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머리는 수영모를 쓰지 않는다 - 베테랑 예능 작가의 다큐에서 시트콤으로 인생 장르를 바꾸는 법
이휘 지음 / 유월서가 / 2025년 4월
평점 :
내 인생은 어떤 장르일까.
치정이 난무하는 아침드라마.. 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삶을 소개하는 생방송 아침마당?
하루 24시간 내내 금쪽이?
내지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갑자기 내 삶이 예능이라면
나는 지금 극중의 어떤 역할일지 궁금해졌다.
16년차 예능작가 이휘님은 평범한 삶 조차도 마치 예능처럼,
시트콤처럼 유쾌하고 웃음이 쏟아지는 순간들을 건져올리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시트콤으로 승화되는 일상이라는게 오히려 결코 삶을 대충 살아서는 해낼 수 없는 일인거다. 밝은 유머때문에 겉으로는 가벼워보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하고 아주 사소한 순간에도 의미있는 말과 행동으로 삶의 결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한다. 마치 백조가 물 아래에서는 쉬지않고 발을 차는 것처럼.
그리고 인생이 어디 나만 즐겁다고 될 일이던가.
함께 일하는 동료, 가족, 주변인들과 어우려져 한 편의 거대한 서사를 완성하는데는 모든 구성원의 끊임없는 배려와 이해, 서로에 대한 사랑이 전재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삶이 아무리 버겁고 힘들어도
극에는 기승전결이 있고
힘든 일도 곧 끝이 올 것다.
이 또한 지나가리 아니던가.
우리는 여전히 이 시트콤의 다음화를 기다리고
여전히 배꼽 빠지도록 웃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던가.
그럼 이제 인생의 다음 챕터를 향해,
to be continued… :)
“ 인생에는 언제나 ’다음 화‘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더 그럴듯하고 근사한 모습으로 만들어 진다. 은퇴한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도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늘 그래왔듯 새로운 기승전결들은 생겨나고, 그것들은 나의 인생에 알맞게 잘 쓰일 것이다. 나는 그게 참 설레고 좋다. ” | 225
+ 더 많은 문장들,
난 그런 게 참 좋다. 사소해서 지나치기 쉽지만, 돌아보고 불잡는 순간 주변이 따뜻해지는 것들. 이를테면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을 헤매는 어르신에게 선뜻 다가가는 다정함이나, 자리를 양보해 준 젊은 친구에게 저쪽 의자가 비었다고 알려 주는 자상함 같은 것 말이다. | 38
인생도 방송처럼 원본을 내가 마음먹은 대로 얼마든지 재가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래서 어쩌다 망쳤어도 어떻게든 수습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면 썩 안심이 된다. 나는 그래서 이미 오래 전에 내 인생의 장르를 예능으로 정했다. 웬만하면 좋게 해석하고 괜찮은 것들만 남기기로 했다, p162
불행이 시야에 들어 왔을 때 안간힘을 쓰며 서로를 다독이는 일, 그래서 끝내 웃게 하는 그 에너지의 순환은 정말 위대하다. 우리 모두가 히어로가 아닌 인간이기에 가능한 위로와 공감의 연대. 우리가 한편이라는 안도감. 나는 그런 것들을 사랑한다. | 179
우리 만남이 좋은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걸어가고 있는 길이 도통 맞는 길인지 알 수 없을 때,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고 듣고 맞는 방향인 것 같다고 동의해 주는 사이라는 점이다. 야마가 있네? 네, 있어요. 언니는 다 겐또가 있구나? 응, 그럼. 그렇게 우리끼리만 만족하고 합의하는 조촐한 합리화더라도 난 그게 참 좋고, 알차서 더 좋다. 만약 둘 중 한 명이 뭔가에 심각 하게 부딪힐 것 같을 땐 ’오라이 오라이‘를 외쳐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 213
(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