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봄 우리나라 좋은동화 우리나라 좋은동화
김재복 외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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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봄 우리나라 좋은 동화

 

10명의 젊은 작가들이 만든 동화가 담긴 동화집이다.

 

열림원어린이에서는 한국 아동 문학의 자랑스러운 우수성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작가들의 활발한 창작에 동기 부여가 되고자 매해 우리나라 좋은 작품선집을 펴내고 있다.

 



이번 2023봄 우리나라 좋은동화에 실린 작품은 다음과 같다.

 



보라       엉터리 산신령

윤동희    엄마의 뚜껑

박혜선    손님찾기

김현경    안녕을 말하는 시간

성현정    착한 아이 학교

은경       눈싸움

이지은    부우의 쉬는 시간

정연혜    루나와 미오

경린       사라진 몸

이반디    마녀 포포포

 

각 이야기마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엉터리 산신령은 


산신령이 된지 1년 밖에 안된 초보 산신령에게 사람들이 자꾸 찾아와서 소원을 말하며 잘 되게 해달라고 말하는데, 사실 초보 산신령은 둔갑술 말고는 할 줄 아는게 없는 산신령이다. 그래서 산신령이 된 후 폭포 뒤에서 사람들 이야기를 듣는게 하는 일의 전부이다. 그런데 열 살먹은 대수라는 아이가 매일 찾아온다. 엄마를 다시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늘 같은 소원을 빈다. 소원만 들어주면 콩도 먹고 버섯도 먹겠다고. 왕딱지를 훔쳐간 준영이도 용서하겠다고. 대수가 100일째 찾아온 날도 대수의 소원은 엄마를 보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대수가 사탕까지 놓고 소원을 빌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초보 산신령은 자신이 얌체가 된 기분이 든다. 차라리 왜 소원을 안들어주냐고 소리라도 쳤다면 덜 찝찝했을텐데 말이다. 멀어져가는 대수를 향해 산신령은 네 소원은 못들어줘. 헛수고하지 말고 그만 와!”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정말 다음날부터 대수는 보이지 않는다. 산까치를 보내 알아보니 대수가 아파서 못오는 것이었다. 아픈 대수에게 초보 산신령은 감기에 좋다는 은행 몇 알을 가지고 대수에게 간다. 땀을 흘린 채 눈을 꼭 감고 있는 대수 머리맡에 은행을 놓고 가려던 차에 다시 초보 산신령은 대수 엄마로 변신한다. 아직 변신술도 완벽하지는 않아 얼굴만 대수엄마로 변했고 몸은 반달곰 모습이다. 엄마 목소리까지 연습한 후 산신령은 창문으로 얼굴만 쏙 내밀고 대수를 부른다. 대수는 눈을 뜨고 촉촉한 눈으로 엄마얼굴의 산신령을 쳐다보며 이야기를 한다.


엄마 나 많이 컸지? 벌써 3학년이다. 학교도 혼자 가. 엄마랑 약속한대로 울지 않고 씩씩하게 지내. 근데 아빠 말은 잘 알듣는다. 할아버지 말도. . 왕딱지 사건은 오해였어. 내 건 서랍 밑에 있더라. ” 그리고 다시 잠이 든다. 다음 날 대수는 산신령을 찾아와서 소원을 들어주어서 감사하다고 이야기 하고 돌아간다.



둘째 아이에게 읽어주었는데 산신령과 산까치가 나누는 대화가 웃긴지 깔깔거리기도 하고 대수가 왜 엄마를 보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비는지 처음에는 짐작을 못했는지 왜 그런 소원을 빌지? 설마 엄마가 없나? 어디 갔나? 궁금해하기도 했다. 말미에 대수가 엄마인줄 알고 산신령에게 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엄마를 만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런거였나? 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신 것 같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는지 슬픈 표정도 함께 지었다.

 

나는 내가 엄마여서 일까? 대수를 남겨두고 떠난 엄마마음은 어떨까? 하늘에서 대수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대수가 기특하면서도 얼마나 슬프고 또 슬플까? 아이를 남겨두고 특히 어린 아이를 남겨두고 가는 부모의 심정이 되어 나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내가 눈물이 맺힐걸 보니 아이도 덩달이 조금 더 슬퍼진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나를 꼭 안아주었다.

 

건강하자! 건강하자! 아이와 함께 더 오래 살다가자! 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엄마의 뚜껑은 


제목만 보고 예상했던 내용과 전혀 다른 전개에 놀랐다. 가정폭력.

엄마의 뚜껑이 열리면 재빠르게 대문 밖으로 나오는게 가장 안전하다이런 내용이 초반부터 나온다. 그리고 말미엔 술병이 내 발 등에 떨어지면서 깨졌다.”는 표현도 나온다


난 아빠처럼 엄마 두고 어디 안 가요.”

엄마가 병원에서 치료받겠다고 했다. 너 사랑하니까 그러는 거야.”

엄마가 다 나을때까지 밥 펑펑 먹으면서 기다려 주는 게 진짜 사랑이야.”

알코중독인 엄마가 술을 마시고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도 않고 오히려 폭력을 행사하지만 아이는 엄마를 사랑한다. 이미 아빠도 떠났지만 아이는 자신마저 엄마를 떠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조금 거슬렸다. 어른인 내가 읽기에는 이 이야기 속의 아이가 그래도 엄마를 사랑하는구나! 엄마가 엄마답지 못해도 아이에겐 엄마가 우주고 세상의 전부라는 말이 맞구나! 아이가 엄마에게 보여주는 절대적인 사랑에 눈물이 난다. 저런 엄마도 엄마라고.

 

그런데 아이에게는 이 이야기를 읽어주지는 않았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가 저런 부모도 주인공 아이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알게 모르게 강요받을까봐서이다. 부모를 사랑한다면 저정도로 부모가 엉망이어도 사랑해야지! 그래야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거야~ 이런 압박감을 은연 중에 심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저런 상황이라면 부모가 미울 수 있고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그리워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아이들에게 맹목적을 부모를 사랑하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다. 너무 많은 가정폭력이 일어나는 현장에서 아이들은 그들의 부모를 믿고 그래도 좋아한다. 그런 부모라도 믿어주고 싶고 따르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너무 서글프고 안타깝다.

 

책 속의 이야기들은 대부분 20페이지 정도의 짧은 동화로 내용도 재미있고 소재도 다양하다. 4학년 첫째 아이말로는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활동이나 과제를 일찍 끝낸 경우 다른 친구들을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럴 때 읽기 딱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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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살리는 환경 레시피
박현진 지음 / 마음의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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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살리는 환경 레시피

 

최근 기후이변들을 보면 더 이상 기후위기라는 말을 쓸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특히 작년엔 유럽은 가뭄으로 강바닥이 보이며 정부들이 물을 아껴쓰라고 매일 샤워하지 말라고 했다고 하니 얼마나 극심한 가뭄이었는지 알 수 있다. 그런 반면 파키스탄에서는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길 정도로 비가 퍼부었다. 사람들은 노아의 홍수를 떠올릴 정도였다. 또 세계 곳곳에서 불이 났는데, 몇 달씩 계속되어 그리스와 호주는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들리는 소식은 작년보다 더 안좋다. 동남아시아의 국가들 중에는 4월에 이미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은 곳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올해는 수퍼 엘리뇨 현상으로 인해 폭염과 폭우가 예상된다고 한다. 실제로 이제 5월인데도 30도가 넘는 곳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더 이상 기후 위기라는 단어로는 지금을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위기 정도가 아니라 이미 그 위험성 한 가운데에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위기, 위험이 급박하다는 것을 아는데도 당장 내 생활이 달라지지 않으니 나의 생활에서의 노력도 미미하다.

 

텀블러를 더 많이 이용해야지! 물티슈는 되도록 사용을 줄여야지! 이를 닦을때는 물컵을 꼭 이용해야지! 샤워할때도 물을 계속 틀어놓지는 말아야지! 이정도 다짐 수준이다. 그런데 실제 생활을 보면 이정도도 제대로 실천하고 있지 못하다.

 

뭔가 실천하고 싶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고, 또 나 한명이 조금 노력하는게 무슨 유의미한 것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어서 실천으로 잘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 이런 내가 이 책 < 내 아이를 살리는 환경레시피 >를 읽고 마음도 바뀌고 생활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제로웨이스트이자, 비건으로서 환경을 위한 작은 것들을 실천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있는 이 책의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내게도 용기를 내라고 응원하는 듯하다. 나도 태산 속의 티끌이 될 수 있다. 


나 한 사람의 선택은 쓸모없을 것 같았던 때가 있었다. 나 혼자 이런다고 달라질 건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나 같은 사람이 여러 명 있다면? 그때 얘기가 달라진다. 나의 선택은 흩어져 있는 티끌이 아닌 태산 속의 티끌이다.”

 



책의 구성을 보면 다음과 같다.

 

1부 내 아이를 위한 채식 레시피

2부 내 아이를 위한 환경 운동

3부 내 아이를 위한 제로 웨이스트

4부 엄마라서 채식합니다

 




1부에서는 12가지 채식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는데, 그 중 당근라떼가 눈에 띈다. 당근과 우유의 만남? 정말 호기심이 생기는 메뉴이다. 어떤 맛이 날까?

 

2, 3부에는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정말 너무 너무 많았다.

사실 나도 한살림을 이용하는 조합원인데, 솔직하게는 유기농제품을 구입하는 목적이 8할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목적인 2할도 안된다. 그래서 유리 용기에 들어있는 케첩 등에 대해서 살짝 불만도 있었다. 사용도 불편하고 무겁기도 하고 비싸기도 하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마인드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모든 영역에 대해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기! 특히 플라스틱 제품은 되도록 쓰지 않기! 몇가지 지침을 스스로 만들고 모든 생활영역에서 지키기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있구나 생각되었다.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조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2부 내아이를 위한 환경운동 중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비누향이 느껴진 거야라는 소제목의 글을 소개하고 싶다. 플라스틱 쓰레기도 생기지 않고 기능도 동일한 샴푸바가 있음에도 왜 사람들은 여전히 플라스틱 통에 들어 있는 샴푸를 쓰는 걸까? 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변화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한다새로운 걸 탐색하고 경험하는 건 에너지 소모가 꽤나 드는 일이다게다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건 용기가 필요하다그렇기에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빙하가 녹고 북극곰이 먹을게 없어서 쓰레기를 뒤지고 뱃속에 플라스틱만 가득한 해양동물의 사체가 발견됐다는 뉴스기사를 접해도그게 당장의 나와는 무과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CD플레이어가 나오자 워크맨이 사라지고, MP3플레이어가 나오자 CD플레이어가 사라지고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자 MP3플레이어가 사라졌다샴푸바가 나왔으니 플라스틱 통에 들어있는 샴푸가 사라지길 기대하는건 너무 헛된 바람일까이 바람을 담아 노래를 흥얼거렸다.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네 비누향이 느껴진거야~”

 

작가는 사람들이 알고도 플라스틱 통에 든 샴푸를 사용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나는 샴푸바라는게 있는지도 몰랐다. ^^; 이 책을 보고 검색을 해보니 꽤 다양한 종류의 샴푸바가 있고, 설거지바도 나와 있었다. 세상은 변하고 있구나~ 그 변화를 이끄는건 개개인의 소비자의 실천적 소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한 살림에서 산 플라스틱 통에 든 샴푸를 쓰는데 쓰고 있는 것을 모두 사용하면 샴푸바를 사봐야겠다.

 

3부 내아이를 위한 제로 웨이스트에 소개된 여러 이야기는 내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도 꽤 있어서 스스로 너무 부족했다고만 생각하면 스스로 작아지고 있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도 꽤 실천하고 있었네? 알게 모르게 말이야! 괜히 뿌듯하기도 했다. 내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부분에 소개된 내용이 그리 어려운 실천이 아니기 때문이다.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스테인리스 팬 사용하기, 자연소재로 된 물품 사용하기, 에코백과 텀블러 사용하기, 티백보다는 끓여먹는 보리차 이용하기 등등




4부에서는 채식을 하게된 이유와 채식하는 사람으로서 느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는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이라는 책이 많이 언급된다. 채식에 대해 나도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꽤 많았구나 하는 것을 이 부분을 읽으면서 깨달았는데, 작가가 이분야 전문가는 아니다보니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에서 전문가인 의사가 이야기한 것들을 근거로 많이 이야기해주고 있다.

 

탄수화물이 좋지 않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식단 70퍼센트가 탄수화물인 채식으로 암환자를 치료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내용도 위 책에서 다루고 있단다. 뭐 이런 경우를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채식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가 4부 이야기를 읽으면서 호기심이 생기기는 했다. 그래서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책을 읽으면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리고 환경을 위한 실천적인 삶이 엄청 불편하고 어렵게 사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이미 많이 실천하고 있는 부분도 있고, 조금만 더 신경쓰면 쉽게 바꿀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처음에는 살짝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익숙해지는데 그리 오래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은 간단한 것들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도 지구를 위해, 미래세대를 위해 노력하는 엄마가 되겠다고 스스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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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고양이 3 - 해저 도시와 바다 괴물 책 읽는 샤미 26
박미연 지음, 박냠 그림 / 이지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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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고양이 3

 

요즘 청소년을 대상으로 나온 책들을 많이 읽고 있는데, 최근 읽은 청소년 소설 중 제일 재미있었다. 이야기 전개가 흥미진진해서 책장을 열고 나니 한 번에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었다. 정말이지 중간에 지루한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시간 고양이>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시간고양이 시리즈를 알게 된터라 앞의 두 권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다행히 앞 두 권을 읽지 않아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오히려 ! 앞에 이런 내용이 나왔겠구나!’ 짐작할 수가 있었고, 그 책들도 다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책의 작가인 박미연 작가는 청소년 마음에 가닿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우리 역사에 숨어 있는 민주주의 씨앗>, <DMZ 천사의 별>, <부로두웨 마술단>, <시간고양이>시리즈를 쓰고 있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이 책도 앞부분에 등장인물을 간략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등장인물이 많지 않고 처음부터 모두 등장하지 않고 이야기 흐름에 맞게 한 두명이 추가되고 있기 때문에 인물 설명을 읽지 않고 이야기를 읽기 시작해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중간 중간 이름이 헷갈릴 경우 앞에 있는 등장인물 설명을 보면 헷갈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이 책의 주인공 이서림은 열네살 아이로 지혜롭고 용기가 있다. 엄마와 떠난 휴가지에서 의문의 사건을 만나고 갑자기 해수면 상승으로 육지가 거의 사라진 미래로 가서 자신의 손녀를 만나게 되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기 위해 에너지를 얻으러 해저도시로 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바다괴물도 만나게 된다.

 

은실이는 이서림이 키우는 고양이로 평범한 고양이인 듯, 신비한 능력이 있는 고양이인 듯 위험할 때 놀라운 감각으로 이서림을 도와준다.

 

메이는 2145년에 고산지역에서 살고 있는 밝고 명랑한 아이로 바다괴물로부터 마을을 구해줄 사람은 단 한 명 뿐이라고 생각하고 할머니가 만든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 이서림을 자신이 사는 세상인 2145년에 데려오는 역할을 한다.

 

그 외 류 아줌마, 해저 도시인 오션식스의 총리, 총리의 아들인 윤지온이 등장한다. 그리고 전 편에서 등장한 인물인듯한데 백발의 소장은 2145년보다 더 나중 세상에서 코스모나이트 라는 핵발전소의 에너지원을 2145년에 가지고 와서 총리와 은밀하게 핵발전소를 세우고 있다.





 

책의 내용은 주인공 이서림은 외국으로 엄마와 휴가를 왔는데, 우연히 그 곳에서 털이 빠지고 피부에 붉은 반점이 있는 고양이와 팔에 붉은 색 반점이 있는 소년을 만나게 되고, 빨강색 원과 초록색 원을 겹쳐서 만든 마크가 있는 수상한 제복을 입은 사람들에게 쫓겨 창고로 숨었는데 그곳에서 2145년에서 이서림을 찾으러 타임머신을 타고 2085년으로 온 메이라는 미래의 소녀를 만난다. 그리고 그 아이의 타임머신을 함께 타고 이서림은 2145년으로 가게된다.


2145년은 해수면이 상승해서 육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는 상황으로 사람들은 해저도시를 건설해서 바다속에서 살고 있는데 그곳에 가지 못한 사람들은 남은 육지 즉 고산지대에서 힘들게 살아간다. 태양에너지 외엔 어떤 것으로부터도 에너지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돛단배를 이용하는등 과거로 돌아간 듯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식량도 부족한데, 바다괴물 때문에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것도 어렵게 된 상황이었다.

 

그곳에서 이서림은 메이가 자신의 손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시 자신이 살던 2085년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타임머신의 에너지를 구하러 해저도시 오션식스에 가야한다. 그러나 오션식스까지 가기 위해서는 바다괴물이 있는 바다를 지나야 한다.



 

이서림은 바다괴물의 위험을 피해 무사히 오션식스로 갈 수 있을까? 그런데 혹등고래가 끔찍하게 변형된 것 같은 바다괴물은 왜 생겨났을까? 오션식스에는 오션식스를 설계한 류아주머니도 모르는 지하공간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상한 일들이 바다괴물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이서림은 타임머신 에너지를 구해 다시 2085년 자신이 살던 시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

 

환경SF소설이라고 해서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을까? 소설을 빙자한 많은 과학적 지식, 환경 지식을 제공하기 위한 책은 아닐까? 의심의 눈초리로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재미있는 SF소설이었다. 방사능 오염수 방출로 인한 바다의 오염은 최근 일본이 방사능오염수를 바다로 내보내겠다고 하는 현실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어서 그 많은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보내진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까? 책 속의 이야기가 그저 상상속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책 속의 2145년은 해수면 상승으로 일부 사람들만 최첨단 해저도시를 만들어서 그 곳에 살고 나머지는 얼마남지 않은 고산지역에서 과거로 돌아간 듯한 생활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이 또한 그저 상상속의 일 같지는 않았다.

 

최근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인 1.5도도 5년 내에 뚫릴 거라는 뉴스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또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도대체 이게 무슨일이야? 싶을 정도로 희안한 일들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호주에서는 산불이 몇 달째 계속되었다가 그 후에 갑자기 골프공 크기의 얼음 우박이 떨어지기도 했고, 작년 유럽은 극심한 가뭄으로 배가 드나들던 독일의 라인강은 말라서 배가 강 바닥에 박혀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정말 이대로 가다간 해수면 상승으로 육지가 거의 사라지고 해저도시가 만들어질 지도 모른다. 해저도시에는 분명 모든 사람들이 들어가 살 수는 없을테고 그러면 권력자들과 부자들만 살아남는 세상이 정말 올지도 모른다. 끔찍하다.

 

그저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을 뿐인데 읽고 나서 이런 저런 기후위기, 환경과 관련된 뉴스기사들도 찾아보게 되고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므로 초등 중학년부터도 읽어볼 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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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 찬란하고 어두웠던 물리학의 시대 1900~1945
토비아스 휘터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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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1900년부터 1945년까지의 물리학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100년 전 물리학자들은 지금까지 믿었던 것과 전혀 다르게 세상이 작동한다는 사실을 어느 날 알게 되었고, 그들이 새로운 세상을 발견해내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1900년부터 1945년까지 물리학사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정말 차례를 보면 그 시기 중요한 사건들을 시간 순으로 소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리학의 이론에 대한 소개라기 보다는, 이 당시 물리학자들이 어떻게 살면서 어떤 사건을 겪으면서 새로운 이론을 세우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어려운 물리학의 이론들이 소개되고 나오지만 이야기로 접근하고 있기에 설령 물리학 이론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읽는데는 문제되지 않는다.





 

1903년 6월 어느 여름밤파리 13지구 켈러만 거리의 한 정원창밖으로 쏟아지는 불빛이 잔디밭을 환히 비춘다문이 열리고왁지지껄 쾌활한 목소리들이 먼저 들려오고 그다음사람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자갈길로 몰려온다파티에 참석했던 사람들 한복판에 검정 원피스를 입은 한 여자가 있다그의 이름은 마리 퀴리서른아홉 살의 물리학자다무표정했던 평소와 달리 얼굴에 화색이 돌고 기쁨이 번진다조금 전까지 박사학위 축하파티가 열렸었다.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위대한 물리학자 마리 퀴리를 소개하는 가장 서정적인 글인 것 같다. 과학자들을 소개할 때는 그들의 업적을 요약하는 방식으로 소개할 때가 많다. 설명의 방식을 통해. 그런데 이 책은 소설처럼 장면을 묘사하며 마리 퀴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물리학자 마리퀴리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어려운 물리학 이론을 이해해야 하거나 이해까지는 못하더라도 장황한 설명을 들어야 하는 것과 동일시 되었던 그간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이런 시작이 새롭다.




 

책은 철저하게 시간 순서대로 챕터를 나누어 물리학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챕터별로 장소와 인물이 바뀌고 큰 연계성도 없이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마치 1900년부터 1945년까지 주요한 인물과 주요한 사건을 부분적으로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점만 고려하면서 읽어나간다면 크게 저항감은 없다. 누가 먼저 어떤 발견을 하였고, 그에 영향을 받은 다른 누군가가 또 다른 발견을 하며 이 시기의 놀라운 물리학적 발견들이 이루어졌기에 시간 순서에 따라 단막극마냥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1912년 북대서양 무요류성 타이타닉의 침몰 이라는 챕터가 나온다. 챕터의 제목을 보고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것과 물리학이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호기심이 절로 생겼다. 이 챕터는 한 장으로 구성된 짧은 이야기인데, 무선전신 발명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이탈리아 물리학자 굴리엘모 마르코니도 타이타닉호의 승선 초대장을 받았지만 거절했단다. 더 빨리 대서양을 건너기 위해 타이타닉호가 출발하기 3일전에 다른 증기선을 타고 뉴욕으로 향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타이타닉호의 통신 설비를 구축했고, 그의 회사 직원이었던 무선통신수 잭 필립스와 해럴드 브리이드는 타이타닉호에 승선했었는데, 그들은 통신실이 물에 잠기는 순간까지도 SOS 신호를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신호 덕분에 711명의 목숨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전자기파 이론이 생명을 구했다고 이야기를 마치고 있다. 전자기파의 이론은 모르지만 이런 역사적 사실을 통해 무전통신기술이 없었다면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한 사람들도 망망대해에서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높았을 거야. 과학에 대한 고마움이 든다. 그리고 어렵기만한 과학이 실제 우리 삶에서 작용한 이야기들이 참 재미가 있다.






 

처음에는 겉표지와 책의 두께만 보고 나름 결심을 단단히 하고 책장을 펴야겠구나! 생각했었다. 불확실성의 시대, 여러 과학자들의 사진들, 상당한 두께. 어려운 과학이론들을 엄청 설명하면서 나에게 이해해보라고 하겠지? 이런 막연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정모관장님의 추천사를 읽으니 더욱 이론들에 대한 소개인 것으로 생각이 들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중도포기하지 않도록. 그리고 추천사에서 연도별로 누가 무엇을 발견했고 그로 인해 어떤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는지 시간순으로 나열하고 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추천사의 이 부분이 1900년부터 1945년까지 물리학사의 발견 중심으로 요약한 것만 같다. 막상 책의 첫 챕터는 ‘1900년 베를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는 소제목으로 소설처럼 시작한다.

 

어려운 물리학사를 인물을 중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보다 쉽게 풀어내고 있어서 이론이야기가 싫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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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커피일 뿐이야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2
이선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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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커피일 뿐이야


주인공 산이는 아빠, 엄마, 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다 다정했던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엄마는 아빠가 돌아가시고 1년 만에 아빠의 단골카페 사장과 재혼을 했다. 새아빠와 한 집에서 살게 된 후로 집 안에는 커피 냄새가 퍼졌고, 산이는 커피 냄새를 맡는 것이 통증으로 느껴지게 된다.






엄마는 왜 아빠가 죽은 지 1년만에 재혼을 한 것일까? 그것도 아빠의 단골카페 사장과.


아빠는 꿈에도 몰랐겠지. 자신에게 커피를 내려주던 브랜든이 자신이 죽고나서 자신의 아내와 재혼할 거라는걸. 자신의 모든 걸 브랜든에게 뺏길 거라는걸. 아빠에게 나던 시큼한 냄새가 이제 모두 커피 냄새로 뒤덮이고 있다는 걸 말이다. 차라리 몰라서 행복하겠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새아빠 브랜든의 카페가 있는 건물은 왜 엄마와 브랜드 공동명의일까? 엄마가 사기를 당한 것일까?


산이는 변화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

커피냄새는 산이를 역하게 만든다. 브랜든과 함께 사는 한 커피 냄새로부터 벗어날 수 없지만 받아들일 수도 없다.

그저 벗어나는 것만이 해결책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든, 당신이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서 커피를 내릴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숨을 참았다. 곧 이 냄새도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니 견딜 수 있었다.





여러가지 방법을 써보았지만 커피냄새를 극복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산이는 커피 냄새를 극복하겠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받아들이기로 한다.



엄마의 재혼이 가져온 변화가 커피냄새라고 치부해버렸지만 사실은

산이에게 커피냄새는 아빠를 떠올리게 하는 그래서 상처를 들쑤시는 것이었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나를 비롯한 아빠를 아는 모든 사람은 아빠에 대해 말하길 꺼렸다.

상처였기 때문에 밴드를 붙인 후 모르척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상처에는 공기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미처 몰랐다.

가끔은 약을 바른 후 밴드를 붙이는 대신 공기를 통하게 해 줘야 한다.




산이가 커피냄새를 극복하지는 못하지만 받아들이기로 한다.







이 책은 정해진 답을 주기보다는 주인공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주인공을 따라 독자인 청소년들도 받아들이기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에 대해 조금은 수용하는 마음을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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