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한다는 것은
김보미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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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한다는것은 🕊️
“ 바깥줄과 안줄, 두 줄 사이를 오가는 해금의 활처럼
나는 언제나 두 세계 사이를 서성인다.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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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 연주가 ‘김보미’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의 멤버
서울특별시무형유산 제 44호 삼현육각 이수자
국악방송 진행자
해금산조 연주 앨범 발매

김보미의 음악 에세이,
< 음악을 한다는 것은 >

특히 잠비나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 축제인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미국의 코첼라 등에 초청될 정도로 해외에서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인정받는 밴드이다.
(제니, 리사가 공연한 그 코첼라요, 네 🥹)

중학교때부터 해금을 시작해 전통음악부터
잠비나이를 통한 현대음악 활동까지,
서로 다른 영토를 거침없이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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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으로 하는 전통음악은 엄격하고 때로는 번거롭기도 하지만 진정한 음악적 역량에 기반한 연주를 하게 한다. 반면 포스트록 장르를 연주할 때는 머리를 흔들어도 해금을 흔들어도 상관없다. 자유롭고 일탈적이다.

음악의 경계를 뛰어넘어 30년간 몰두해 온 그의 음악은
김보미라는 한 사람이 성장해온 역사이다.
한 사람을 성장시키고 올곧은 삶의 태도를 지켜내게 하는
하나의 거대한 가치관으로 연결된다.
바이올린이나 첼로처럼 손을 짚는 ‘지판’이 따로 있지 않고
몸통에서부터 떨어진 두 개의 현이 오로지 연주자의 손끝과 압력, 그의 의지에 의해 소리를 내고 곡조를 만들어낸다.
한 사람의 손으로 빚어진 소리는 연주자가 표현해낼 수 있는
다양한 삶의 정수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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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진심으로 연주에 임하지만 사람들이 과연 내 음악을
내 뜻대로 받아들여줄까 하는 의심은 늘 그를 불안하게 한다.
아무리 연습을 해도 수 많은 관객들 앞에서 틀려버리면 어떻게 하나, 만약의 만약이 이어지는 자기 의심 앞에서도 늘 할 수 있는 말은 ‘틀려도 괜찮아’ 라는 것.

인생은 가혹하다. 아무리 괜찮다고 마음을 다독여도 종종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불안에 사로잡히고 만다.
그럴수록 더더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그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하루치 만큼 쌓인 믿음으로 나를 지켜내는 것이다.
차곡차곡 쌓인 마음은 늘 든든한 나만의 구원자가 되어준다.

“ 지나간 모든 일은 미화된다는 말이 있다.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결과가 있었다 할지라도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던 의지는 언제나 아름다웠기 때문이 아닐까. 아름다운 의지들이 모이고 모이면 언젠가는 스스로 빛을 만들어내는 순간이 온다고 믿는다. ” |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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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가지, ‘ 균형 ’
음악적으로도 두 장르를 넘나들며 그가 해내고 있는 것들에 필수적인 전제가 바로 ‘균형’일 것이다.
해금에서도 바깥줄과 안줄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듯, 그의 에세이읽으며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완벽한 연주를 해내기 위한 노력도 있겠지만,
연주자 김보미와 평범한 일상을 사는 인간 ‘김보미’로서의 삶의 균형을 적절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늘 완벽할 수 없고 늘 같은 연주를 할 수 없는 인간이니까.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서 어쩌면 내 삶의 균형도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여기 이곳에 보이는 모습이 나의 전부가 아니듯,
헛점 투성이일지라도 그 자체로 내가 할 수 있는
오늘치의 노력을 다 하는 것. 그 자체로 ‘나‘라는 것.
구겨지고, 흐트러져도 스스로를 지켜내는 힘은
여전히 내 안에서 나온다고 믿고싶어졌다.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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