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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동쪽 ㅣ 작은 역사 4
전우용 지음, 이광익 그림 / 보림 / 2014년 12월
평점 :
서울의 동쪽, 개천의 하류라고 불렸던 '아랫대'의 역사를 담고 있는 그림책이네요.서울 전체가 아닌 동쪽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신선해요. 동대문 시장이 떠오르는 서울의 동쪽이 갖고 있는 다채로운 역사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우리나라 전체는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지만, 서울은 반대라고 하네요. 도성의 개천물이 모여드는 곳이었습니다. 낮은 지대라서 물난리도 많이 일어났던 곳이라네요. 미나리 밭이 있었고 말이 뛰어놀던 곳이었다고 하네요.
판자촌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그림, 옛날 옷을 입고 바쁘고 움직이는 사람들, 조금씩 변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하는 도시의 모습까지, 같은 장소이지만 매번 새로워지는 변화가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어요.
지금은 커다란 건물들이 우뚝 솟아있는 도시의 모습이지만,이전에 어떤 사연을 갖고 있는지, 역사속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는지 알게 되었어요. 경성 운동장 시절부터 청계천 시대,전쟁을 겪으면서 실향민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던 이야기까지, 서울의 동쪽은 다양한 역사를 갖고 있어요. 재봉틀로 시작해서 노동자들의 역사를 새롭고 써나간 곳이기도 하고요.고가도로가 생기기도 하고 다시 철거되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꿈꾸지요. 무허가 건물이 허물어지고 아파트와 큰 건물들이 쑥쑥 만들어졌어요.
개천이 복원되고, 박물관이 생기고...쇼핑의 천국이 되어가는 서울의 동쪽.
끊임없이 살아 숨쉬는 듯한 공간이에요. 복잡한 듯 정신없는 그림 안에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담아져 있어요.사진인 것 같기도 하고, 그림인 것도 같은 모습들이 생생해요.600년 넘게 변화하면서 새롭게 태어난 장소의 역사를 담고 있는 그림책이네요. 역사책은 어렵고 복잡하고 양이 많아서 쉽게 다가오지 않는데, 한 가지 주제로 새로운 호기심을 자극하는 멋진 책이에요. 서울의 다른 장소, 우리나라의 다른 시대, 또다른 지역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내가 사는 이곳의 역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금 살고 있는 이 곳은 옛날에 어떤 장소였을까? 자꾸 궁금해지게 만드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