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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의독백 - 발견, 영감 그리고
임승원 지음 / 필름(Feelm) / 2024년 10월
평점 :
결국 사라질 것을 손에 쥐고, 영원할 줄 착각하고, 나중을 기약하고, 또 반복하고, 나이 들어가고, 결국 후회하고. p195 #원의독백
“우리, 각자의 세상에서
각자의 작은 원을 그리며
더 큰 원 안에서 만날 수 있기를. ”
유튜버 임승원의 채널 ‘원의독백’
그의 독백이 문자가 되어, 페이지를 채우고,
한 권의 빨간 책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이건 그냥 어느 한 사람의 독백이다. 거창한 연구 결과도 아니고, ‘나를 믿으세요’ 사이비 종교도 아니고. 그냥 길 가다 부딪히면 ‘아이쿠 죄송합니다’ 하며 지나쳤을법한 그런 흔한 사람의 독백. 그의 혼잣말.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독백은
내 귓가에 생생하게 맴돌더니 마음 속 저 깊은 곳 어딘가가 윙윙 소음을 내며 덜그럭 거리게 만들고 만다. 고요하다고 여겼던 그곳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쁘게 움직인다. 이 평범한 한 남자의 독백이 이내 ‘나’를 향한 마이크로 바뀌어 ‘너의 독백이 듣고싶어’ 라고 속삭인다. 마음속으로 삼키는 그 혼잣말. 입밖으로 내어본 적 없는 속마음을. 누군가는 꺼내었고 누군가는 영영 삼켜버릴 그런 말들.
내 얘기도 아닌데 마치 내 얘기인 것 처럼, 거울을 통해 나를 들여다본 것 처럼. 낯선 이야기가 낯설지 않고 눈을 비비고 다시 들여다봐도 모든 것은 원을 그리고 있다.
나는 기록을 남긴다.
책을 글로, 사진으로 남기고, 어떤 부분은 아팠고, 어떤 부분은 출렁이며 넘쳐흘렀다고, 고요함 속에 얇은 선처럼 존재하는 나의 모든 순간의 기록이 이곳에 남아있다. 이 기록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적어도 내가 지나온 길의 이정표가 되어주기를. 이 사소하고 작은 의미의 조각들을 모으고 모아, 햇빛이 넘나드는 창가에 널어두었다. 지나가다 잠시 들를 당신에게 닿는다면 나의 이 작은 사유의 조각들을 나누어주려고. 내가 받은 위안과 배움의 조각들을 모두 아낌없이 나누어주려고.
그냥 ‘발견’하는거야, ‘영감’을 얻는 것이고
그리고 ‘나의 독백’을 담아내는거야.
이런 과정은 마치 잠자고 있던 감각이 깨워서 다시 삶의 날카로운 이면을 발견하는 것이고, 작은 불씨가 타올라 곧 누군가의 독백이 되어 쏟아져 나오는 일일 것이다. 나를 향한 독백, 나에게 하는 혼잣말 같은 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