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
홍자성 지음, 안은미 편역 / 대가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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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채근담
✏️저자명 : 홍자성
🏢출판사 : 대가
📅출간일 : 2026년 10월 30일

살아가다 보면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이 참 많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조급해진다. 이미 가진 것도 충분한데 더 많은 것을 바라며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 때도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

《채근담》은 그런 질문에 답을 건네는 고전이다. 명나라 말기의 학자 홍자성이 쓴 이 책에는 인간관계와 처세, 욕망과 절제,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책에서 이야기하는 인간의 마음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책은 전집과 후집으로 나뉜다. 전집에서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과 욕심을 경계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자세를, 후집에서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과 마음의 평온을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옛사람들의 가르침이 지금의 생활과 얼마나 맞닿아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읽다 보니 몇백 년 전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현실적인 내용이 많았다.

우리는 자신의 실수에는 이유를 붙이면서도 다른 사람의 실수에는 쉽게 화를 낸다.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태도를 보일 때가 얼마나 많은가.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는 이야기에 괜히 뜨끔했다.

욕심에 관한 이야기도 마음에 남았다.

더 좋은 것을 가지고 싶고,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하나를 얻으면 또 다른 하나를 원하고, 욕심은 끝없이 이어진다.

모든 것을 가지려고 애쓸수록 마음은 더 바빠지고,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커진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지금 가진 것에 얼마나 만족할 수 있느냐는 사실이다.

책에서는 성공과 실패, 기쁨과 슬픔을 대하는 태도도 이야기한다.

좋은 일이 생겼다고 지나치게 들뜨지 않고, 어려운 일이 닥쳤다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마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머리로는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감정이 먼저 앞서는 순간이 많기 때문이다.

후집에서는 산과 물, 바람과 달을 바라보며 세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찾는 삶을 이야기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은 요즘,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조용히 차를 마시는 평범한 시간도 소중한 행복임을 떠올렸다.

개인적으로는 후집보다 전집이 더 마음에 남았다.

자연과 마음의 평온도 좋았지만, 전집에 담긴 인간관계와 처세에 관한 가르침이 지금의 내 생활과 더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고, 때로는 한발 물러설 줄 아는 태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이라 더욱 공감이 갔다.

《채근담》은 짧은 글마다 서로 다른 가르침이 담겨 있어 조금씩 읽고 생각하기 좋은 책이다.

모든 가르침을 지금의 삶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골라 마음에 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하루아침에 마음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에게 지치고 마음이 복잡해질 때 책에서 읽었던 이야기 하나쯤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독서가 아닐까.

어쩌면 《채근담》은 한 번 읽고 끝내는 책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가끔씩 다시 펼쳐 봐야 할 책인지도 모르겠다.

많이 가진 사람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한 것.

그 단순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가르침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책읽는쥬리 서평단 모집
대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채근담 #마음을다스리는지혜 #홍자성 #대가 #책읽는쥬리


📖 기억에 남는 대목

「몸에 좋은 약은 써」

듣기 좋은 말만 반기다 보면 정작 나를 성장시키는 충고를 놓칠 수 있다. 귀에 거슬리는 말이라도 그 안에 배울 점이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됐다.

「피는 꽃도 한철, 폭풍·천둥번개도 한때」

좋은 순간도 어려운 순간도 영원하지 않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쉽게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위로처럼 다가왔다.

「한 걸음 물러서는 겸양의 덕」

앞서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때로는 한발 물러서고 상대에게 자리를 내어 주는 태도가 더 큰 지혜일 수 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받는 복도 두텁고 은총도 오래가」

차가운 말보다 따뜻한 마음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 결국 인간관계에서 오래 남는 것은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면」

욕심이 커질수록 마음은 복잡해진다. 필요한 것을 위해 노력하되, 소유에 끌려다니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상의 즐거움이 참다운 기쁨」

특별한 일이 없어도 평범한 식사와 익숙한 풍경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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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애도
조지아 맥베이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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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완벽한 애도
✏️저자명 : 조지아 맥베이
🏢출판사 : 나무옆의자
📅출간일 : 2026년 10월 28일

《완벽한 애도》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죄책감, 집착과 복수가 뒤엉킨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주인공 아이리스는 약혼자 프레디를 교통사고로 잃은 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모이는 애도 모임에 참석한다.

그곳에서 아내 앨리스를 잃은 잭을 만난다.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같은 날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슷한 아픔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 주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만남에는 처음부터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아이리스는 잭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의 관심을 얻기 위해 SNS를 뒤지고, 직장과 집을 알아내고, 생활 패턴까지 조사한다. 우연히 마주친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은 모든 것이 계산된 만남이다.

심지어 잭이 좋아할 만한 여자가 되기 위해 자신의 외모와 말투, 행동까지 바꾼다.

그런데 아이리스의 이런 행동은 처음이 아니다.

그녀는 과거 프레디에게도 집착하며 스토킹한 적이 있다. 프레디에게 향했던 관심이 이제는 잭에게 옮겨간 것이다.

아이리스는 누군가를 사랑한다기보다, 그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데 더 집착하는 것 같았다.

이야기 중간중간 등장하는 아이리스의 어린 시절도 흥미롭다.

어린 시절 아이리스는 마시에게 쏠리는 관심과 사랑을 바라보며 질투와 소외감을 느낀다.

마시를 좋아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도 그만큼 사랑받고 싶어 했다. 그러다 마시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가족의 관계는 완전히 달라진다.

어머니는 마시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이리스는 살아남은 자신이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이런 과거를 읽다 보면 아이리스가 왜 그토록 다른 사람의 관심과 사랑에 집착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행동까지 이해되는 것은 아니었다.

한편 잭 역시 평범한 남자가 아니다.

처음에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간직한 다정한 남자처럼 보이지만, 아이리스와 가까워질수록 점점 이상한 모습을 드러낸다.

아이리스가 뭘 입는지, 누구를 만나는지까지 간섭하기 시작하고, 그녀의 행동을 자신의 뜻대로 통제하려 한다.

아이리스 역시 잭의 행동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만 쉽게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이리스가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녀의 말과 행동을 의심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관심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상황을 만들고, 필요하다면 상대방의 감정까지 이용한다.

아이리스도 이상하고, 잭도 이상하다.

둘 다 사랑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는 않는다. 서로를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하려 하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려 한다.

읽으면서 몇 번이나 생각했다.

도대체 누가 더 위험한 사람일까?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은 더욱 높아진다. 하나의 비밀이 밝혀지면 또 다른 비밀이 등장하고, 진실을 알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새로운 의문이 생긴다.

특히 에필로그가 인상적이었다.

모든 사건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아이리스가 했던 말과 행동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처음부터 그녀가 보여 준 슬픔과 사랑, 두려움이 모두 진심이었을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계산된 행동이었을까?

개인적으로 아이리스라는 인물이 정말 독특했다. 분명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는데도 계속 그녀가 궁금해졌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아이리스의 성격이 만들어진 과정을 보여주는 구성도 좋았다. 앞에서 별생각 없이 넘겼던 장면들이 뒤로 갈수록 다르게 느껴졌고, 마지막에는 아, 그래서 그랬구나 싶은 부분도 있었다.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정상적이지 않아서 읽는 내내 답답하고 불편한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그 불편함 때문에 오히려 책을 쉽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

마지막까지 누구도 믿을 수 없었던 이야기.

스토킹과 집착을 소재로 한 심리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꽤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제목인 《완벽한 애도》가 조금 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과연 아이리스가 애도하고 있었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이 잃어버린 사랑과 관심이었을까?

나무옆의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완벽한애도 #조지아맥베이 #나무옆의자 #스릴러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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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은 낙원에서 논다
마치다 소노코 지음, 김현화 옮김 / 사유와공감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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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소녀들은 낙원에서 논다
✏️저자명 : 마치다 소노코
🏢출판사 : 사유와공감
📅출간일 : 2026년 10월 28일

낙원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소녀들의 비밀

누군가 나를 위한 완벽한 세상이 있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고, 고통 없는 삶을 살 수 있으며,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약속.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 말이 얼마나 달콤하게 들릴까.

《소녀들은 낙원에서 논다》는 그런 구원의 약속 뒤에 감춰진 비밀과, 그곳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선택하려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소설이다.

이야기는 규슈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들과 한 소녀의 실종으로 시작된다.

학교폭력과 가족 문제로 상처받은 미오는 NI 구원회라는 종교단체와 관련된 시설에서 생활하게 된다. 자연과의 공존을 주장하며 새로운 삶을 약속하는 곳이지만, 그 안에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규칙과 비밀이 존재한다.

미오와 린네는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다투고 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오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된다.

한편 부모의 기대를 안고 NI 구원회 시설에 들어간 우이카는 그곳에서 미오를 만난다.

두 소녀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어른들이 정해 놓은 삶을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우이카는 부모가 바라는 특별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미오는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았던 가족과 학교에서 받은 상처를 안고 있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두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하지만 평화로워 보였던 시설 안에는 수상한 의식과 출입 금지 구역이 존재한다.

여기에 마을에서 발생한 의문의 죽음과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공주의 전설까지 더해지면서 이야기에 점점 더 몰입하게 된다.

처음에는 종교단체를 둘러싼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과거의 비극과 현재의 사건이 연결되면서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진다.

종교단체라는 소재 자체가 주는 폐쇄적인 분위기도 긴장감을 높였다. 겉으로는 평화롭고 모두가 행복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게 될수록 오히려 더 섬뜩해진다.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소문이 과연 진실일까? 누군가를 두려운 존재로 기억하는 동안 정작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마음을 품고 있었는지는 잊힌 것이 아닐까?

NI 구원회는 구원을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서 소녀들은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대신 결정하고, 그것이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고 믿는다.

누군가를 위한다는 말이 언제나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보호라는 이름으로 자유를 빼앗고, 사랑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기대를 강요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들이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져 더욱 씁쓸했다.

《소녀들은 낙원에서 논다》는 종교단체의 비밀과 의문의 죽음, 오래된 전설을 엮어 가는 미스터리 소설이면서 동시에 상처받은 소녀들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스터리 특유의 긴장감도 있지만, 사건 자체보다 그 안에 놓인 인물들의 감정과 선택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띠지에 적힌 ‘청춘 호러’라는 표현이 왜 붙었는지 알 것 같았다. 읽는 동안에는 미스터리와 기묘한 사건들에 집중했는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무서웠던 장면보다 소녀들의 이야기가 더 깊이 남았다. 정말 이 작품에 잘 어울리는 표현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남은 것은 소녀들의 우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정말 슬펐다.

그렇다고 새드엔딩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방식에는 따뜻함도 있었는데,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졌다. 모든 이야기를 알고 나서 소녀들의 마음을 다시 생각하니 쉽게 책장을 덮을 수 없었다.

미스터리 특유의 긴장감으로 시작해 마지막에는 소녀들의 우정으로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였다.

책을 덮고 나서도 제목에 담긴 ‘낙원’이라는 단어가 오래 남았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완벽한 세상보다, 조금은 불완전하더라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결국 진정한 낙원은 누군가가 약속하는 완벽한 세상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고 서로의 선택을 존중받을 수 있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사유와공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소녀들은낙원에서논다 #마치다소노코 #신간소설 #사유와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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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정 허균 2 - 홍길동 살인 사건
현찬양 지음 / 래빗홀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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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식탐정 허균 2
✏️저자명 : 현찬양
🏢출판사 : 래빗홀 @rabbithole_book
📅출간일 : 2026년 10월 28일

음식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누군가를 죽이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아무런 의심 없이 먹는 음식에 독이 들어 있다면 어떨까? 더구나 그 죽음이 저주 때문이라는 소문까지 퍼진다면 진실을 밝혀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식탐정 허균 2》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음식과 독, 의문의 죽음을 둘러싼 사건들을 풀어가는 역사 미스터리 소설이다.

저주받은 여인이라는 소문에 시달리는 백부인의 사건을 시작으로, 술에 얽힌 의문의 죽음과 암호가 담긴 비밀 문서, 왕실을 둘러싼 정치적 음모까지 이야기가 이어진다.

처음 등장하는 사건은 남편들이 잇따라 죽으면서 불길한 여인으로 낙인찍힌 백부인의 이야기다.

사람들은 그녀가 저주를 받았다고 수군거리고, 남편의 죽음 역시 그녀 때문이라고 의심한다.

하지만 정말 저주가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죽음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이 믿고 있던 소문과는 다른 가능성이 드러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백부인의 처지가 참 안타까웠다. 남편을 잃은 슬픔만으로도 힘들었을 텐데, 죽음의 원인까지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야 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확실한 증거도 없이 소문만으로 한 사람을 판단하는 모습이 씁쓸했다.

이후 이야기는 술과 독을 둘러싼 사건으로 넘어간다.

평범하게 생각했던 식재료와 술을 만드는 과정이 사건을 풀어가는 단서가 된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감자의 독성이나 술의 발효와 증류 과정처럼 음식에 관한 지식이 추리와 연결되는 방식이 색달랐다.

누가 범인인지 추측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어떤 물질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사건의 규모도 점점 커진다.

처음에는 개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따라가지만, 암호가 담긴 비밀 문서가 등장하고 왕실의 권력 다툼까지 얽히면서 분위기가 달라진다.

특히 평범해 보이는 글자 속에 위험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설정이 재미있었다. 암호의 의미가 드러나는 순간에는 앞서 지나쳤던 장면들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사건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음식 이야기도 좋았다.

그리고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바로 작은년의 말투다. 어찌나 욕을 찰지게 하는지!

거침없이 욕을 퍼붓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허형은 진지하게 사건을 파헤치는데, 옆에서 작은년이 툭툭 던지는 말이 어찌나 웃기던지. 무거운 사건들 사이에서 이런 대화가 나오니 읽는 재미가 더했다.

음식과 살인 사건의 조합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사람들의 사연부터 왕실의 권력 다툼까지 생각보다 이야기가 꽤 넓게 펼쳐졌다.

추리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음식과 허형, 작은년의 티격태격하는 대화도 기억에 남는다.

역사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이다.

래빗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식탐정허균2 #홍길동살인사건 #현찬양 #래빗홀 #추리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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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지지 않은 소녀들 - 세상이 지우려 했던 소녀들, 그러나 끝내 지워지지 않은 이야기
수잔 위그스 지음, 허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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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길들여지지 않은 소녀들
✏️저자명 : 수잔 위그스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
📅출간일 : 2026년 10월 08일

세상이 지우려 했던 소녀들, 그러나 끝내 지워지지 않은 이야기

잘못한 것도 없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자유를 빼앗긴다면 어떨까?

내 말을 아무도 믿어 주지 않고,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면 그 막막함을 어떻게 견뎌야 할까?

《길들여지지 않은 소녀들》은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어른들의 결정에 의해 자유를 빼앗긴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메이린은 공부도 잘하고 호기심도 많으며,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꿈꾸는 평범한 소녀다.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운전을 배우고, 사랑에 설레기도 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과 가족의 변화로 메이린의 일상에는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특히 새아빠의 성적 위협은 메이린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다. 메이린은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었던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엄마는 딸의 말을 믿어 주지 않는다.

결국 메이린은 ‘선한 목자의 집’이라는 시설에 보내진다.

이름만 들으면 도움이 필요한 소녀들을 보호하는 곳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곳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

메이린에게 주어진 것은 따뜻한 보호가 아니라 이름 대신 불리는 번호와 엄격한 규칙, 끝없는 노동이었다.

소녀들은 세탁실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며 수녀들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작은 실수에도 모욕과 체벌이 뒤따르고, 외부와 자유롭게 연락하는 것조차 어렵다.

그곳에서 메이린은 앤절라, 오데사, 헬렌, 케이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소녀들을 만난다.

무엇보다 마음이 아팠던 것은 이곳에 있는 소녀들이 모두 무언가 잘못해서 갇힌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가족에게 외면당하거나, 가난하거나, 당시 사회가 정해 놓은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자유를 빼앗긴 아이들.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오히려 가장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이린은 그런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수녀들의 부당한 행동에 의문을 품고, 자신뿐 아니라 친구들이 겪는 고통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처음에는 혼자였지만, 앤절라와 오데사, 헬렌을 비롯한 소녀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이 책은 소녀들이 겪는 고통을 꽤 현실적으로 보여 준다.

특히 가족과 사회, 종교라는 이름 아래 이루어지는 억압을 읽을 때는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어른들이 옳다고 믿는 일이 언제나 아이들에게도 옳은 것은 아닌데, 소녀들에게는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거나 선택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도 소녀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작은 즐거움을 찾아낸다. 함께 웃고 이야기하는 평범한 순간들이 오히려 더 애틋하게 느껴졌다.

이야기는 소녀들이 보낸 어린 시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 시절의 기억이 각자의 삶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보여 준다.

시설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모든 상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에 남아 있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다가도 문득 떠오른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자유를 되찾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이어 가는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6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메이린과 친구들의 삶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됐다.

물론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한 책은 아니었다. 화가 나는 장면도 많았고, 안타까워서 책장을 잠시 멈추게 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읽고 싶었던 것은 소녀들이 어떤 삶을 살아갈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 나니 제목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길들여지지 않은 소녀들》.

누군가는 그들을 문제아라고 불렀지만, 어쩌면 그들은 그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싶었던 평범한 소녀들이 아니었을까.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잔인했던 시설의 모습보다도, 그 안에서 서로의 손을 놓지 않으려 했던 소녀들의 모습이다.

자유를 빼앗을 수는 있어도, 자유를 원하는 마음까지 빼앗을 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누구도 자신의 삶을 선택할 권리를 함부로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한 소설이었다.


리노의책들 서평단모집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길들여지지않은소녀들 #수잔위그스 #알에이치코리아 #리노의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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