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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없다 - 사랑, 그 불가능에 관한 기록
잉겔로레 에버펠트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인문학이든 과학이든 어떤 책을 판단할 때, 그것이 학문적 진지함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주석'을 꼽는다. (물론 예외는 있다. 그런책은 주로 강의록의 형식이거나, 그만큼 높은 수준을 요하는 고난이도의 서적이다.) 주석은 저자가 인용한 내용의 출처를 명확하게 밝혀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하게 하거나, 읽는동안 생길 수 있는 의문에 대하여 해소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이런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책에서 주석하나 없이 서술이 진행된다는것이 나에게는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아예 없는건 아니지만, 의미있을정도는 아니다)
 이 책을 '진지하게 읽지 말자'라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인데, 주장의 급진성에 비하여 흐름이 매끈하고 일관되지도 않을뿐 아니라 명확한 출처가 나온것들이 드물다는 것이다. 그나마 일부 연구는 발표된 논문의 제목(예를들면 "Who dares, wins"라는 논문은 Human nature라는 저널에 2001년 실렸다.)을 인용하는정도의 성의는 보이고 있으나 비문명화된 지역의 토착부족들에 대한 이야기나 동물 행동학에 대한 이야기는 TV다큐멘터리에서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출처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진화론같은 언급에 있어서는 본인이 근거로 제시하는것들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조차 의문스럽기 시작하는데, 용불용설을 넘어서 후천적인 트라우마가 유전이라도 된거같은 느낌의 설명은 안하니만 못하지 싶다.
 또 한가지 이 책에서의 나쁜 버릇이라고 하면 짧은 호흡으로는 명료하던 주장이, 길게 가져가는 순간 순식간에 흐트러 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 하다던가, 물론 ~~할수도 있다는 식의 상대의 반론을 예상했다는 듯, 하지만 그것은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지만, 오히려 흐름이 흩어질 뿐만 아니라, 그 반론을 고려하고 앞부분을 다시 읽게되는순간 앞의 주장이 흐려지기까지 한다.

 이러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읽을 만한 점이라면, 앞에서 말한 급진적인 내용이다. 아마도 이기적 유전자의 극단적 버전이 되지 않을까 싶은 정도로 사랑이라는 것이 허상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심지어 동물적인 것이 비하여 조금도 낫지 않음을 이야기 하는데, 그 과정에서의 논리라던가, 다양한 예제는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만 하다.

덧. 혹 저자를 알고싶을경우 구글 번역을 활용할것.독일어 -> 영문번역은 쓸만한 수준이다.
덧2. 책에 나온 '대인배'라는 단어는 거슬린다. 의도적인 것인지 역자의 실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돟은 단어선택은 아닌듯.
덧3. 위키피디아를 보면 인간의 성과 관련된 책들을 낸 저술가이며 Sexologist(즉, 성과학자)라고 표현한다. 검색 결과 이 분야(sexology)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듯 하다.
덧4. 그녀가 이 책을 내고 한 인터뷰 기사.(독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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