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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은 낙원에서 논다
마치다 소노코 지음, 김현화 옮김 / 사유와공감 / 2026년 10월
평점 :
<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소녀들은 낙원에서 논다
✏️저자명 : 마치다 소노코
🏢출판사 : 사유와공감
📅출간일 : 2026년 10월 28일
낙원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소녀들의 비밀
누군가 나를 위한 완벽한 세상이 있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고, 고통 없는 삶을 살 수 있으며,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약속.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 말이 얼마나 달콤하게 들릴까.
《소녀들은 낙원에서 논다》는 그런 구원의 약속 뒤에 감춰진 비밀과, 그곳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선택하려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소설이다.
이야기는 규슈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들과 한 소녀의 실종으로 시작된다.
학교폭력과 가족 문제로 상처받은 미오는 NI 구원회라는 종교단체와 관련된 시설에서 생활하게 된다. 자연과의 공존을 주장하며 새로운 삶을 약속하는 곳이지만, 그 안에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규칙과 비밀이 존재한다.
미오와 린네는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다투고 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오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된다.
한편 부모의 기대를 안고 NI 구원회 시설에 들어간 우이카는 그곳에서 미오를 만난다.
두 소녀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어른들이 정해 놓은 삶을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우이카는 부모가 바라는 특별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미오는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았던 가족과 학교에서 받은 상처를 안고 있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두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하지만 평화로워 보였던 시설 안에는 수상한 의식과 출입 금지 구역이 존재한다.
여기에 마을에서 발생한 의문의 죽음과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공주의 전설까지 더해지면서 이야기에 점점 더 몰입하게 된다.
처음에는 종교단체를 둘러싼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과거의 비극과 현재의 사건이 연결되면서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진다.
종교단체라는 소재 자체가 주는 폐쇄적인 분위기도 긴장감을 높였다. 겉으로는 평화롭고 모두가 행복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게 될수록 오히려 더 섬뜩해진다.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소문이 과연 진실일까? 누군가를 두려운 존재로 기억하는 동안 정작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마음을 품고 있었는지는 잊힌 것이 아닐까?
NI 구원회는 구원을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서 소녀들은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대신 결정하고, 그것이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고 믿는다.
누군가를 위한다는 말이 언제나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보호라는 이름으로 자유를 빼앗고, 사랑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기대를 강요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들이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져 더욱 씁쓸했다.
《소녀들은 낙원에서 논다》는 종교단체의 비밀과 의문의 죽음, 오래된 전설을 엮어 가는 미스터리 소설이면서 동시에 상처받은 소녀들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스터리 특유의 긴장감도 있지만, 사건 자체보다 그 안에 놓인 인물들의 감정과 선택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띠지에 적힌 ‘청춘 호러’라는 표현이 왜 붙었는지 알 것 같았다. 읽는 동안에는 미스터리와 기묘한 사건들에 집중했는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무서웠던 장면보다 소녀들의 이야기가 더 깊이 남았다. 정말 이 작품에 잘 어울리는 표현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남은 것은 소녀들의 우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정말 슬펐다.
그렇다고 새드엔딩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방식에는 따뜻함도 있었는데,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졌다. 모든 이야기를 알고 나서 소녀들의 마음을 다시 생각하니 쉽게 책장을 덮을 수 없었다.
미스터리 특유의 긴장감으로 시작해 마지막에는 소녀들의 우정으로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였다.
책을 덮고 나서도 제목에 담긴 ‘낙원’이라는 단어가 오래 남았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완벽한 세상보다, 조금은 불완전하더라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결국 진정한 낙원은 누군가가 약속하는 완벽한 세상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고 서로의 선택을 존중받을 수 있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사유와공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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