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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제주 이야기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아이들 14
김하늬 외 지음, 김윤이 그림 / 책고래 / 2018년 10월
평점 :
어렸을 적에 TV 드라마 '전설의 고향'을 보면서 가장 흥미롭게 보았던 것은 어느어느 지방에 오래전부터 전해져내려오는 이야기라는 것에 더욱 끌렸더랬다.
왜 내가 사는 곳에는 아무 이야기가 없나? 하며 서운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중에 커서 보니 내가 살던 곳에도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탓도 있었다.
결국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입으로 입으로 전해지고, 그 이야기들을 글로 엮여져야지만 오랫동안 기억이 되고 이어져내려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적에 읽었던 전래동화는 그 수가 많지 않았다. 아마도 민요와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아리랑'이라는 민요만 해도 대표적인 하나의 가락이 있지만 사실 각 지방마다 특색의 아리랑이 있다. 하지만 입으로 입으로 전해지는 민요는 누군가가 이어부르지 않으면 결국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한때 라디오 모 프로그램에서 사라진 우리의 소리, 가락을 찾아서 라는 기획을 했었더랬다.
그 비슷하게 설화나 동화도 마찬가지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대가족으로 살던 시기의 아이들(대부분 50-60대 이상의 분들)은 할머니나 할아버지에게 자기 전에 전해져내려오는 이야기들을 듣고 자랐을 것이다.(그 시기에는 지금처럼 책이 풍성한 시대가 아니어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여튼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해져오는 이야기들이 숫적으로 적어보여 너무 아쉽다.(일제강점기때에는 일본이 우리나라에 행한 문화말살정책으로 인해 수많은 설화들이 왜곡된 것으로 알고 있다. 도깨비만 해도 우리나라와 일본의 도깨비는 뿔의 갯수라든지 생김새라든지, 성격 등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일본은 자신들의 도깨비로 대체했다. 그래서 지금은 일본의 도깨비나 우리나라의 도깨비나 큰 차이를 가지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많은 학자들이 지방에 전해져오는 설화들을 책으로 엮어 많은 아이들에게 읽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어른들에게도 좋지 않을까?
'아름다운 제주 이야기'는 제주도에서 전해져내려오는 여섯가지의 설화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김윤이님의 삽화와 더불어 풀어지는 이야기는 섬만이 그려낼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득했다.
김하늬 님의 '칠성신'은 북두칠성 이야기의 제주버전으로 서양의 '행복한 왕자'가 생각났다.
신임순 님의 '영등할망'은 손주들과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놓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음을 본 것 같아 서글프면서도 그리웠다.
양원석 님의 '산호해녀'는 건강하고 굳센 언니 해녀이야기로 '은혜갚은 까치' 등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김진숙 님의 '용궁올레'는 심청전이 떠올려졌다.
이소영 님의 '동지섣달 백련화'는 가장 기억에 남는 설화였는데 거지 아가가 동지섣달 백련화 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게 되는 이야기로 감동적이었다.
김희석 님의 '산방산'은 한라산의 화산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은 이야기이다.
제주의 설화다 보니 '여성'이 주인공인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의 고단한 삶과 힘겨운 삶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지만 그 힘겨움 속에서도 '살아가기'위해 희망을 꽃피우고 힘을 내는 모습이 그려져있어 좋았다.
다음번에 더 많은 제주의 이야기들을 읽고 싶고, 듣고 싶다. 제주도에 가게 되면 이 이야기들로 인해 제주도가 다시 새삼스러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