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가는 마음
박지완 지음 / 유선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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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인지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
되든 안 되든 계속 열심히 살아야지,
결국 뭐가 되려고 버틴 것은 아니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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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기다리는 마음의 깊이를
나는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같은 일을 오랜 시간동안 갈고 닦으며
끝내 꽃피울 그 시간을 기다리는 것.
초조와 불안 사이에서 방황하며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나는 이미 그 곳에 와 있다.
그리고는 또 다시 기나긴
기다림과 배움의 시간은 반복된다.


무언가를 10년 동안 끊임없이 하면,
시간은 그 사람 편이 된다.
경력이라는 것이 생기고,
머리와 몸은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의미있는 나의 일부가 쌓여
나의 인생을 그려간다.


어떻게 보면, 이 끈질긴 마음은
안전한 울타리 밖으로 나가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냥 오들거리는 채로
다음을 기다리는 마음일 것이다.
안전한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
무엇이든 끈질기게 하게 하는 마음의 힘.
그리고 인고의 시간과 경험을 거친 끝에
다가올 나의 완성작은,
나의 인생을 뛰어넘는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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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겁고 슬프고 괴로운 가운데 어쨌든 그 시간은 우리를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때 나의 태도는, 나를 제대로 사랑하겠다는 의지는, 지나가는 것들 속에서 기억할 만한 것들을 남길 것이다. … 알 수 없는 인생은 두려우나 나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감당하겠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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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난 세월이 한 없이 작게 느껴지는 것.
그것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다. 시간의 소중함을 왜 그때는 알지 못했을까? 뭐가 그렇게 급해서, 이게 아니면 안될듯이 조바심 냈을까. 나는 왜 항상 울타리 안에만 머물렀을까.
그게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던 좁디 좁은 나의 시야를, 지금에서야 제대로 앞을 내어다 보려고 한다. 이토록 나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 본 적이 있었을까? 이 점에서 나의 40대는 그 시작부터 아주 썩 마음에 든다. 비로소 내가 ‘나’인 느낌이다. 그것이 여전히 하찮고 못내 마땅치 않아도 그냥 그게 ‘나’다. 그것을 인정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온 것 같다.

+ 누군가의 인생을 옆에서 지켜보며 나를 되돌아보는 일은 책이 주는 가장 의미있는 영향력이다. 글로써 그 귀한 경험을 하는 것. 덕분에 충만하고 감사함이 넘치는 일이다. 박지완 작가가 오래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소소하게 펼쳐진다. 때로는 들판을 뛰노는 반려견과의 산책처럼 편안하고 때로는 사려깊게 주위를 살피는 배려심마저 보여주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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