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스 수상한 서재 1
김수안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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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물, 사건 사이에서 연관성을 찾아내는 데 익숙하다. 그리 하도록 진화해 왔다. 질서 없는 현장에서 해를 입고, 예측할 수 없는 일로 죽음을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장 정확한, 그리고 가장 많은 연관성을 찾아낸 이들이 현재까지 살아남았다. 우리는 버섯의 색상과 독의 관계, 강우량과 산사태의 관계 등을 밝혀낸 이들의 후손이다. 문제는 전혀 무관한 것들을 가지고도 똑같은 짓을 한다는 점이다. 지금이 딱 그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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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풀밭에 누워 있다. 눈이 뒤집히고 입은 벌어져 있다. 목에는 선명한 삭흔이 남아 있다. 아니, 흙바닥 위에 누워 있다. 머리가 깨졌고, 피와 뇌수와 흙이 뒤엉긴 지저분한 땅을 배경으로 하늘을 보고 있다....
중앙천에, 내 시체가 버려져 있다....
중앙천에, 내 시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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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번 사건은 마치 거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서로를 비추고, 모방하고, 깨트리고, 그 과정에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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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암보스.
암보스는 스페인어로 양쪽, 쌍방의, 두 사람이란 뜻이라고 한다.

작가인 강유진은 자살을, 기자였던 이한나는 건물의 화재 사고로 인해
두 사람은 갑작스레 육체가 뒤바뀌게 되고, 연쇄살인 사건에 얽히게 되면서 과거의 사건들과 조우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이한나가 살해당하게 되면서 전혀 생각지 못한 곳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서로의 삶을 관찰하며, 이해해가며, 몸이 바뀔 날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으로 보였으나. 그 뒤에는 각자의 욕망과 욕심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스릴러와 미스터리라는 장르답게 소설속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담겨 있다. 살인, 성폭력, 스토킹, 우울증, 애정결핍, 외로움, 사이코패스 등 다양한 문제들을 통해 세밀한 감정표현과 촘촘한 스토리 구성에 가독성도 좋다.
아쉬운 점은, 순차적이지 않았던 1인칭 시점 3인칭 시점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이랄까.
그럼에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치밀함덕에 지루할틈이 없었다.

불행했던 어린시절의 상처들이 어떻게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키고 파멸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에 참 씁쓸했다.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자랐다면, 그릇된 애정을 가지지 않았더라면 원망과 증오, 두려움 없이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다.

탄탄한 스토리와 세밀한 구성은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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