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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 ㅣ 지혜의 시대
김현정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평점 :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뉴스를 안믿게 되었을때가.
생각해보면 처음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접했을때, 그리고 잡지(초등학교때는 보물섬과 어깨동무 두 가지가 있었다)를 접했을때 그 속에 나오는 모든 것들을 믿었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 할지라도 말이다. 마치 무슨 교리처럼(종교인은 아니지만), 맹목적으로 교과서를 믿었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고등학교때부터 나의 이런 믿음은 조금씩 금이 가더니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완전히 박살났다.
눈 뜨고도 코 베어간다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은폐와 세뇌, 이 두 가지만 있으면 누군가를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쉬운일인지.
이번 추석때 시골 집에 갔을때도 나는 어머니와 작은 다툼이 있었다. 카톡으로 발송되는 가짜 뉴스와 어르신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유튜브 가짜뉴스에 속아 넘어가신 것을 보고는 가슴이 답답했다.(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어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싶어한다. ㅜㅜ)
이제 뉴스와 정보는 수많은 가짜들 속에서 적은 진짜를 찾아내는 무슨 보물찾기가 되어버렸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이 선수촌에 입촌했는데, 방에 들어가자마자 창밖으로 큰 인공기를 걸었다고 사진이 보도되었습니다. 그 사진을 보고 저도 처음에는 뜨악했습니다. '아니, 굳이 저렇게 커다란 인공기까지 걸 필요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다음날 다른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북한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전부 자기 방 창밖으로 국기를 건 것입니다. 수많은 국기 중 인공기도 걸려있었던 것뿐이지요. 인공기를 강조해서 촬영한 기자가 거짓말을 한 것일까요? 아니지요. 그 기자는 사진의 프레임 안에 인공기만 담았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사진만 본 우리는 북한이 인공기를 걸며 갈등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품게 마련입니다.
이처럼 인위적으로 조작하거나 연출된 사진을 찍지 않는 이상 뉴스로 보도되는 사진은 분명히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진을 볼 때 우리가 이해한 '사실'이 과연 '진실'인지를 물어야 합니다. 사진은 단 한 컷, 프레임 안에 들어온 장면으로만 이야기합니다.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한 장면만으로 모든 진실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한 착각입니다. 한 컷의 전후 상황과 프레임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을 파악함으로써 단순한 '사실'이 아닌 종합적인 '진실'에 다가갈 수 있도록 뉴스를 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p 56~57 중에서
팩트체크라는 말이 나올 지경에 이르렀다. 전세계적으로 가짜뉴스와 악의적인 프레임으로 인한 조작은 사실 진실을 떠나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의심'과 '혐오', '증오'로 채워버린다.
거짓말도 처음에는 믿지 않지만 세번만 하면 그 거짓말이 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람은 속이기 쉬운 존재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저 어리석기 때문에 속는다고는 하지 말기를. 의도를 가지고 사람을 속이려들면 그 어떤 이라도 속을 수 있다. 그래서 이상한 사이비 종교에 속아넘어가는 많은 이들이 학력도 높고 사회적 지위도 높은 이들이 많다는 사실은 이런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넘쳐나는 거짓과 조작된 뉴스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진실'을 바라볼 수 있을까?
[여러분, 뉴스 프레임 밖으로 탈출해야 합니다. 뉴스를 의심하고 비교하며 날 것 그대로 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사건의 전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 멀리서 건성으로 보고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단순한 '사실'이 아닌 '진실'에 더 다가서려는 노력, 프레임 밖에는 뭐가 있을까 의심해ㅗ는 수고가 필요합니다.]
-p 97 중에서
결국 우리 스스로가 노력할 수밖에 없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러워서 피했던 우리지만 이제는 더이상 더럽지 않는 곳이 없으니 치워야 하지 않을까?
진실을 보는 것을, 찾는 것을 게을리 하면 결국 우리는 지난 번처럼 똑같이 땅을 치며 피눈물을 흘리며 후회할 것이다. 되돌리고 싶어도 이미 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역사는 절대로 뒤로 가지 않으니까.
기레기, 기레기 하면서 우리는 그저 뉴스를 프레임 밖으로 꺼내지 않고 그들의 의도대로 읽는 것은 아닌지(사실 뉴스제목만 훑는 경우가 많다. 그 뉴스 속은 다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뉴스 제목을 의도적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보험회사 약정처럼 말이다. 나중에 알고 보면 제대로 안읽은 소비자가 잘못인 것처럼 말이다.), 항상 비판의 시각과 넓은 시각, 다양한 시각을 가져야한다.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읽은 것이 쉽지 않다면 적어도 괜찮은 텔레비전 뉴스프로그램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을 청취하기를 권한다.
이제는 제발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아무리 말해도 '콩'이 아닌 이상 믿지 말자. 그리고 이제는 말하자. '거짓말'도 적당히 좀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