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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 2 ㅣ 텍스트T 15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첫문장
세상에는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이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존재감이 사라지며 모두에게서 소외된 사람. 우리는 그들을 ‘비스킷’이라고 부른다. p7
“ 마음이 쪼개지고, 조각나고, 부서지면서
점점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는 거지. ”
바스락! 하고 쪼개져 버리는 비스킷.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비스킷처럼 산산조각난 마음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사람들의 시야와 관심속에서 사라져 가는 존재들. 소외된 사람들.
이야기 속의 비스킷들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투명인간이 되어 이 세상 어딘가에서 숨쉬고 있다. 그들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다시 세상에 존재하도록 숨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더불어 사는 인간의 역할일 것이다.
그들을 찾아내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주인공들.
비스킷이 되어가는 사람들이 내는 특유의 소리를 듣거나, 냄새를 맡거나 눈으로 보이는 특징을 찾아내 영원히 사라지기 전에 그들을 이 세상으로 다시 불러낸다. 하지만 단지 그들이 특별한 능력만으로 사건을 해결하기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책에서는 오히려 각자의 능력이 자꾸만 희미해져 비스킷을 알아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특별한 능력이 배제되고 이 어지러운 현실 속에서 무너져가는 비스킷을 찾아야만 한다. 하지만 어떻게?
‘연대’ 서로의 힘을 합쳐 연대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돕고자 하는 작은 마음을 모으고 모아 서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 그들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난관 속에서 연대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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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세대에나, 어느 장소에나 존재하는 악의에 맞서는 방법은 놀랍게도 늘 한결같다. 서로를 믿고, 연대하고 손을 맞잡고 함께 이겨내는 것. 청소년 문제나 학교 폭력으로 규정하기 보다는 성인이 된 내 주변에서도 흔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악의를 지지하고 있는건 아닌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내 주변에 대한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청소년 문학이 가진 풋풋함에는 내내 설레이며 미소를 지었다. 쫀쫀하고 다디단 비스킷처럼, 우리가 품고 있는 자존감과 가능성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 주말동안 따뜻한 마음으로 후루룩 읽기 좋았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서 상대방을 조종하고 약자를 무력하게 만들고 그들의 세계가 너무나도 못난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경각심도 일었다.
쉽게 공감할 수 있고 누구나 다 알법한 이야기가 어른에게도 필요한 순간이 있다. 매우 자주. 지금 나 자신이 비스킷은 아닐까,
스스로 무너져가고 있는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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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은 온전한 형태거나 쪼개진 상태거나 상관없이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를 풍긴다. 쫀쫀하고 다디단 자존감과 가능성을 우리 모두가 품고 있듯이. | 65
도움을 바라는 자체가 상태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뜻한다. 자신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거니까. 그 마음이 있는 이상, 비스킷은 무조건 내가 지켜 낼 것이다. | 163
양손을 입 주면에 모으로 애타게 외치는 이름에서 ‘네가 거기 분명히 존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힘이 되어 주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 201
마음은 혼자 사는 집 같은 거 아닐까. 내가 치우지 않으면 쓰레기는 계속 쌓이잖아. 질투나 이기심 같은 것들이. | 221
(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