 여행을 떠나는 꿈도 꾸어보고, 혼자 한밤중에 퇴마록을 읽으면서 아무도 없는 내 방이 느닷없이 스산해지는 기분에 온몸으로 전달되는 나의 심장 박동수가 급격히 빨라짐을 느끼기도 했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건 아마도 쾌락 때문이지 않을까? 현실에서 느껴보지 못하는 것들이 책속에는 너무나도 많다. 책을 펼쳐 읽어내려가는 순간 나는 청량한 바다가 펼쳐져 있는 해변에 가있기도 하고, 신비의 마법을 부리는 마왕을 만나기도 하고, 나를 구해준 은인이 사실은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일 수 있겠다는 미스터리에 몸이 떨리기도 한다. 그 모든 것들이 소설 속에서 펼쳐지고 우리는 화자의 마음을 같이 느낀다. 아니 그 순간은 내가 화자가 된다. 그는 나다. 이 혼돈 속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딱 한가지 책에서 빠져나오는 수밖에 없다. 


열대는 미스테리한 수수께끼 같은 책[열대]가 등장한다. 여러 인물들이 이 책의 매력에 빠지지만 아무도 끝까지 읽지는 못한다. 이 수수께끼 책에 매료된 인물들은 이 책의 비밀을 파해치기 위해 ‘학파’라는 모임을 만들어 책의 결말을 존재를 알아내려 하지만 점점 더 알 수 없는 일들이 이들에게 생긴다. 이들은 과연 [열대]의 비밀을 찾아낼 수 있을까? 현실과 환상이 오가는 열대는 내가 읽고 있는 책이 이야기에 나오는 열대인지 헷갈릴만큼 이야기 자체가 수수께끼로 가득하다.   

 

“소설은 누가 뭘 해서 어떻게 됐다는 식으로 요약해 봤자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등장인물들과 함께 그 세계에 살면서 푹 빠져 읽는 동안에만 존재한다, 그게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점입니다.” P, 41


“마지막 페이지만 읽으면 소설을 읽은 게 되나요? 첫 문장부터 소설 속 세계에 들어가서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해야 그 소설을 읽은 거라고 할 수 있지 않나요?” P, 41


가끔 나도 모르게 소설을 읽다보면 결말을 빨리 알고싶어 뒤로 껑충 뛰어버리는 일이 있다. 혹은, 중간에 늘어지는 설명이 있을때는 속독도 아닌 흘려읽기를 해버리기도 한다. 허나 이내 깨닫고 만다. 결말을 아는게 중요한게 아니라는걸. 책의 흐름에 맞게 따라 갈때 진정 이야기가 나에게서 살아나는 걸 느낀다면 결말은 크게 중요치 않다.


“수수께끼는 수수께끼인 채로 두는 게 중요한 겁니다.” P, 34


정말 오랜만에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 책을 받아들고서 조금의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는데, 역시 이야기의 끌어당기는 흡입력은 참으로 무섭다는 걸 다시금 느끼며, 자꾸만 마지막으로 치달을 수록 조급해지는 마음에 페이지를 너무 훌렁훌렁 넘겨버리는 습성은 자제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참 어렵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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