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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씨아저씨네, 차별 없는 과일가게 ㅣ 작고 단단한 마음 시리즈 2
공석진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3월
평점 :
나는 최고의 과일을 찾아다니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고 존경할 수 있는 농민을 만나 그들과 함께할 뿐이다. p121
#공씨아저씨네차별없는과일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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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니다. 땅과 자연환경, 그리고 농민의 땀이 어우러진 합작품이다. 특히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판에 박힌 일정한 모양과 크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고 자연스럽지 못하다. B급의 존재는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크고 반듯한 외형의 농산물에만 좋은 가격을 주고 그렇지 않은 것에는 불합리한 가격을 매긴다. 과일은 맛있으면 그만 아닌가? 꼭 크기가 커야 하고 모양이 곱고 반듯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 p18
‘못난이’, ‘B급’이라는 수식어는 무엇을 기준으로 나뉘는 걸까, 과일에도 외모지상주의라니.. 이 얼마나 비합리적인가. 이 비합리적 소비에 나도 동참하고 있었다. 시장에서는 예쁘지 않다고 여겨지는 제품들은 따로 선별되어 더 싼 가격에 판매되는데 그렇다고 그 과일이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더 달고 감칠맛이 나기도 한다. 단지 눈으로 봤을 때 예쁘지 않을 뿐.
공석진 대표는 우리나라 시장의
이 기이한 현상을 바로잡으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겉모습으로 평가하는 모든 수식어를 겉어내고,
오로지 맛으로 승부하는 과일가게.
그리고 더 특이한 점은,
공씨아저씨는 최고의 과일을 찾아 다니지 않는다.
그 보다는 그 과일을 키워내는 농민을 찾아 다닌다.
올곧은 가치관으로 정성을 다해 키워내는,
존경할만한 농민을 만나면
그의 과일은 대부분 맛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결국 사람과 사람의 일이다.
상품에 앞서 사람을 만나고, 헤아리고,
그와 함께 상생하며 성장하는 것이
곧 성공하는 길이라는 믿음.
때로는 병충해가 휩쓸고 가고, 농민들이 사고를 당하거나
병으로 쓰러져 더이상 수확을 못하게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쓰러질지언정 과수원에서 쓰러지고,
병원에 실려가는 와중에도 공씨아저씨를 걱정한다.
이 과일을 팔지 못하게 되어 어쩌냐고.
옷에는 ‘소금꽃’이 피어날 정도로 땀흘리며 일하는
농민의 손을 거쳐 나온 것들이 내 식탁에까지 올라온다.
그 가치를 헤아리자는 것이다.
내 식탁에 올라오는 야채, 과일, 모든 농산품들이
모두 그들의 땀을 먹고 자라 나에게로 왔다는 것.
직접 농사짓지는 않지만 이를 아름답게 소비하는 것도
함께 농사짓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시선(p141) 말이다.
+ 그 어떤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보다 더 값진 경험이었다.
브랜딩, 마케팅, 인간관계, 기후위기, 자기계발…
한 사람의 성장 안에 이 모든 것이 다 담겨있고
실제로 그와 농민이 손잡고 걸어온 길은
어떤 교과서보다도 차고 넘치는 가르침을 준다.
단지 과일의 맛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겨있는 인생의 달고 쓰고 떫은 맛
모두를 껴안을 줄 아는 마음을 소망해 본다.
(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