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임종을 지켰다면 어땠을까...켄턴양에게 좀 더 곁을 내주었으면 어땠을까...충성해 마지못했던 주인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했다면 어땠을까.... 말하지 않고 섬기기만 하는 자의 모습이, 섬김 안에서만 자부심과 품위를 찾는 그의 모습이 왠지 안쓰럽다. 석양이 내리는 해변가의 등불이 그에게 저녁과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와.... 이전세대가 겪어온 50년의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낼수 있을까.. 교과서 본 전쟁후의 사회상과 영화에서 보던 인간군상들이 박완서의 글속에 오롯히 녹아있다. 이웃집 할머니가 어린동생을 봐주며 지나간 청춘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것 같다. 고되고 힘들었던 할머니의 젊을 적 이야기.
손에 잡은 순간부터 그냥 술술 읽히는 그런 책. 베개 맡에서 조금씩 읽었는데 어느순간 훅 끝나버렸다. 잔머리꾼 로키와 최고신 오딘, 묠니르와 함께하는 토르의 이야기들은 추운 겨울밤 화롯가에 모여 에일을 비우는 바이킹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아주 이국적인 놀이공원에서 정신없이 신나게 놀다온 기분이다.
강렬하다. 일주일동안 일터에서도 내내 책 생각을 했다. 영혜를 떠올리며 내가 특별한 이유없이 매운탕을 먹지 않는것에 대해 생각했다. 낚시를 좋아하시던 아빠가 종종 민물고기를 잡아와 집안 화장실 욕조에 풀어놓고 화장실 바닥에서 물고기 손질을 하셨다. 아빠가 팔뚝만한 물고기를 맨손으로 손질할땐 배밖으로 내장과 함께 터져나오는 부레와 핏물이 무서웠고 역했다. 그런날에는 여레 매운탕이 저녁식사로 나왔다.이 기억을 나는 30살이 되고나서야 내가 매운탕을 먹지 않는 이유로 되새길수 있었다. 영혜도 그런 연유에서였겠지. 육식을 피하다 못해 스스로 나무가 되고자 했던 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