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명성아파트
무경 지음 / 래빗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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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1939년 명성아파트
✏️저자명 : 무경
🏢출판사 : 래빗홀
📅출간일 : 2026년 2월 11일

1938년 겨울, 경성.
열두 살 소녀 입분은 주인집에서 음식 도둑으로 몰려 쫓겨난다.
제대로 변명할 기회조차 없이 ‘도둑’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순간, 아이의 삶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갈 곳 없는 입분에게 손을 내민 사람은 그날 손님으로 와 있던 가야마 렌코, 한국 이름 최연자였다.

입분은 그녀의 식모로 들어가게 되고, 그렇게 새로운 삶을 시작한 곳이 경성의 독신자아파트, 일명 ‘명성아파트’다.

1939년 여름, 명성아파트
이듬해 여름, 명성아파트에서 영화 촬영이 진행된다.
낯설고 화려한 촬영 현장은 입주민들의 무료한 일상에 작은 설렘을 불어넣는다. 누군가는 구경꾼이 되고, 누군가는 단역으로 출연하며 잠시나마 다른 삶을 꿈꾼다.

그러나 촬영에 참여했던 한 입주민이 칼에 찔려 살해된 채 발견된다. 현장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붉은 글씨가 남겨지고, 그날 아파트에 있던 모든 사람이 용의선상에 오른다.

수사가 시작되면서 드러나는 것은 입주민 각자가 숨기고 있던 사연과 욕망, 관계의 균열, 그리고 서로를 향한 불신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 이야기는 열두 살 소녀 입분의 시선을 따라 전개된다.
어른들의 복잡한 세계를 조용히 관찰하는 아이의 눈을 통해, 명성아파트는 점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명성아파트’라는 공간 설정이다.
소리가 잘 새어 나오지 않는 두꺼운 문, 층마다 반복되는 동일한 구조, 가까이 살지만 서로를 깊이 알지 못하는 관계. 이 모든 요소가 맞물리며 아파트는 하나의 거대한 밀실이 된다. 공간 자체가 사건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장치로 작용한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다. 이 폐쇄적인 구조는 긴장을 배가시키며, 평범했던 일상의 공간을 서서히 공포의 무대로 바꾸어 놓는다.

또 좋았던 점은 주인공 입분이다.
보통 미스터리 소설에서 어린 주인공은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거나, 다소 무모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입분은 다르다. 똑똑하고 눈치가 빠르며, 상황을 읽는 감각이 탁월하다. 조용히 관찰하면서도 필요한 순간에는 빠릿하게 움직인다.

그래서일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분을 응원하게 된다.
그 작은 아이가 어른들의 욕망과 거짓이 뒤얽힌 공간을 통과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묘하게 뭉클하다. 기특하고, 안쓰럽고, 그래서 더 사랑스럽다.

역사미스터리라는 장르답게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특정한 메시지를 과하게 내세우기보다, 그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욕망과 선택을 보여주며 이야기의 무게를 더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전에서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밀실 트릭의 긴장감, 역사적 배경이 더하는 묵직함, 그리고 예상 밖의 반전까지.
추리소설의 재미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만족👍🏻

📌 추천
✔ 반전 있는 미스터리를 좋아하시는 분
✔ 역사미스터리 장르를 즐기시는 분
✔ 밀실 구조와 폐쇄된 공간 추리를 좋아하시는 분
✔ 똑똑한 어린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책이다.

래빗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1939년명성아파트 #무경 #래빗홀 #추리소설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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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재판의 변호인
기미노 아라타 지음, 김은모 옮김 / 톰캣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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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마녀재판의 변호인
✏️저자명 : 기미노 아라타
🏢출판사 : 톰캣
📅출간일 : 2026년 2월 13일

16세기 신성로마제국을 배경으로 한 법정 미스터리.

전직 법학 교수 로젠은 여행 중 들른 한 마을에서 마녀재판에 휘말린다. 피고는 물레방앗간 관리인을 마술로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는 소녀 앤. 반년 전 어머니가 마녀로 처형되었다는 사실은, 그녀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다.

이미 마을 사람들은 앤의 유죄를 확신하고 있다.
증거는 없다.
과학 수사도 없다.
오직 미신과 편견, 그리고 ‘마녀는 존재한다’는 믿음만이 이 재판을 지배한다. 읽으면서 가장 답답했던 지점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애초에 결론이 정해진 재판이라니.

로젠은 영주의 허락을 받아 사건을 재조사하고, 동행한 소녀 리리와 함께 증언의 모순과 숨겨진 진실을 하나씩 파헤쳐 나간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히 범인을 찾는 문제가 아니다. ‘마녀가 존재한다’는 전제 자체를 무너뜨리지 않으면 어떤 논리도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불가능해 보이는 싸움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긴장이 확 올라간다.

이 소설의 진짜 재미는 단연 재판 장면이다. 로젠이 증언의 모순을 짚어내고, 하나씩 무너뜨려 가는 과정이 정말 흥미롭다. 하지만 마녀를 굳게 믿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다. 로젠은 범인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 광기와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믿음’이라는 게 이렇게까지 단단할 수 있다니, 읽으면서 여러 번 한숨이 나왔다.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의 이면과 인물들의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며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마지막 반전은 꽤 강렬하다. 솔직히 “아, 이렇게 흘러간다고?” 하는 감탄이 나왔다.

한 소녀의 무죄를 밝히는 이야기이자, 맹신과 편견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이성으로 싸우는 인간의 용기를 그린 미스터리. 생각할 거리도 남기지만, 무엇보다 재미있다. 몰입감이 좋아서 거의 후루룩 읽히는 작품이었다. 제목과 내용도 완전 찰떡❤️

법정 공방과 반전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소설이다.

📕책속문장
p.189 마을 사람뿐만 아니라, 그 소문을 듣고 찾아온 병자나 부상자를 수없이 구했다. 성 메니니누무스 조각상에 기도를 올리고 이 마을의 물로 거듭 목욕함으로써, 모두 치유의 은혜를 받았다.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리리는 이해했다. 어째서 이 마을 사람들은 성 메니니누무스를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는가. 그 신앙이 오랜 세월 동안 강화됐기 때문이다

➡️ 믿음이란 참 무섭다. 한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무 의심 없이 누군가를 몰아세우기도 한다.

톰캣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마녀재판의변호인 #기미노아라타 #톰캣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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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나방
마태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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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완성된 가장 잔혹한 감옥

교통사고로 기억과 일상 능력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난 소영은 1년 넘는 엄마의 간병 끝에 다시 일상생활이 가능해져 퇴원한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순간, 황폐한 집과 무기력한 아빠의 모습에서 강한 위화감을 느낀다. 엄마가 말해온 ‘가족’과 ‘집’은 소영이 상상하던 모습과 전혀 달랐다.

집에 돌아온 이후 엄마는 소영을 외부와 철저히 차단하고 학교에도 보내지 않은 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통제한다. 감옥처럼 느껴지는 집에서 지내던 소영은 침대 밑에서 발견한 수상한 쪽지와, 사고 전 자신이 “진짜 엄마를 만나러 간다”고 말했다는 친구 민지의 증언을 통해 엄마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내가 죽으면 엄마 때문이다”라는 과거의 기록이 발견되며, 의심은 점점 확신으로 바뀌어 간다.

보호와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모성애는 언제나 “너를 위해서”라는 말로 정당화된다.
“너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가족이 없으면 어떻게 살겠니”
이 말들은 걱정처럼 들리지만, 반복될수록 소영의 세계는 점점 좁아진다.

소영의 엄마는 스스로를 딸을 사랑하는 존재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 사랑은 결국 딸을 하나의 인간이 아닌, 소유하고 통제해야 할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누에나방》은 가장 익숙하고 안전하다고 믿었던 관계가 가장 잔혹한 감옥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혹시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은 없었는지,
혹은 누군가의 “너를 위해서”라는 말에 너무 쉽게 순응해온 건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읽을수록 반전에 반전이…..
스포를 할 수 없어서 답답하다.
어떤 결말인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소영 엄마의 진실이 뭔지…
다 말하고 싶은데 말을 못 하겠는 이 답답함.

이 작가님 전작 습기도 분위기가 습하고 꿉꿉해서 정말 재미있었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다. 읽는 내내 뭔가 눅눅한 느낌이 든다. 설명하기 어려운데, 진짜로 책이 습한 느낌이다. 그래서 더 불쾌하고, 그래서 더 재미있다. 불쾌하고, 축축하고, 답답한데…
그래서 더 오래 남는 소설이었다.

✔️ 책에서 눅눅한 공기가 느껴진다. 불쾌한데, 이상하게 계속 읽게 된다. 반전이 계속 나오는데, 말할 수가 없다. 직접 읽는 수밖에. 직접 읽어보시라 👍🏻

해피북스투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누에나방 #마태 #해피북스투유 #해북이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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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가
김진영 지음 / 반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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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땅’에 깃든 저주와 인간의 욕망을 그린 K-오컬트 호러 소설이다.

형용은 사망한 형이 남긴 군산 청사동의 땅을 알게 되고, 어머니에게서 그 땅을 증여받아 적산가옥 형태의 베이커리 카페 ‘유메야’를 지으며 인생의 재기를 꿈꾼다. 그러나 개업 직후 음식이 하루 만에 썩어버리고, 아내 유화는 일본 전통 복장을 한 하얀 얼굴의 남자 환영을 보기 시작한다.

불길함을 느낀 유화는 땅의 과거를 추적하던 중, 그곳이 일제강점기 일본인의 집이었으며 이 집에서 비극적인 죽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소유하려는 자, 되찾으려는 자, 저주를 이용해 성공하려는 자들의 욕망이 얽히며, 땅에 숨겨진 잔혹한 진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은 책의 시점이 주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고르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특히 형용의 아내 유화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형용의 변화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처음엔 현실적인 가장이었던 인물이 점점 땅과 성공에 집착하며 변해가는 모습이, 가장 가까운 사람의 시선으로 묘사되다 보니 훨씬 현실적이고 더 무섭게 느껴졌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영화 파묘가 떠올랐다.
한국적인 공간, 토지에 얽힌 역사, 보이지 않는 존재와 인간의 욕망이 맞물리는 구조가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한국형 오컬트, 특히 무당 저주 땅과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 읽고 나서는 괜히 집이나 땅을 다시 보게 됐다.
그냥 배경이 아니라, 그 위에 쌓인 시간과 이야기들이 떠올라서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많이 무서웠다.
밤에 읽다가 괜히 집 안 소리에 예민해졌고,
“이건 낮에 읽었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다😭
그런데도 책을 덮지 못했다.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너무 궁금해서 멈출 수가 없었다.
다음엔 꼭… 해 뜬 다음에 읽어야지…

👉 한 줄로 정리하면
한국형 오컬트를 좋아한다면 추천, 밤에 읽기엔 조금 많이 무서운 책.

오팬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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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유해성
사쿠라바 카즈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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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한때 명탐정 사천왕으로 불리며 전국적인 인기를 누렸던 탐정 고코타이 가제와 그의 조수 나루미야 유구레. AI 탐정이 대세가 된 지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예전의 화려함을 생각하면 조금은 쓸쓸한 현재다.

그러나 과거 그들이 해결했다고 믿었던 사건들이 ‘#명탐정의유해성’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유튜브 영상으로 재소환되면서, 두
두 사람은 자신들이 해결했다고 믿었던 사건들을 다시 검증하기 위한 여행에 나선다.

실종 사건, 연쇄 살인, 학교 괴담과 대형 공연장 사건까지, 과거에는 명쾌하게 ‘해결’되었다고 여겼던 사건들은 시간이 흐른 뒤 전혀 다른 얼굴로 모습을 드러낸다. 정의라 믿었던 추리는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었고, 명확한 정답은 침묵과 왜곡을 남기기도 했다.

이 소설은 현재의 재조사 여정과, 과거에 조수 나루미야가 기록해 책으로 남긴 사건 서사가 교차하며 진행된다.

모든 재검증이 깔끔한 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어떤 진실은 끝내 바뀌지 않고, 어떤 후회는 너무 늦게 도착한다. 그래서 더 현실처럼 느껴졌다. 삶에서도 우리는 늘 뒤늦게 깨닫고, 그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는, 돌아보는 일 자체가 의미가 될 수 있다고 말해주는 점이 좋았다.

솔직히 말하면, 50대 아저씨와 아줌마의 추리 이야기라서 이렇게 재미있을 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두 사람의 티키타카가 너무 좋았다. 이야기의 무거움을 적절히 덜어주며, 읽는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만이 나눌 수 있는 호흡,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감정들이 이야기를 더 깊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면서 동시에, 나이 들어간다는 것과 다시 생각해본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처럼 오래 남는다.

<이 서평은 모도 (@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내친구의서재 (@mytomobook)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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