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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장영희가 남긴 문학의 향기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5년 7월
평점 :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천사가 될 수 있다, 🌿
장영희 선생님의 첫번째 산문집 #삶은작은것들로 에서 알게 된
선생님의 글은 부드러우면서도 강단이 있고, 쉬운 듯 하면서도 깊이가 있어, 글에서 그 분이 평소에 가져왔으리라 생각되는 마음 깊은 사유들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이번에 출시된 두번째 산문집에 애착이 갔다.
읽어야만 하는 부담감 보다는 치유받고 싶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장영희 선생님은 나에게 어떤 위로를 건낼까.
첫번째 이야기에서, 그는 우리 주변의 천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용히 서로를 지켜주며, 기꺼이 ‘나’ 하나에서 ‘우리’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 존재들. 눈에 띄는 행운 보다는 발치에 도르르 굴러다니는 작은 행복같은 존재들 말이다.
“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천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무척 인상 깊었다. 천사가 우리를 지켜주고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존재라면, 딱히 하늘에서 내려오는 날개 달린 천사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 여러분도 누군가의 천사가 되어주고, 또 많은 천사들을 만나시기를 기원합니다. ” | 16
당신 주변의 천사가 늘 나를 돕고 있다고,
그리고 이 하찮은 내가 누군가에게 조용한 천사가 될 수 있다고. 그는 이미 내가 어떤 날, 어떤 시간에 이 책을 펼쳤는지 아는 듯 했다.
천사에 관한 기록으로 시작된 글은
그가 생각하는 삶의 정수가 담긴 따뜻한 에세이들로 이어졌고, 차분하게 그의 글을 따라가는것 만으로도
조금씩 마음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딱 적당한 온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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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살게 하는 근본적 힘은 문학이다.
문학은 삶의 용기를, 사랑을, 인간다운 삶을 가르쳐준다
나는 기동력이 부족한 사람이라
문학을 통해 삶의 많은 부분을 채워왔다. ” | 171
위대한 유산, 주홍글씨, 폭풍의 언덕, 위대한 개츠비..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작품들이라 이미 수 많은 해설이 있겠지만 이 책의 이야기는 오직 장영희 선생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라 더욱 특별했다. 이미 읽어본 작품인데도 나와는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이 내 안에 갖힌 사유를 확장시키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축복처럼 꽃비가 내린다’는 제목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내가 얻었던 따뜻한 위안, 삶의 도처에 흩뿌려진 작은 행복을 바라보는 시선, 잠시 잊고있었던 많은 사랑의 순간들을 다시 한 번 소중히 여기자고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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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명이 내 말을 일부러 오해하여
내 소원의 반만 들어주어 날 아주 데려가
돌아오지 못하게 하지 않기를. ’
/ 로버트 프로스트, <자작나무Birches> 중
잠시 떠나고 싶지만 영원히 떠나고 싶지는 않은 곳이 바로 이 세상입니다. 어차피 운명은 믿을 만한 게 못 되고 인생은 두 번 살 수 없는 것. 오늘이 나머지 내 인생의 첫날이라는 감격과 열정으로 사는 수 밖에요 | 225
(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