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이이제이로 유명한 이동형 작가가 쓴 책이다. 대구에서 나고자란 꼰대답게 이래라 저래라 훈계가 많다.꼰대 치고는 또 바른말만 해서 밉상이긴 하지만 미운정 고운정 다 들어버렸다. 정치과외라기 보다는 정가에 떠도는 소문+비밀들을 집대성해놓은 책이라 볼 수 있는데 이작가 책은 한번 잡으면 놓을수 없는 마성의 힘이 있어서 쭉쭉 읽어내려갈 수 밖에 없았다. 많은 부분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 일이라 신기방기, 이세상에 이런일이! 하며 읽었고 또 당췌 이해하기 힘들었던 재벌들과 정치계의 얽히고 섥힌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 또한 흥미로웠다. 18대 대통령이 탄핵되고 5월의 벚꽃대선을 남겨놓은 오늘을 역사는 또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궁금할뿐이다.
1980년 5월 18일
나는 겪지 못한 일, 그들은 뼛속까지 기억하는 그날
시대가 남긴 깊은 상처를, 그 아픔을 책 읽는 내내 오롯히 견뎌내야 했다.
작가의 담담한 언어가 축축하고 서늘하고 가슴이 저리게 다가온다.
구부정한 어깨와 긴목을 한 동호는 저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달이 굽어보는 그곳에서 부디 편안히 지내길...
신발이 벗겨지고 몽둥이로 두둘겨맞아 피투성이가 된 얼굴들사람들이 짐짝처럼 옮겨져 쌓였던 그날텅빈 시가지에 탱크가 들어왔던 그날달은 밤의 눈이래.. 어둠속에서도 우릴 지켜보고 있어구부정한 어깨와 긴목의 소년 동호는 편안히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포 정청래,그의 강성 이미지가 감성으로 바뀐다.소통할 줄 알고 사람에서 에너지를 얻고 사람에서 희망을 찾는 이사람.... 오래오래 보았으면 좋겠다비록 20대 국회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시련이 있기에 더 크고 더 깊은 사람이 되어서 돌아올거다.그에게서 노무현의 정신을 본다. 어려운 길 힘든길이라고 도망치지 않고 피하지 않는 그의 발걸음에서 노무현을 본다.
드디어 다 읽었다.읽는 내내 울었더니 도대체 무슨 내용이냐며 남편이 묻는다. 정치인 중에 남의 눈물샘을 이리 쥐어짜는 사람이 어디 또 있을까...몸은 멀리 있지만 마음은 항상 대한민국에 있다. 소녀상이 철거될 위기에 놓이고 세월호 특조위가 제 기능을 못하는 이 나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는다. 읽고 기록하고 잊지 않으면,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언젠가 바뀔거라고 믿는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잊지 않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