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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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인 자리에 있는 사람이 타인을 조롱하려는 본능을 드러내면 다른 모든 이의 삶에 퍼져 나갈 것입니다. 마치 다른 사람들도 그런 행동을 해도 된다고 승인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2017년 골든글러브 시상식 공로상 수상때 메릴 스트립이 남긴 수상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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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은 인간의 보편적 정서라는데 틀린 말이다. 사람들은 상대를가려서 연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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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의 저항은 강자가 만든 세상의 질서에 부합할 리가 없으니, 이는 약자를 향한 지금까지의 혐오가 정당화되는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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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비위에 거슬리지 않게 약자로서 숨만 쉬면서 살고 있다는 말이다. 강자의 문화를 옹호하고 직장의 꽃이 되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하는 그런 사람, 하지만 위기가 닥치면 제일 먼저 꺽여 버리는 그런 꽃으로서 여자는 존재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두꺼운 유리천장 아래에서 여성들은 '평범한 삶을 우연에 맡겨야 하는' 약자다. 남성과 비교할 때 평균적으로 이는 명백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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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좀 많이 번다고 저임금 노동자에게 훈계하고, 손님이랍시고 일하는 사람에게 막말을 하고, 어른이랍시고 '나도 다 참고 살았다'라는 말을 조언이라며 건네는 꼰대를 만나지 않고 한국에서 살기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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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차별을 차별이 아니라고 하는 부끄러운 사람이 그냥 많다. 그냥 많다는 말은 사회의 시스템이 차별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런곳에서 자연스럽게 살다 보면 누구나 차별에 둔감한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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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데,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버린 가해자에게 관대하고 이미 거적때기가 된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이런 풍토에서 폭력은유유자적 그 위세를 넓혀 나갈 뿐이다. 괜찮지 않아야 될 사람이 괜찮게 살아가는 세상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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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가진 사람의 자기 합리화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힘의 크기만큼 위험할 수 있다"-전우영 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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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좋은 인간관계란 관행을 관행으로 받아들이고 기득권에 그만큼 잘 적응한다는 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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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노키즈존을 이해하는 입장이었는데, 오찬호 교수는 확실하게 말한다. 노키즈존은 백번을 물어도 혐오이며, 정당화될 수 없다고...
노키즈존의 차별로 인해 얻게 되는 성과가 단지 어른의 기분이 나빠지지 않다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또 한번 뜨끔. "힘 있는 어른들은 자기보다 약자의 시공간을 임의로 강탈하면서 자기를 유지한다. 왜 아이들을 대상으로만 권리를 주장할까. 그래도 되니까 그럴 것이다" -은유-

오찬호 저자는 노동자가 제 때 밥 먹을 자유가 보장되든 말든 배송이 번개처럼 빠르니 좋다고 하고, 정의롭지 못한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는데 가족 같은 일터의 정겨운 장점도 보자는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 말한다.

저자는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를 분석하고, 그 기준을 마련해 좋은 쪽의 삶을 지향하고 나쁜 쪽을 지양하며, 내 삶의 방향이 그릇됨을 직시하고 그 반대 방향으로 한 걸음씩 걸어가는 것만이 대안이라 말하는 것이 모호하다 말하겠지만, 이것만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유일하고도 구체적인 방법이라 말하고 있다.

사회전반에 걸친 차별과 편견을 올곧은 눈으로 바라보고 적나라하게 우리의 잘못이나 사회의 문제들을 지적한다.

나 역시 차별에 둔감한 사람은 아닌지 곱씹어 보게 하고 반성하게 하는 책이었다.
최근 읽었던 "선량한 차별주의자"와 결은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훨씬 좋았다.
오찬호 교수의 날카로운 시선과 진단들이 읽는 내내 마음을 뜨끔하게 만들고, 또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든 차별과 불평등은 객관화되어서는 안된다.

좋은사회란 나쁜 사회의 모습을 찾아야
야 가능하며,
좋은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불평등
으로 이어지는 일상 속 씨앗을 찾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그의 강의가 다시금 생각났다.

차별과 편견에 대해 우리 모두의 인식이 바뀌는 날까지 모두가 많이많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었다.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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