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좋은 죽음에 관하여 - 몽테뉴의 철학을 통해 배우는 삶의 가치 ㅣ arte(아르테) 에쎄 시리즈 1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지음, 박효은 옮김, 정재찬 기획 / arte(아르테) / 2024년 11월
평점 :
미셸 에켐 드 몽테뉴가 1570년부터 약 10년간 자기 자신을 사유하며 기록한 <에쎄>는 오늘날 흔히 알려진 ‘에세이’의 시작점이다.
“ ‘에쎄(essais)’라는 말은 ‘시험’이나 ‘실험’, 또는 ‘시도’라는 뜻을 갖는다. 몽테뉴는 자기 자신의 삶을 놓고 다양하게 사색하며 시험하는 시도를 했다. 어떤 정답이나 확고한 결론을 갖고 써내려가기보다는 이것저것 탐색하고 흔들려가면서 끊임없이 문제를 풀어가며 뭔가를 찾아가는 그 과정이 에세이에서는 소중하다. ” _추천의 글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죽음과 삶에 대한 성찰이 담긴 글들을 추린 것으로 <에세> 전 권을 읽기가 부담스러운 ‘나와 같은’ 독자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몽테뉴의 에세이다. 책은 가볍지만 내용은 전혀 가볍지 않은, 몽테뉴의 날카로운 사유를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았던 책.
“ 죽음은 삶의 목적은 아니며,
죽음에 대한 앎은 삶을 이해하는 한 방법이다 ”
최근 같이 읽던 책 <숨결이 바람 될 때>가 우연히도 한 사람의 죽음을 향한 여정을 다룬 책이라 몽테뉴가 사유했던 복된 죽음의 의미와 그 책의 주인공인 폴 칼라니티가 실제로 겪은 죽음의 항로가 묘하게 겹쳐보였다. 마치 나에겐 폴에게 전하는 몽테뉴의 애도의 노래 같았다.
결이 비슷한 책을 함께 읽음으로 얻는 깊은 이해는
납작했던 죽음에 대한 이해를 입체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아직 두려운 존재이지만
적어도 자연스러운 것임을, 죽음 앞에 우리 모두가 평등하며
특별하거나 과도하지 않게 순리에 따라 사는 것이
바로 이 순간, 삶이라는 것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 나는 창창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순조로운 인생의 흐름이 죽음으로 갑작스레 끊기는 것을 본적이 있다. 더욱이 한 사람의 인생이 만개한 순간에 그 흐름이 멈추는 것을 보았는데, 그 마지막이 너무나도 훌륭하여 패기와 열의에 찬 그의 목표도 그 돌연한 단절만큼 숭고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는 원하지 않았는데도 그가 바라고 원했던 것 이상으로 더욱 고결하고 영광스럽게 자신이 바라던 목표에 도달한 셈이다. 달음질치며 얻고자 했던 권력과 명성을 중도에 넘어지면서 미리 받게 된 것이 아닌가.
타인의 삶을 판단할 때, 나는 항상 그 마지막이 어땠는지를 본다. 내가 살아가면서 가장 크게 마음을 쓰는 일 중 하나는 삶을 잘 끝내는 것, 즉 평온하고 고요하게 죽음을 맞는 것이다. ” | p216
+ 몽테뉴를 처음 읽는 사람에게,
+ 죽음에 대한 뼈때리는(?) 조언을 얻고싶다면,
+ 바쁜 하루 중에 간편하게 발췌독 하기 좋은 책!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